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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가정 찾아가 아기 돌봐드려요”

빈곤가정 찾아가 아기 돌봐드려요

5일 서울 등 4곳서 도우미 지원 서비스 실시


부인과 사별한 뒤 선천성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19개월된 아들을 홀로 키우는 신윤보(42)씨.

미용실에서 하루 12시간씩 주말도 없이 일해도 손님이 많지 않아 수입이 60여만원밖에 되지 않는다. 아기를 보육시설에 맡겨야 하지만, 휴일이면 시설도 문을 닫기 때문에 애가 탄다. 게다가 심장수술을 두 번이나 받은 아이는 저항력이 약해 감기만 걸려도 치명적이기 때문에 집단 보육시설에 마음 놓고 보낼 수도 없는 형편이다.

초등학생인 세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여성가장 김선희(가명·44)씨는 아이들 생각만 하면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간다고 한다. 7년 전 가출한 남편과는 연락조차 되지 않는 상태. 학원에 보낼 형편도 안되고 돌봐줄 사람도 없어 아이들을 종일 방치할 수밖에 없다. 방에서 뒹굴뒹굴 TV만 보는 아이들은 생활도 엉망이고, 애정결핍 상태여서 그런지 성격도 난폭해지는 것 같아 걱정이다. 아이들이 배가 고프다고 전화를 걸어오면 일하다가 달려갈 수도 없어 가슴이 아프다고. 김씨는 “죄책감 때문에 직장생활도 제대로 못하겠고, 방치된 아이들도 힘들어하니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친 것 같아 우울하기만 하다”고 털어놓았다.

안타까운 사연의 빈곤가정을 찾아가는 희망의 보육서비스가 시작된다. 복지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인 저소득층 자녀들을 위해 각 가정으로 보육도우미가 무료로 파견되는 것. 한국여성노동자회협의회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7억3000만원)과 여성가족부의 후원으로 시작하는 ‘저소득층 가정 보육도우미 파견을 통한 사회적 일자리 지원사업’ 덕분이다.

보육도우미는 일자리를 못구해 힘겨워하던 저소득층 실직여성들이다. 1개월간 유아교육론, 아동발달, 영양학, 율동과 노래 등 전문교육을 받은 그들은 안정적인 일을 찾게 돼 만족스러워하고 있다. 서울·인천·대구·부산 등 지역별로 30명씩 선발돼 직업훈련을 받은 120명의 보육도우미들은 4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발대식을 갖고 5일부터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보육도우미 박석영(44)씨는 “보살핌이 필요한 아이들을 돌보는 보람 있는 일을 하면서 돈도 벌 수 있게 돼 너무 기쁘다”며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내 아이를 키울 때보다 아이들을 더 잘 보살펴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보육서비스가 필요한 가정은 서울 02-3141-3011, 인천 032-524-8830, 대구 053-428-6338, 부산 051-557-2095로 각각 신청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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