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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이 병들어가고 있어요”

지역아동센터에 다니는 한결이(가명)는 추운 겨울이 싫다. 걸핏하면 고장나는 보일러 탓에 온수가 잘 나오지 않아 목욕을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얼마전에는 요즘엔 좀처럼 볼 수 없다던 이가 머리에서 발견돼 지역아동센터 선생님이 기겁을 한 적도 있다. 다행히 지역아동센터가 다같이 목욕을 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한결이 몸과 마음은 한결 가벼워졌다.

다가올 겨울방학 시즌을 맞이하면서 저소득ㆍ빈곤 아동들의 영양과 건강권에 대한 관심이 절실해지고 있다. 많은 결손 가정 아동들이 방학의 시작과 함께 제대로 된 식사 및 위생 관리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이사장 박경양, 이하 ‘전지협’), 아이건강국민연대(사무총장 이용중), 숙명여대아동연구소(소장 서영숙)는 공동으로 28일 숙명여대 수련교수회관에서 ‘저소득ㆍ빈곤 아동의 영양과 건강권 증진을 위한 기획포럼’을 개최하고 빈곤 아동의 건강권 보호 방안에 대한 주제발표와 토론의 시간을 가졌다.

이용중 아이들건강을위한국민연대 사무총장은 “우리 아이들은 미네랄부족, 중금속오염, 체력저하, 비만, 게임중독, 우울증, ADHD 등으로 급속히 병들어가고 있다”며 “특히 저소득층 아이들은 저가 가공식품 및 설탕 과다 섭취의 식생활과 양 중심의 먹을거리 문화 속에 더욱 심각한 영양불균형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전지협이 지난 2004년 8월부터 12월까지 실시한 ‘건강지킴이 만들기’ 사업 결과를 보면, 공부아동 2449명의 검진 결과 재검대상 18.3%, 시력교정대상 20.1%, 감염예방접종대상 52.4%, 치과치료대상 53.6%, 빈혈증 8.4%인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줬다.

전민수 전지협 정책위원회 상임위원은 “빈곤아동의 건강권 문제는 단순히 ‘건강’만의 관점에서 볼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생활하는 ‘주거환경’, ‘보건-위생’, ‘심리 정서’, ‘일상생활 태도’ 상태까지 종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정신건강을 포함한 실태 파악 ▷ADHD 등 아동정신질환 대책 수립 ▷공공치료 및 아동전담 보건의료 인프라 확충 ▷의료비 및 양육지원 확대 ▷결식아동 지원체계 개선 ▷정기 무료검진제 도입 및 건강교육실시 ▷아동건강권확보를 위한 네트워크 구성 등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김미숙 중앙대 아동복지학과 교수는 “유엔아동권리협약에 따르면, 아동의 건강은 아동 개인이나 부모의 책임이 아닌 국가의 책임”이라며 “국가는 이러한 책임을 수행할 수 있는 정책 결정을 우선하여야 하며, 시민연대는 정부와 지방당국에 아동건강과 관련한 정책 수립과 그를 위한 기초조사에 대한 요청을 우선적으로 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11/29 복지타임즈 김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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