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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1/13 과천 어린이 유괴범 = 노동자(?) (2)

과천 어린이 유괴범 = 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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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뉴스에 과천에서 어린이 유괴 미수 범죄가 몇건 있어서 경찰이 수사에 들어갔다는 보도가 흘러나왔다. 뉴스를 보던 나는 요즘 아이들 말로 “헐”하며 비명을 내질렀다. 용의자의 모습을 그린 초상화 아래 ‘노동자풍의’라며 상세한 신상명세가 나와있었다.

 

노동자’ 풍이라.... 사실 정부기관에서는 절대 ‘근(부지런할勤)로자’란 말을 쓰지 노동자란 말을 쓰지 않는다. 이유는 노동자들이 열심히 일만 하면 되지, 임금을 받는 노동자로 인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이데올로기가 숨어있기 때문이다.

 

 

임금을 받는 노동자 <=> 임금을 주는 사용자. 그럼 받는 임금은 정당한가? 정당하지 않다고 느낀다면 헌법이 정하는데로 노동조합을 만들고 단체교섭을 하고, 그래도 안되면 단체행동을 해서 주장을 관철시키는 노동자가 되어야 한다. 그러하기 때문데 자본과 정권은 절대 계급적 개념인 노동자라는 단어를 안쓰고 열심히 소처럼 일만하는 근로자란 단어를 사용한다.

 

 

 

그런데 이번 사건에 ‘노동자’란 단어가 사용되었다. 그들은 노동자란 단어를 근로자란 개념의 하위개념, 게으르고, 못나고, 머리도 나쁜 이번 사건에서 처럼 이 사회의 범죄자 쯤으로 사고 하기 때문이다. 계급적 두려움이 계급적 천대로 승화한 것이다.

 

그래서 수많은 이땅의 노동자들이 자신을 노동자라 부르지 않고 근로자로 부르고 있다. 우리 노동조합 간부들 중 일부도 마치 근로자는 존귀한 존재, 노동자는 미천한 존재인양 스스로를 근로자로 부르고 있다. 존재를 부정하는 의식이다.

 

 

상황이 이러할 진데 아무도 여기에 문제제기를 하지 않고 있다. ‘사회의 범죄자 = 역사의 주인인 노동자’로 간주하는데 아무런 이의제기가 없다. 그 뉴스와 전단을 바라보는 시민들은 그대로 ‘노동자풍 = 범죄자’로 인식할 진데도 말이다.

‘에이 경찰놈들의 시각이 다 그렇지’ 하며 넘어갈 일이 아니다. 철저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 대체 노동자풍이 어떤거냐고? 그림을 보면 안경도 쓰고 H마크가 선명한 모자를 쓴 평범한 일반인 일뿐인데 대체 노동자풍이란 표현이 들어간 이유는 뭐냐고?

 

 

촛불시위 강경탄압을 하는 모습을 본 한 시민의 인터뷰가 생각난다. “아니 노동자들 데모도 아닌 시민들의 데모에 너무 심한 것 아니냐?” 우리들의 무대응 속에 시민들은 자신들이 노동자인지도 모르는 체 근로자로, 예비범죄자인 노동자와는 다른 존재로 살아가고 있는 게 아닐까?

 

 

최소한 경찰청 홈페이지 가서 욕이라도 한판 하고 오자. 우리들끼리라도 철저하게 세상을 만들고 역사를 개척하는 자부심을 가지고 스스로 ‘노동자’로 부르자.

 

 

경찰청 홈페이지 민원실 http://www.police.go.kr/participate/boardList.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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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13 14:16 2008/11/13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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