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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제사와 의사

 

찢어진 상처를 꿰매거나 혈관 등을 서로 잇는 일을 천직으로 하는 의사들이 있습니다. 외과의사들이 이런 봉합 혹은 문합하는 일을 하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 바로 ‘바느질’ 기술입니다. 예전에 ‘성공시대’라는 TV프로그램에서 국내에서 최초로 심장이식 수술에 성공한 ‘송명근 박사’가 소개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분은 좀 더 빠른 수술을 위해 왼손을 사용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담요에다 왼손으로 거의 수를 놓다시피 연습을 합니다. 그것이 결국 많은 사람을 살리는 의술로 발전하는 거름이 되었지요.

이러한 의사들과 비슷한 일을 하는 사람이 바로 봉제사입니다. 똑같이 바느질로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바느질만으로 의사가 될 수 없듯이, 봉제사들도 봉제로만 진정한 봉제사가 될 수 없습니다. 의사가 해부학을 공부하듯, 봉제사들도 패턴을 알아야 제대로 된 옷을 지을 수 있습니다. 의사는 사람을 살리는 바느질을 하고, 봉제사들은 사람을 살리는 의사들이 입는 옷을 만듭니다.

위대한 기술은 그 자체만 보면 보잘것 없습니다. 그러나 그 보잘것 없다는 기술이 죽어가는 사람을 살아서 걷게 하고, 옷 한 벌로 품위가 나게 만듭니다. 의사는 사람을 살리고, 봉제사는 살아있는 사람을 빛나게 합니다. 봉제가 저임노동이라는 사회적 인식을 깨기 위해 수다공방은 한  발짝 더 도약하려 합니다. 살아있는 사람들의 옷을 만들기 위해, 생명을 잇는 정성으로 한 발짝 더 나아갈 수 있는 2008년이 되기를 간절히 기대합니다.

 

2008년 1월호에서는 2007년까지 오도엽 선생님께서 맡아 주셨던 우리 봉제사들의 이야기들을 이어서 편집장이 대신하였습니다. 수다공방 소식과 참 신나는 소식을 아울러 담았습니다. 올해부터는 회원님들의 글과 소식을 담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려고 합니다. 회원님들의 글과 소식을 기대합니다. 그리고 미싱으로 다져진 손으로 보낸 글들도 대환영, 대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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