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당선

밤 11:20분이 되어서야 모든 것이 종료되고, 전화를 드렸다. 혹시나 딴 짓(?)을 하실까봐.

아니나 다를까, 어머니께서는 '역시나'셨다. 줄기세포와 관련된 뉴스를 보고 계셨던 거다.

 

"조승수씨가 당선되었어요."

"그래? 잘됐다."

"기쁘지 않으세요. 이제사 한 석 얻었네요."

"어디서 됐노?"

"울산북구요."

 

이쯤에서 이 노인네가 관심이 없는 건지, 무덤덤한 건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근데 조승수가 돼도 내가 조승수 전화번호를 모르니, 전화를 해 줄 수도 음꼬."

"나도 모르는데. 그럼 노회찬 대표에게 전화해보면 알 거 같은데. 지금 같이 있을 거 같은데."

"노회찬한테 전화해서 전화번호를 물어보면 되겠네. 근데 아까 누구라 켔지?"

 

결국 이렇다. 조승수라고 두 번 얘기하자, 알지, 알지 하신다. ㅋㅋ

 

최근에 찾아뵙지도, 전화를 자주 못드려서 건강이 어떠신지, 밥은 잘 챙기시는지 궁금하다. 가야겠다. 노동절 전에 가야겠다. 이 양반, 덕에 그나마 남아있는 노동관이 흐트러지지 않고 있으니. 전화 통화 마지막에 팔순을 넘긴 성대에서 울리는 '사랑해'라는 말은 여전히 공명이 길다.

 

-------------------------------------------------------------------------------------

아침에 일터에 나와 신문을 빼어 들었다. 아침 한겨레 기사에서는 진보신당 1석의 의미는 두었지만 할 수 있는 건 없다, 는 주석을 빼놓지는 않았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