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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터 권두언 몇 개_1

참신나는 소식을 열면서

 

촛불

 

 

어릴 때 들었던 이야기. 아버지가 세 아들에게 말합니다. 100원을 주면서 이 방을 가득 채울 수 있는 것이 무엇이겠냐고. 모두들 투덜거렸지만, 한 아이만 묵묵히 시장으로 갑니다. 그리고 예정한 시간이 다 되어 아버지가 계신 방에 모두가 모였지요. 첫째 아들은 볏단을 사왔고, 둘째 아이는 신문을, 셋째 아이는 촛불을 사옵니다. 그리고 아버지는 그 방을 제대로 채운 것은 셋째라고 하면서, 셋째를 본(本)으로 삼아라고 합니다.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 문제로 촛불이 모여 불기둥을 이루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소녀들이 미국산 쇠고기는 먹기 싫다며 대통령께서 이것을 막아달라고 애원을 하였지요. 그러나 두 귀를 틀어막은 대통령은 전경들의 전투화를 빌려 이들을 발로 차고 짓밟고 있습니다. 성난 시민들은 촛불 대신 두 주먹을 움켜쥐고, 생명에 대한 고귀한 투쟁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대통령은 배후가 누구인지, 몹시 궁금해 하고 있습니다만. 사실 그 배후. 바로 접니다. 저에게 모든 문제를 묻는 편이 가장 빠를 것입니다. 사실 저에게 묻는 것이 바로 그들에게 묻는 것과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만.

촛불을 들고 세상을 밝히는 이들을 본(本)으로 섬기지 않고 마구잡이로 연행하고 폭행하면 할수록 시민들은 대통령을 국가의 원수(元首)가 아닌 우리 사회의 ‘원수(怨讐)’로 생각할 것입니다. 도대체 섬긴다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크리스챤 출신의 대통령은 성경을 다시 한 번 곱씹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호, 인터뷰에서는 장효웅 선생을 인터뷰 했습니다. 장효웅 선생은 수다공방에서 강사로 활동하시고 계시는 분입니다. 사물을 보는 촘촘한 시각이 수다공방과 더불어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에 여러 가지 화두를 던집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박성환 팀장이 인터뷰의 상당 부분을 정리해주어 비교적 길고 자세하게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숙독을 부탁드립니다.

수다공방 공모전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많은 분들의 참여가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습니다. 주변에 잘 알고 계시는 분들의 공모전 참가를 독려바랍니다. 또한 우리 공모전 소개와 홍보를 부탁드립니다.

6월, 뜨거운 한 달이 될 것 같습니다. 수다공방생들 뿐만 아니라 참터 회원님들의 건강과 그러한 건강을 지키는 시민행동에 많은 지지와 격려를 거듭 부탁드립니다.



참신나는 소식을 열면서

 

여름

 

 

장마가 온 건지, 간 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날씨가 궂긴 듯하면서도 이내 햇살을 머금고 대지의 수분을 빨아올립니다. 그러나 점점 여름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겠지요. 여름이 항상 우리에게 더위만 주는 것은 아닙니다. 덥다는 것과 시원하다는 것은 항상 함께 하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사람들은 더운 만큼 시원함을 찾습니다. 그 때의 시원함은 초겨울 느끼는 쌀쌀함과는 차이가 큽니다. 여름의 시원함은 어느 계절에도 견줄 수가 없는 것이지요. 조금 덥다고 이내 에어컨을 틀고 집안에 틀어박혀, 냉방병에 걸려 콜록거리는 ‘현대적 야만병’을 조심하시길,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뭐니, 뭐니해도 건강이 최고니깐요.

저번 인터뷰에 대해서 반론이 있었습니다. 독자분께서 봉제공장 사장들에게 대한 비판이 온당치 않다는 것이었는데, 내용은 대충 이렇습니다. 1970년대 이후 공돌이․공순이 공장문화가 여지껏 변화하지 못한 이유는 공장사장들의 마인드가 변해야 한다는 것이었는데, 이에 대해 공장사장들이 예전과 같이 늦게까지 일을 시키는 경우는 없으며, 오히려 공장사장들이 고용된 사람들의 눈치를 보며 공장운영을 할 수 밖에 없다, 그 이유는 봉제업종에 종사하는 것을 기피하기 때문에 일할 사람이 없어서, 오히려 예전보다 더 대우를 하고 있다는 요지였습니다.

먼저 장효웅 선생의 전체적인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들이 맥락상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전달하지 못한 편집장의 책임이 크다는 점에 사과를 드립니다. 인터뷰가 워낙 길다보니, 중간에 세세한 설명을 짤라먹는 바람에 내용상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인터뷰의 일부가 다소 자극적이어서 충분히 감정적인 분란을 자극할 수 있었다는 점은 편집장으로서, 앞으로 충분히 고려하여 신중을 기하겠습니다. 다만 수다공방에 대한 불만이 늘 발전을 위한 제언이기는 하지만, 때로는 큰 상처로 남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서로가 항상 배려하는 태도를 가지도록 노력했으면 합니다.

늘 아낌없는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제언을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답답하다, 이건 고쳐야겠다, 그런 부분이 있다면 과감히 전화를 주십시오. 그리고 술 한잔 하시면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하는 자리를 만들어보지요. 날씨 때문에 더운 건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사람 때문에 더워지는 일만은 최대한 피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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