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게시물에서 찾기대화, 소문, 책, 영화, 예술 작품을 통해서 만나본 그들..

37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7/05/28
    박성환
    공돌
  2. 2007/05/28
    갑식형
    공돌
  3. 2007/05/06
    송동현
    공돌
  4. 2007/03/11
    이소선
    공돌
  5. 2007/01/22
    신영복
    공돌
  6. 2006/11/23
    전순옥
    공돌
  7. 2006/08/14
    정봉수
    공돌
  8. 2006/08/02
    장필순
    공돌
  9. 2006/08/02
    한대수
    공돌
  10. 2006/08/02
    김어준
    공돌

박성환

 

성환이가 왔었다. 내 중학교, 고등학교 친구이자 아직까지 무수한 주제로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다. 중고등학교 때 프로이트와 칼 융에 대해서 이야기 했고, 노자와 장자에 대해서 밤새껏 토론한 적도 있다.

 

다니던 대학을 그만두고 난 이후, 10여년만에 다시 대학에 들어갔지만 다시 얼마전에 그만뒀다. 그리고 그만둔 일은 참으로 잘한 선택이라고 본다. 서른이 지난 나이에 그이에게 '졸업장'이라는 것은 별 의미가 없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그의 전공이었던 '물리학'보다 더 많은 공부를 하고 있기 때문에 졸업장이 주는 무게감을 쉽게 털어버릴 수 있었을 것이다.

 

성환이의 에너지는 무엇보다 '역경'에서 비롯된다. 부모님 모두 사고와 병으로 돌아가시고, 장례를 지내는 동안 내내 같이 있으면서 더 큰 난관이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바로 두 명의 누나가 문제였다. 둘다 결혼은 했지만, 둘 다 몸에 이상이 있다. 큰 누나는 다리가 불편하고, 약을 끼고 살고 있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작은 누나다. 작은 누나는 '아이젠 멩거 증후군'이라는 희귀병에 걸려있다. 이 병은 심장과 폐를 동시에 이식해도 생존율이 얼마되지 않는다.

 

결국 성환이는 대학을 포기하고 나름대로의 사업과 직장생활을 전전한다. 집안 문제가 이렇게 만리장성처럼 그의 진로를 떡하니 가로 막고 있을 때, 또 하나 일어났던 사건은 '친구'문제가 있었다. 나랑도 중학교, 고등학교 동기생인 친구가 성환이에게 인터넷 사업을 제안했고, 성환이는 이에 응하여 사업을 같이 했다. 사업도 나름대로 되는 편이었다. 그러자 어느 순간 그 친구라는 놈이, 양아치 몇 놈을 시켜 성환이에게 있는 돈을 다 내놓고 그 사업에서 손을 떼라고 한 것이다.

 

그 친구놈, 친구라고 부르기도 천박한 놈이 알고 보니 '양아치'였던 것이다. 성환이는 그 사업에서 손을 떼고 자신이 따로 사업을 시작했다. 새로 시작한 사업은 '성인콘텐츠'에 광고를 대행해주는 회사였는데, 이번도 성환이가 기술적인 부분을 보충해주는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그 일에 환멸을 느낀 것이 몇 개월이 지난 후, 성환이가 서울로 나를 찾았고 조만간에 그 일을 그만두고자 한다는 뜻을 전했다.

 

"가치기준으로 살고 싶다."

 

이것이 그의 대답이었다. 그리고 나와 전순옥과 임금빈은 박성환을 만나 이야기를 했고 그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기로 했다. 다시 부산으로 내려간 성환이는 나름대로 신변정리가 끝나게 되면 다시 서울로 올라와 거주지를 찾을 것이다. 그러나 걱정되지 않는다. 성환이도 걱정하지 않는다. 성환이가 경험한, 경험하고 있는 일들이 현실에서 60억 인구 중에 몇 명 되지 않는 불행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그이는 지금을 살아내기 힘들었을 것이다.

 

성환이는 그렇지 않다. 그이의 에너지가 힘있게 가동될 것이라고 믿는다. 가동되는 만큼 더욱 가속될 것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나는 성환이와 할 일이 있다. 몇 년 간 생각했던 공동의 꿈이 있다. 그 꿈을 위해 성환이를 서울에서 다시 만나게 되어 반갑기 그지없다.

 

"해보고 싶은 일을 제대로 찾았을 때 기분이다. 결정되면 연락할께"

 

이 말을 남기고 성환이는 부산으로 가는 기차를 타고 내려갔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갑식형

 

갑식형과 내가 그리 친하지 못한 것은 갑식이 형이 술을 안마시기 때문이거나 내가 술을 마시기 때문이다.

형이 공부를 그만두면서, '노동법학'지는 내가 물려받았지만 그 이후 새로 나온 '노동법학'는 나에게 없다.

 

공부의 기본은 먼저 자료를 확보해두는 것인데, 나에게는 필요할 때 모아둔 것을 제외하고는 별로 자료가 없다. 갑식형에게 배울 점이 바로 이것이다. 지금은 회사를 다니고 있고, 잘 연락이 안되지만 예전에 대학원 워크샵 때 '농협대학'에서 찍은 사진이 남아 있어 한 장 올려본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송동현

 

 

 

하나는 어디서 긁어온 것이고 하나는 송동현의 그림이다. 송동현의 그림에 대한 설명을 찾아보니, 아주 젊은 사람이더라. 그러나 젊으나 아직 설익다는 느낌이다. 그의 동양화(나는 이런 표현도 솔직히 맘에 안들지만)풍은 젊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에는 좋지만 시선을 끄는 본능에 메시지가 깊게 스며들진 않는다.

 

오히려 위에서 긁어온 그림은 송동현의 것과 느낌이 다르지 않으나, 부처가 주는 일반적인 위엄, 존엄 혹은 자비, 풍요로움과는 다르다. 친근한 부처는 부처가 원래 의도했던 것이다. 일면불월면불(日面佛月面佛)이라는 화두처럼이나 부처는 매일매일 좋은 부처인 것이다. 근엄한 불상이나 탱화에서 느낄 수 있는 부처의 이미지는 사실 왜곡된 것이다.

 

다시 송동현의 이야기. 

 

그러나 송동현의 그림은 앞으로 가능성이 크다. 동양화에 서양적인 내용을 담은 잡탕식이 아니라 잡탕이 바로 새로운 하나의 문화현상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의미에서 그렇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이소선

오랫만에 이소선 어머니를 찾았다.

민가협 사무실에 요즘 계속 출퇴근(?)중이시라는데, 전순옥 선생이 전화를 드리니 2시간 있다가 퇴근한다고 밖에서 좀 기다렸다.

 

요즘 유가협 내부 사정이 좋지 않은 모양이다. 몇 해 전부터 그래왔는데, 거의 아사리판인 듯한데, 참 말로 설명하기가 민망할 정도다. 이소선 어머니의 입장에서도 답답함이 묻어나오더라.

 

"참..지독해..지독해..우찌 글케 지독하꼬"

 

근데 생각해보니 오히려 내부 분쟁이 다른 열사 어머니와 아버지들을 딴딴하게 묶어내는 것 같다. 그리고 어머니는 아직도 정정하고, 건강도 많이 좋아지셨다. 농담도 여전하고, 담배도 여전히 피신다. 어제는 담배 심부름은 안했지만...앞으로도 하지 않을 생각.

 

화장실 변기를 좀 고쳐드리고 나오는 길에, 전순옥 선생을 가르키며 한마디.

 

"니는 저런 거 못해? 니는 박사라매?"

 

그리고 깔깔 웃으며 집을 나올 때가 12시가 가까웠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신영복

강준만의 글을 읽으면서 다시 신영복을 생각했다.

 

그리고 그의 강연 중 일부를 녹취한 것을 떼어와봤다. 프레시안에서 뜯어왔다.

 

http://www.pressian.com/scripts/section/article.asp?article_num=60060925210732

 

 

"언론의 역할에 대해 시사점을 주는 사례로 프란시스 골튼이라는 통계학자이자 유전학자가 겪은 일화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이 분이 어느 날 시골 장터에 갔습니다. 그랬더니 황소 한 마리를 무대에 올려 놓고 그 소의 몸무게를 맞추는 퀴즈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돈을 얼마씩 낸 뒤, 각자 소의 몸무게를 종이에 적어 통에 넣고 제일 가깝게 맞춘 사람이 각자가 낸 돈을 모두 가져가는 것입니다.
 
  프란시스 골튼이 지켜보던 날은 800명이 이 행사에 참가했습니다. 그는 사람들이 소의 몸무게를 얼마나 맞출 수 있을까에 대해 궁금해 했습니다. 아마 아무도 못 맞출 것이라고 생각했지요. 통을 열어 확인해보니 정말 맞춘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걸 조사해보니 13명은 무엇을 적었는지 판독이 불가능했습니다. 그걸 빼면 787장이 남는데, 거기에 적힌 숫자들을 다 더해서 다시 787로 나눴더니 1197파운드라는 숫자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소의 몸무게가 얼마였는지 아세요. 1198파운드였습니다.
    어쩌면 소의 몸무게가 1197파운드였는지도 모르지요. 저울이 틀렸을수도 있으니까요. 그것을 보고 프란시스 골튼은 크게 뉘우쳤습니다. 단 한 사람도 맞추지 못 했지만, 여러 사람의 판단이 모이니까 정확한 몸무게를 맞출 수 있었던 것이죠. 언론도 얼핏 보기에 어리석어 보이는 대중의 지혜를 모아내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요즘처럼 쌍방향 소통이 발달한 인터넷 시대에는 더욱 그렇지요."

 

 그의 영원한 주제는 관계와 소통이다. 그런데 관계와 소통이 다른 말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 가끔씩 신영복 선생의 관계와 소통은 "서로 잘하자" 이상의 다른 의미를 발견하기 어렵게 느껴지고 있다. 좀 더 그의 말과 글을 유심히 살펴야겠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전순옥

그이가 전태일 열사의 여동생이라는 사실은 거의 느껴본 적은 없다.

내가 그이를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날 때, 내가 만나는 그 이를 모르는 사람에게 어쩔 수 없어 "전태일"이란 이름을 거론할 뿐, 설사 그이가 전태일 열사의 동생이라고 그 이를 제대로 알리도 없다.

 

영국에서 공부하는 것이 때로는 발목이 잡히며, 필요 이상의 이해를 받지만 그이는 가장 바닥으로 내려왔다. 그리고 그 바닥에서 잘난 척 하는 박사가 아니라 그냥 아줌마에 불과하다. 그것이 그것을 위장할 수 있는 능력이 바로 그이의 오랜 동안 독재와 남성중심사회와 맞부딪히면서 익힌 숙련이다. 그 부분에 있어서 그이는 장인이다.

 

밥을 시켜먹어도 숟가락 갯수가 모자라도 그이는 밥 갖다주는 아줌마에게 있는 없는 쫑꾸는 다 준다. 짜증이 나면 가끔씩 약한 정도의 짜증도 낸다. 그러면서 웃기도 잘 웃는다. 자기가 아는 부분이 나오면 꼭 끼어들되, 대화에 있어 상당 시간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는데 할애한다.  

 

정치적으로 사회민주주의적이지만 극단주의는 배격하는 듯하다. 혁명이라는 이야기에서 '추억'을 느끼는 듯한 그녀의 표정 속에는 어떤 세상을 생각하고 있는 걸까. 얘기해봐야 겠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정봉수

정봉수는 하재필(나의 고교선배)씨의 재수시절 친구다.

 

제작년인가, 한 번 보고 올해 다시 한 번 봤다.

형수님과 함께 왔고, 그이의 아들들인 여찬이와 여진이가 함께 서울역으로 왔다.

한참을 뛰어도 아이들은 지치지 않았다. 그리고 금방 나와 친해지기 시작했다.

 

여찬이는 나와 화장실에 세수를 하러갔는데, 소주와 맥주가 매우 쓰고 독하다고

하면서 어른이 되면 그것을 마시게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하였다. 그리고

우리 둘은 한참 웃었다. 나를 두고 한 말인지, 여찬이의 부모를 두고 한 말인지는 모르겠으나.

 

"삼촌."

"응?"

"매미가 해충이예요?"

"음...사람을 해치지 않으니깐 해충은 아니겠지?"

"근데요. 매미는 땅 속에서 올라와서는 나무의 액을 빨아먹는데요."

"그래? 그래서?"

"근데 그게 나무에게는 안좋은 거잖아요?"

"그렇겠지. 나무에게는 안좋겠지."

"매미가 너무 많아져서 안좋을 거예요. 그래서 해충이 아닐까요?"

 

여찬이는 2학년인데, 관찰이나 생각이 굉장히 사려깊다.

 

"삼촌.."

"어?"

"모기는 해충이예요?"

"모기는 사람을 해치니깐 해충이겠지?"

"그러나 사람을 죽이지는 않잖아요."

 

여찬이의 해충과 익충의 구별법을 멀리서나마 짐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여찬이는 아빠와 엄마, 하재필씨 주변의 쓰레기를 줍니다. 그러다가 여진이와 함께 서울역을 달리고 내달렸다. 어찌나 잘 뛰시던지...기특한 녀석들. 그리고 하재필씨에게 내가 말했다.

 

"아이들이 똑똑하고 참 순수합디다."

 

그러나 하재필씨는 다음과 같이 말했는데, 그 말이 오래도록 남아서 글을 남기게 되었다.

 

"봉수 아이들이잖아. 아니 봉수의 아내가 거의 영향이 절대적일 수도 있겠지."

 

그리고 정봉수씨를 기억했다. 그는 운동권도 아니고, 대단한 사람도 아닌 지금껏 어렵게 살아온 소시민, 노동자이다. 그러나 그의 강렬한 인상과 달리 모든 말에는 사람에 대한 배려와 부드러움이 서로 모순적으로 교차하면서 사람을 압도한다. 경찰의 불심검문에 몇 시간이고 항의했었던 그 사람. 정봉수. 그러나 그는 사람에게 함부러 말을 놓지 않는 배울 게 많은 사람이다. 그에게서 알게 모르게 주눅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러나 그를 만나고 감동이 있어서 기분이 좋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장필순

기타를 친다. 그리고 긴머리에 정돈되지 않은 머리에 그의 성대에서 긁어대는 흡사 해금을 연상하게끔 한다. 그래서 그녀의 노래는 슬프다. 너무 외롭다. 외로움에 지쳐서 절망에 빠지게 할 만하다. 그러나 절대 절망적이지 않은, 차라리 너무나 너그러움이 담겨있는 노래들이다.

그래서 그녀는 울고 웃으면서 노래를 하고, 그의 기타는 점점 그녀의 몸 속으로 빨려들어가 장필순은 온 몸으로 기타를 치고 노래를 한다. 그래서 나는 그녀의 노래를 듣는다. 이런 류의 노래를 경색되다시피 싫어했는데, 가슴에 먼지가 쌓이게 되면 '후'라게 불어줄 수 있는 노래가 필요가 했다. 이제는 그런 노래를 찾은 거 같다. 그러나 언젠가는 또 버려야 되는 노래일 것이다.

또 시간이 지나서 나는 또 그녀을 찾을 것이다.

"사람과 사람의 인연을 위태롭게 하는 요소는 곳곳에 널렸다. 생전 처음 대면하는 상대방의 낯선 얼굴이나 한 사람의 환경 변화 등....인연이란 한 사람이 끈을 놓지 않는 한 이어지는 것이라고....가수 한동준은 장필순과의 인연의 끈을 놓을 생각이 전혀 없다고. 멋쩍게 웃으며 장필순도 한마디 덧붙인다."

"미 투! 설령 음악을 놓는다 해도."  이래서 마음에 든다.

뱀발: 오래전의 글인데 아직도 찾을 수 있다니 놀랍다.


2003.10.10 19:05:25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한대수

겨울새를 본다.

 

노동의 새벽, 헌정음반 제일 마지막에 나오는 한대수의 '겨울새를 본다'는 한대수의 설명이 딱 들어맞다. 너무나 놀랄 정도이다.

 

"춤을 추며 듣다가 눈물을 흘리게 되는 곡"

 

이건 거짓말이 아니었다. 눈물이 나는데, 희망이 계속 비좁은 살틈과 머리 속을 비집고 나오고 있다. 아껴 들어야 하는 곡이다. 완성도에 놀라기보다는 사람을 너무 부끄럽게 하면서, 고통스럽게 하면서도, 뭔가를 하게끔하는 곡이다. 설명할 수 없을 만치.

 

뱀발: http://mediafile.paran.com/MEDIA_763632/BLOG/200511/1133319445_poem16.wma

        아직도 노래가 나올지는 의문이다.      

 

        한대수에 대해서는 나중에 꼭 다시 한 번 쓰고 싶다. 다시. 그에 대한 인터뷰는 많이

        읽었지만, 그의 책은 아직 사보지 않다. 사실 두렵다. 돈이 아까울 까봐서.

 

2005.7.27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무슨 총수야. 혼자할 때도 총수였는데...

 

그는 배울 점과 느끼는 점이 다르고, 배우지 말아야 할 점이 있으나 배우지 말아야 하는 점에서 공감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솔직히 배우지 말아야 할 사실과 논리 속에는 우리 마음 속에 이미 자리잡은 행동과 관습들이 이미 녹아있다. 그래서 오히려 내가 위선에 가깝다는 점을 느낀다.

 

다른 것보다 그의 인터뷰에서 느끼는 것은 그의 딴지는 딴지를 위해 존재하는 딴지가 아니라는 점이다. 자신 스스로가 딴지가 되어 사회의 갑갑한 부분에 대해 화염병을 들고 뛴다. 던지기고 하고 때로는 심지를 뽑기도 하지만 결국 불을 붙이고 돌아오는 근성에서 많은 것을 배운다. 좋다. 마초의 혐의. 그 따위는 비판받아야 하고, 다만 인격적으로 밟지는 말아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사실 마초. 그것도 현실의 나다.

 

그의 인식의 활로가 열려 있는 것은 바로 이 대목 아닐까?

 

그의 말... 

 

"제가 배낭여행 한 50개국을 했는데.. 근데 여행을 한 열 개 나라 정도까지 할 때까진 가장 먼저 그 나라의 다른 점들이 보였죠.. 예를 들어서, 버스를 타면 어떤 나라는 토큰을 내고, 어떤 나라는 현금을 내고 그런 작은 차이도 처음엔 다 신기하죠. 동전크기만 달라도 신기해서 수집을 하고. 근데 3~40개국을 넘어서는 어느 시점부터는 같은 점이 보이기 시작해요. 버스를 타면 돈 낸다, 다 똑같단 말이죠. 그니까 현상은 다 사라지고 본질만 남은 거죠. 그리고는 사람 사는 데는 다 통하기 마련인 규칙만 남는데, 그 규칙대로만 살면 돼, 나머지는 다 껍데기야 라는 그런 통찰, 살아오시면서 그런 본질에 대한 통찰을 위해 노력하셨던 거 같은데.."

 

우리는 사사건건, 지랄을 하고 있다.

 

뱀발: 그의 말 하나더..우리는 자신에게 속고 있다는 사실. 경기도지사 후보 열땅의 진대제와의 이너뷰에서.. 두발 자유화에 대한 질문, 대가리를 무제한 자기 마음대로 하는 것은 심한 경우에 인정하기 어렵지 않으냐라는 진대제의 답변에 대해...

 

총 : 심한 건 어느 정도죠? 무슨 색깔을 해야 심한 건가요?
진 : 무슨 그.. 초록색으로 물들이는 것은 저는 좀 보기 안 좋더라고요.

총 : 초록색이 싫은 건 진후보님 취향이고, 그건 그 학생이 결정할 문제 아닌가요?
진 : 예. 근데 저 보는 관점에서 얘기하라는 겁니까 아니면...

 

2006. 5. 24.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