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게시물에서 찾기초보좌파

132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6/11/06
    일본다녀왔습니다3..^^
    초보좌파
  2. 2006/11/06
    일본다녀왔습니다2..^^
    초보좌파
  3. 2006/11/06
    일본다녀왔습니다1..^^
    초보좌파
  4. 2006/10/27
    만남(2)
    초보좌파
  5. 2006/10/22
    짓밟힌 1박2일(6)
    초보좌파
  6. 2006/10/20
    나의 전선(2)
    초보좌파
  7. 2006/09/25
    일본 법원-국가제창 강요 위헌 판결(2)
    초보좌파
  8. 2006/09/13
    차별철폐대행진(1)
    초보좌파
  9. 2006/09/07
    '엄마'는 없다(5)
    초보좌파
  10. 2006/09/03
    탁아방을!!!
    초보좌파

일본다녀왔습니다3..^^

3. 기미코선생님의 사례 - 나중에 한국 교사의 일상적 모습이지 않을까 생각되요....ㅠㅠ

지난 20여년간 8차례의 징계
기미가요와 히노마루 거부로 이번에 정직3월
2006년 7월 1일 복직
그런데.....

징계사유가 궁금하다?
예를 들자면, 1999년 어느 수업 시간...당시 일본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옴진리교 사건과 관련하여, [옴진리교의 여러 문제 중 가장 심각한 것은 "절대 복종"이다. 그럼 우리 사회(일본)의 일상 생활에서 '절대 복종'의 경우는 없을까? 기미가요 명령을 받은 교장선생님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를 수업 시간에 예시로 제시...징계!!! (편집자 : 헐~~~~)
2001년 일본내 군국주의를 우려하는 발언을 수업 중에 함...징계!!! 헐~~~~ 이 싸움 중에, 일본의 보수우익단체 선전차량 70여대가 집 앞으로 몰려 와서 규탄집회 및 방송 진행...경찰에 신고했으나 출동하지 않음...(편집자 : 이런~~~~나도 몸 조심해야지ㅠㅠ)

옮긴 학교는?
도쿄도의 어느(이름을 잊어 버렸음ㅠㅠ) 중학교....

옮긴 학교의 반응은?
학부모들의 요구 - 아이들에게 편향된 교육을 시키지 마라

전체 조회 시간에 학생들에게 인사 - 학생들의 야유 "물러가라" "필요없다"(기미코 선생님은 이런 모습에 대해 자신에 대한 왜곡된 정보를 학교장과 일부 학부모가 퍼뜨리고 있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음. 기미코 선생님은 지난 10년동안 1년에 한 번씩 강제 전보를 당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유는 학교의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기미코 선생님과 가까워졌을 때 학생과 학부모들의 동요와 기미코 선생님에 대한 지지를 우려해서랍니다..이런이런)

수업 시간 - 수업할 때 다른 교사가 입회해서 감시(매 수업시간마다) [일본은 교육과정 수정 및 2002년부터 수업시수가 줄어들면서 과원교사가 발생하자 한 수업에 2명의 교사가 같이 들어가는 경우가 있다고 함. 기미코 선생님의 경우는 이를 악용한 사례)

기미가요와 히노마루에 대한 의견은?
국가 이익을 위해서 애국심을 필요로 한다. 그런데 국가 이익이란 사실 경제논리, 자본의 논리이다. 군사대국화(군국주의) 부활을 위해 애국심을 강요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며 학생들을 착한 노예 또는 온순한 부하로 만들기 위한 것이다. 이는 1989년 학습지도요령 개정(기미가요와 히노마루 규정) 때부터 시작된 것이었는데 일부를 제외하고는 이렇게까지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아니 믿지 않았다. 89년 학습지도요령 개정 때 나를 포함한 일부 선생님들이 이것을 우려하여 개정반대 싸움을 했지만 효과가 없었다.
그런데, 조금씩 조금씩 밀려와서 어느 순간에 한꺼번에 밀려 와 있는 것이다. 이 때서야 인식하는 것이 안타깝다. 한국의 선생님들은 우리의 오류를 반복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일본교원평가로 인한 현장은?
도쿄도의 국공립학교는 교원평가 도입 이후 동료교사와 협력하는 분위기는 진작에 사라졌고, 경쟁적 관계가 일반적이다. 학급 내 이지메를 숨기거나, 필수 교과를 가르치지 않거나 등등...교사는 더이상 학생을 바라보지 않는다...자신만을 바라본다(챙긴다)
더군다나 정부의 교육정책 혹은 학교운영에 대해 다른 목소리를 내려는 경우 상당한 용기가 필요할 뿐더러 구조적으로 더욱 힘들어졌다. 그것이 바로 평가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 편집자주 : 도쿄도는 고교평준화가 되어 있지 않고, 입시경쟁이 치열하며, 교원평가가 도입됨으로써 입시가 교사의 능력을 가름하는 잣대로 작용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지메 등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학생들의 부정적 반응으로 일상적이라고 들었으며 이런 문제에 대해 교사들이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한다. 자기의 앞가림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이지메 등의 문제 부각이 본인의 평가에 별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4. 일본교사 모임의 활동 - 다음 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일본다녀왔습니다2..^^

2. 교원평가
교원평가제의 도입 이후 일본의 상황도 심각하다고 합니다.
95년 일본에서는 '근무표투쟁'이라는 것이 있었다고 합니다. 근무표는 한국으로 말하면, 근무상황부 정도에 해당하는 것인데 교사의 하루하루에 대해 그 일과와 평가를 작성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한국의 교원평가제도 속의 교원평가체크리스트 정도 생각하시면 됩니다.
당시 일본 선생님들은 "근무표가 전쟁으로 이어진다"(교육에 대한 국가의 통제가 가져올 비극을 막자는 의미)를 중심 구호로 거부투쟁을 전개했으나 결국 국가의 요구대로 근무표를 작성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 후, 2000년 일본에서는 교육에 '인사고과제도'가 도입되는데, 바로 한국의성과급제도입니다. 그리고 지금 기미가요와 히노마루를 강요하며, 이를 거부하는 교사들에게 근무표와 인사고과제도가 악용되고 있는 것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일본에서는 1989년 학습지도요령(교육과정)을 변경하는데, 그 주 내용이 기미가요와 히노마루를 규정화하는 것이었답니다. 당시 일부 선생님들이 "이것은 과거 전쟁 전의 가치관(군국주의, 국가주의)을 부활시키려는 교육이며 이후 교사 및 학생들을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비판하며 반대하였으나, 많은 선생님들 속에서 "기미가요와 히노마루" 정도로 군국주의 부활을 걱정하는 것은 너무 앞서나가는 것이 아니냐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반대가 거부 및 저지로 이어지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2002년 다시 학습지도요령이 변경되는데 그 주 내용이 "여유있는 교육"이라는 것입니다. 즉, 배움의 양을 줄이는 것이라는 데요...이에 대해서도 당시 일부 선생님들이 "이는 국공립학교 진학생의 99%를 우매한 대중으로 만들어 이후 국가가 요구하는 인간형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다. 이것은 기미가요와 히노마루를 도입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며 반대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것 역시 거부 및 저지로 이어지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2003년 일본 도쿄도교육위원회는 졸업식과 입학식에서 기미가요와 히노마루를 의무화하는 지침을 각 학교에 시달하였으며 이를 거부하는 교사들을 징계 및 해고하고 있습니다. 또한 일본의 아베 총리는 "일본국민은 천황과 함께 한다. 이것이 일본이다"라는 발언을 서슴치 않고 하고, "기미가요와 히노마루를 반대하는 사람들에게는 반론조차 하기 싫다. 기미가요에 무슨 국가주의가 흐르냐"며 그 본질을 왜곡, 호도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2006년 현재 일본 교육에서 가장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문제가 "교육기본법 개정"(제가 만난 선생님들은 이것을 "개악"이라고 합니다)입니다. 일본교육기본법의 핵심이 평화주의와 개인주의라고 합니다. 과거 침략전쟁에 대한 반성으로 평화주의 교육, 과거 전체주의에 대한 반성으로 개인주의 교육이 중심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번 아베 총리는 교육기본법 개정을 통해 교육기본법 제 1조에서 평화주의 교육의 내용을 삭제하려고 한다네요. 지금 일본에서는 이를 저지하기 위한 투쟁이 진행 중입니다. 11월 12일(일) 교육기본법 개악 저지를 위한 전일본교사대회가 있을 예정이라고 합니다.

결국, 89년 별 것이 아닌 듯 보였던 학습지도요령 개정이 2006년 교육기본법 개악까지 연결되는 것입니다. 일본 선생님들은 이를 국가주의 교육의 완성 단계라고 보고 있습니다. 더불어 이 국가주의 교육의 완성은 신자유주의를 유지, 강화하기 위한 일본식 교육통제라고 보고 있습니다.
한국에는 20:80이라는 말이 있는데 일본 선생님들은 1:99라고 표현하더라구요. 1%의 경제지배계급과 99%의 우매한 대중(전쟁, 이윤 등의 목적으로 국가에 동원되는, 국가주의에 문제의식을 갖지 못하도록 만들어 버림)을 양상하는 것이 일본 교육이라면서요..

위의 과정을 왜 재미있게 생각하느냐면, 지금 한국 교육의 흐름과 앞으로의 모습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랑비에 옷젖는 줄 모른다는 것이지요. 1995년 김영삼대통령 때의 5.31교육개혁안부터 시작하여 2003년 7차교육과정 도입, 2004년 네이스 도입, 2005년 교원평가 도입 및 부적격교원대책, 올해 성과급, 교원평가 제도화 등등이 이후 교사를 어떻게 통제하고 교육을 어떻게 왜곡할 지 뻔하다는 것입니다. 일본은 '설마', '그 정도로 뭘'이라고 하다가 결국 평화주의 교육을 삭제하는 것을 법제화하여 군국주의 교육이 완성될 시점까지 왔다는 것입니다. 약 15년 만에 말입니다....

이 결과 일본에서는 교원들 간의 협력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이며 경쟁이 매우 치열하고 일반적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자면, 교감 승진 시험을 앞두고 있는 교사가 평가를 잘 받기 위하여 자신의 담임 학급에서 벌어진 이지메 사실을 숨겨서 피해 학생이 등교를 거부한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또한, 과원교사(일본의 교육과정 개편-여유있는 교육-으로 학생들이 배워야 할 내용이 줄어들자 과원교사가 생김. 더불어 2002년부터 수업시수가 줄어들면서 과원교사가 발생한다고 함)가 발생하여, 한 수업에 두 명의 교사가 함께 들어 가는 사례도 있었답니다. 특히, 기미코 선생님의 경우에는 강제 전보로 인해 옮긴 학교에서 의도적으로 과원교사를 배치하여 기미코 선생님의 수업에 과원교사를 들여 보내어 수업 감시를 하도록 한답니다. 지금요!!!

 

3. 기미코 선생님의 사례 - 다음 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일본다녀왔습니다1..^^

다녀온 소감과 내용을 자세히 정리하려고 했는데, 게으른 탓인지 개인 사정 탓인지 마냥 늦어지고...대충의 탐방기를 쫘악 올립니다....^^

일본에는 ["교육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재판"을 추진하는 모임]이 있습니다. 이 모임이 생기게 된 배경이 2003년 일본 도쿄도 교육위원회에서 기미가요와 히노마루를 졸업식 및 입학식에서 의무화하는 내용의 지침을 각 학교에 시달한 것입니다. 이 지침 이후 예방소송을 위한 모임, 피처분자 모임, 피해고자 모임, 촉탁교원불채용 모임 등이 생기게 되고 (이에 대한 좀 더 자세한 내용은 이후에^^), 이 모임들이 모여서 소위 ["교육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재판"을 추진하는 모임]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이 모임의 주된 목표는 군국주의 교육을 강화하려는 일본의 흐름을 저지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 모임에서 주최한 "도쿄도 법원에서의 승소를 기념하기위한 보고대회"(역사적 승소라고 평가하더라구요)에 참석했구요, 이후 모임의 선생님들과 교류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인상 깊었던 것은 이 모임에 참석하셨던 선생님들은, 기미가요와 히노마루를 거부하는 것을 개인의 양심의 문제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일본의 보수화, 우경화의 흐름에 대한 거부이자 동시에 교육이 경제적 논리, 즉 신자유주의 정책의 논리로 흘러가는 것을 거부하는 문제로까지 바라보고 있다는 것입니다. 공감하는 바가 컸습니다.


그리고 학교 민주화, 군국주의 교육 거부 등으로 지난 20년간 8번의 징계를 받고, 이번에는 기미가요와 히노마루를 거부해서 다시 정직3월의 징계를 받았던 기미코 선생님과의 만남이 있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추후 다시^^

1. 일본의 고교평준화 및 입시교육
일본은 현재 고교평준화 정책을 쓰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60,70년대에 고교평준화를 요구하는 움직임이 있었으나 현재는 평준화를 요구하는 움직임이 거의 없다고 합니다. 더군다나 문부성(한국의 교육부)은 80년대 이후 진학중점고, 00특성고 등 학교별 특성화 정책을 추진하였고 그 결과 학교별 교육격차는 더욱더 고착화되어 버렸다고 합니다. 비교하자면, 한국의 자사고, 특목고, 공립형자율학교 등 현 노무현 정부가 추진하는 각 종 평준화보완(사실상 평준화해체) 정책과 유사한 성격입니다.

일본의 경우, 중학교 때부터 우수한 고등학교에 진학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며 이 과정에서 체벌 등의 무리한 교육 방법이 강화되어 가고 있다고 합니다. 중학교 때부터 학생들이 암묵적으로 (고교진학 가능성과 관련하여) A급, B급, C급으로 나뉘어지며 이로 인해 중학생들의 무력감이 심하고 이지메와 같은 부작용이 심한 편이라고 합니다.

입시를 위해 고등학교별 경쟁이 심화되어 가고 있다고 합니다. 입시를 위해 토요일(일본은 주 5일수업)에도 수업하는 학교, 필수 과목을 가르치지 않고 입시 관련 과목을 교육하는 학교(문부성에는 거짓 보고) 등이 생겨나고 있다고 합니다. 문부성의 학습지도요령(한국의 교육과정)을 통해 큰 틀의 교육과정이 있으나, 이를 무시하고 일부 학교에서부터 입시교육 중심의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제가 만난 일본 선생님들은 현재 일본은 고교등급화, 기미가요와 히노마루 강요, 교육기본법 개악 등을 통해 국가의 교육에 대한 직접 개입을 시도하고 있으며, 애국심 교육 강화, 의무교육 속에서 차별을 합리화하는 정책 등을 통해 군국주의를 강화하고 있으며, 이것들은 결국 신자유주의 정책을 강화하기 위한 일본식 방법이라는데 공감하고 있었습니다.

[에피소드] 한국의 입시 교육 상황이 어떻냐고 일본 선생님들이 물어보시길래...간단한 예를 들어...고등학교 3학년의 경우, 교사와 학생들이 아침 7시30부터 밤 10시(11시)까지 수업과 보충수업과 자율학습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씀드리니까....일본 선생님들 경악!!! "진짜요?", "에이~~설마", "매일 그렇게 해요?", "그렇게 하고도 안 죽어요?"...ㅠㅠ

2. 일본의 교원평가 - 다음 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만남

27일부터 29일까지 일본을 다녀올 참이다.

일본에는 '국기경례를 거부하는 교사 모임'이 있다. 그리고 기미가요와 히노마루를 거부해서 징계를 받은 교사들의 모임인 '피처분자 모임'이 있다.

이번에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정직3월의 징계를 받은 나로서는 흥미 있는 모임이다.

더군다나, 나의 징계가 1회성 사회적 관심거리로 끝나기를 나는 바라지 않는다. 오히려 국가주의 교육(국가주의에 대한 정의나 이론 등에 대한 글이 별로 없다...어찌보면 과거 군사독재정권에 대한 사회적 반성에 대한 합의가 없는 한국 사회에서는 별로 놀랄 일도 아니다)이 횡행하는 한국 교육판에서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실천함으로써 극복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국기에 대한 경례나 맹세는 일상 교육 속에 묻혀 있는 전체주의, 국가주의 나아가 자본주의 교육 행태의 일각일 뿐이다. 지배계급 이데올로기 재생산의 가장 한국적인 모습 중 하나일 것이다.

 

얼마 전, 부천의 4개 어린이집이 연합으로 체육행사를 했다. 아들이 다니는 어린이집도 포함되어 있어서 그날 운동장으로 나갔다. 체육행사의 첫 시작이 태극기와 오륜기의 등장이고 그 뒤를 올망졸망한 아이들이 부모의 손을 잡고 사열(군대 용어다)하듯 쭉 따라 갔다. 그리고 곧 이어 국기에 대한 경례와 국기에 대한 맹세가 이어지고.....당황하다 못해 허망한 마음을 쓸어 내리며 주변을 돌아 보니 딴 짓하고 있는 건 나밖에 없었다....아무렇지도 않게 자연스레 가슴에 손을 올리고 국기를 향해 부동 자세를 취하고 있는 사람사람사람....손을 잡고 있는 아들도 가슴에 손을 올리고 국기를 바라보고 있었다...섬찟했다...아들의 관심을 국기가 아닌 딴 곳으로 유도하려고 아들과 눈을 맞추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아~~~이제 5살박이 아이에게 무어라 이야기할 것인가....그냥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이번 일본의 방문은 일본의 그 교사 모임과 교류하기 위해서이다. 현재 그 모임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으며, 실천은 어떤 것을 하고 있고, 이후 전망에 대해 들어볼 참이다. 그리고 한일 양국의 교육운동과 교육정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 서로 공감하고 싶다. 이후 한국에서도 국가주의를 거부하는 실천을 학교 현장에서 어떻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양국 교사간의 연대와 교류의 가능성도 확인하려고 한다.

 

박살내야 할거라면, 여기저기서 이런저런 방법으로 이리저리 두들기기 시작해야 한다. 그것도 일상 문화 속에서 전면적으로....내가 해야할 일이 있다면, 이번 정직을 개인적 의미로 국한시키는 것이 아니라, 실천과 의미를 보다 확장해야 하는 것일게다...

 

한국을 벗어나기는 머리털나고 처음이다. 더군다나 혼자 가는 길이라 다소 낯설고 쬐매 걱정되기도 한다^^ 소위 해외라는 데는 나가본 적이 없어서리....ㅋㅋㅋ

 

일본의 하늘도 여기와 같으려나?

내가 아는 어떤 지인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그 사람이 일본을 다녀오고 나서, "내가 일본에 가서 '우리나라' '우리 한국' '우리 사람' 이런 표현이 자연스레 나와서 스스로 놀랐다. 만국의 노동자와 민중이 있을 뿐이지 국경, 인종, 종교 등등에 따라 '우리' 아닌 다른 이들을 대상화, 타자화시키는 것은 자본의 지배 논리일 뿐인데...무의식 중에 내게 배어 있는 것에 깜짝 놀랐다."

 

혹 모르겠다. 나도 일본 가서 그런 생각이 들런지도...^^; 어쨌거나, 일본의 교사들과 연대와 공감의 시간들을 충분히 보내고 왔으면 좋겠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짓밟힌 1박2일

10월 20일 14:00 교육부 소청심사위원회 4층 대강당에서 교육부의 교원평가 공청회가 진행된다는 연락을 받았다.

쓰벌노무들...결국 공청회를 강행하면서 교원평가 도입을 기정사실화하려는구나...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노무현이 교원평가를 도입하려는 것은 교육판에서의 노동유연화이자 신자유주의 교육개방의 징검다리라는 것을...

마침, 교원평가 공청회 강행에 반대하는 뜻을 같이 하는 동지들은 모이잖다...공청회 장소로...

 

10월 20일 14:03분...좀 늦었다...미리 도착한 동지들이 공청회 저지를 위해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을 것 같다...4층 강당으로 올라가는 길...입구부터 전경애들이 쫙 깔렸다.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공청회를 강행하기 위해서 국민의례부터 진행이 되면서, 단상 앞에서는 교육부측 진행요원들과 공청회 강행을 저지하기 위한 동지들이 뒤엉켜 아수라장이다.

생각할 것도 없이 단상 앞으로 나가 몸싸움에 합류했다.

 

10월 20일 14:08분경(이 시간은 경찰서에서 조사받는 과정에서 알게 되었다)...시간이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전경애들에게 사지가 붙들려 달랑 들린 채로 바로 닭장차로 연행되었다...나 참....쩌비....교사들 문제에 교사들이 항의하는데 그 교사들을 연행하는 건 한국이라는 사회에서나 가능한 어처구니없는 일이다...하기사, 이 땅에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하나둘 뿐이던가...가진 건 몸뚱아리밖에 없는 수많은 노동자와 민중들이 어떤 꼴을 당하고 있던가...

 

나를 포함해서 강동경찰서로 7명이 연행되었다(나중에 알았지만, 4개 경찰서에 25명이 연행되었다)...경찰 조사를 받고 바로 유치장에 입감.....

 

10월 21일 18:00경...강동경찰서로 연행된 7명은 불구속기소된 채로 일단 석방되었다...25명 중 구속영장 청구로 인하여 5명의 교사가 아직 석방되지 못하고 있다...공청회에서 항의 좀 했다고 구속영창 청구라니...이미 돌아버린 노무현정부는 이제 미쳐돌아가고 있다...

 

진술서 등에 지문날인하란다. 싫다고 거부했다. 그럼 '무인거부'라고 쓰란다. 썼다.

석방되기 직전에, 현행범이므로 최종 신분 확인을 위해 지문 확인을 하겠단다. 싫다고 거부했다.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강제 지문 확인을 하겠단다. 맘대로 하라고 했다.

그럴려면, 영장 발부와 시행 명령이 내려 올 때까지 경찰서에 대기해야 한단다. 구금이 48시간이니 언제 끝날 지 모른단다...제길...

상황을 예측하지 못했기에 집에 두고온 아들 생각이 났다...어젯밤에는 못 들어간다고 연락도 못했다...이혼한 후에는 밤에 애비없이는 잠도 잘 못자는 녀석...그 녀석이 어젯밤에 무척 힘들었을텐데...오늘도 연락 못하고 집에 못 들어 가면 오늘 밤도 참 힘들어 할텐데....고민고민.....

진술서 지문 날인은 안하고 신분 확인을 위한 지문 확인에는 응하겠다고 했다.

 

스캔용 지문 확인창에 엄지 손가락을 대고 있을 때, 음흉한 괴물이 온 몸을 감고 조롱하는 것 같아 온 몸에 소름이 쫙 끼쳤다. 나의 내장까지 도려내어 맛볼려는 것 같아 너무 화가 났다.

더러운 기분에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왔다...

 

집에 오는 내내, 신자유주의와 국가권력에 짓밟힌 1박2일이 분하고 분했다...

아들이 보고 싶었다...그리운 사람이 보고 싶었다...소주도 그리웠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나의 전선

진보넷 마당에 오랜만에 내 흔적을 끄적인다.

생각이 없으면, 고민도 없다고 했던가.

아니...생각이 많고, 고민이 많아 오히려 내가 무얼하며 지내는지 스스로 뒤돌아 볼 여유를 가지지 못한 건 아닌가...더 솔직해지자면 나를 이야기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스스로 부끄러웠던 것은 아닌가...좀 더 솔직해지자면 더 게을러졌던 것은 아닌가...

 

글쓰기...

나에게 글쓰기는 매우 의미있는 실천이다.

내 생각과 고민을 내 안에서 끄집어 내는 과정에서, 나를 좀 더 제대로 들여다 볼 수 있을 것이다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것이 나를 더 변화시켜 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를 가다듬고 정리해서 끄집어 내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나를 끄집어 내어, 스스로에게 솔직해지는 과정...

정리해서 주장하는 논쟁이 아니라,

포장해서 전달하는 다짐이 아니라,

논리로서 설득하는 당위가 아니라,

시시콜콜 수다떠는 삶의 이야기를 맘껏 떠들어내는, 그럼으로써 오히려 내가 위로받는, 치유받는 글쓰기...

 

그래서 내 글쓰기의 목표는 ,

세상과 나에게 나를 드러내고, 공유하고, 공감하고, 교류하는 과정에서 나를 치유하는 것...

나에게 푹 젖어 있는 자본주의적 일상과 남성가부장 문화의 일상 속에서, 지난 시간 속에 내가 저질렀던 '폭력'으로부터 나를 자유롭게 하는 것...

 

나의 지난 시간은

이 사회의 남성으로서-아들로서-누군가의 애인으로서-한 때의 누군가의 남편으로서-아이의 아버지로서-어떤 조직 내 남성 활동가로서-자의든 타의든-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나에게 주어졌던 남성(남성성)으로서의 권력을 휘둘렀던 폭력의 시간이었다.

나의 지난 시간은

자본주의가 주창하는 '인간다운 삶'의 실현을 위해서-나의 편리와 행복을 위해서-나의 가족의 무한한 행복만을 위해서-텔레비젼 광고 속의 행복한 삶의 실현을 위해서-내가 가진 기득권의 유지를 위해서-나에게 주어졌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휘둘렀던 폭력의 시간이었다.

나의 지난 시간은

자본주의의 대안 사회를 꿈꾸며, 현재 사회의 진보를 이야기하며, 인간이 해방되는 세상을 고민하며 실천하려 했지만, 그마저도 이 사회가 나에게 주었던 권력을 휘두르며 지키고자 했던, 또하나의 나의 영역이자 폭력의 모습이었을 뿐이다.

 

자본주의와 남성가부장 문화 속에서

나의 일상 하나하나가,

나의 실천 하나하나가,

나의 고민 하나하나가,

나 스스로의 모순을 까발려서 '공감하는 인간'에 가까워지기는 바라는 것...

그것을 위해 시작한 글쓰기에 내 스스로 소홀해졌던 것은,

몰아치는 상황 속에서 예전의 일상에의 침잠이 어쩌면 그리웠을지도....

 

아들과 함께, 생활인으로 다시 독립하는 과정이 넘 힘든 것 같다...내 일상의 하나하나가 그동안, 그토록 뿌리깊게, 누군가를 '식모'로 부려왔던, 좆중심 문화에 푹 절어 있었던 증거가 아닐까...

정직 기간이 끝나가면서 다시 복직해서 지금의 일상에 또 하나의 일상이 보태어지는 것이-일찌감치 버겁게 느껴졌던 것을 아닐까...

자본주의적 일상-생산과 소비의 패턴에서 벗어난, 소위 '가난'에 대한 나의 두려움이 가슴을 짓누르는 것은 아닐까...

법정 싸움과 이후 계속되어야 할 '국가주의'와의 싸움을 준비하면서, 막연한 희망과 두려움 속에서 잠시 손을 놓아버리고 싶은 충동이 나를 지치게 만드는 것을 아닐까...

이 모든 과정을 결국 나 혼자 극복해나가야 한다는, 막연한 외로움이 날 두렵게 하는 것은 아닐까...

결국 내가 극복하고 나가야 할 나의 길이건만, 지금쯤 지친 숨을 몰아 쉬고 있는 것은 아닐까...

좆중심 마초주의에서 변하고자 노력하고, 변하려고 몸부림치건만 문득문득 드러나는 나의 모습에 내가 지친 것은 아닐까....

 

시덥잖은 글이나마 나를 담아내지 못했던 것은, 나의 속내를 드러내는 것이 스스로 부끄러웠거나, 아니면 스스로에게 그만큼 솔직하지 못했기 때문이거나, 아니면 게을러서이리라...

 

불안한 하루하루와 요동치는 심장 속에서 나를 다시 붙들고 싶다.

그렇게 나를 다시 이야기하고 싶다...나의 부끄러움마저도...

 

글쓰기는 나에 대한 나의 전선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일본 법원-국가제창 강요 위헌 판결

일본 법원에서 교사에 대한 국가제창 강요와 국기에 대한 경례 강요는 위헌이자 위법이라고 판결했군요...

 

도쿄지법은 21일 기립이나 국가제창을 거부했다가 도쿄도 교육위로부터 징계처분을 받은 도쿄 도립교 전직, 현직 교직원 401명이 도와 도교위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이런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국가체장과 기립지시를 위반하면 처분하도록 규정한 2003년 도교위의 '통달'과 관련해..."교직원을 징계하면서까지 기립, 제창과 피아노 반주를 의무로 부과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한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침해나는, 지나친 조처" 라며... "도교위의 통달과 학교장의 직무 명령은 위헌이자 위법"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교사 등은 기립, 제창의 의무가 없고, *기립, 제창, 피아노반주를 거부해도 처분을 해서는 안되며, *도는 원고들에게 1명당 3만엔의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저는 지난 9월 12일 교육부소청심사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습니다.

이제 노무현 정부와 교육부는 어떤 결정을 내릴지 지켜봅니다.

저에 대한 징계는 저에게만 내려진 징계가 아니라, 이 땅의 '사상과 양심의 자유'에 대해 내려진 징계이기에 끝까지 싸우렵니다. 과연 이 땅에 사상과 양심의 자유가 있는지 말입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차별철폐대행진

오늘 부천에서는 차별철폐대행진이 있었다.

 

민주노총 경기본부에서 매년 진행하는 사업이다. 올해가 3년째다. 오늘이 부천에서 진행하는 날이다.

난 민주노총 경기본부 부천시흥김포지구협의회 부의장 일을 하고 있다.

이번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하게 되었다.

 

차별철폐대행진을 준비하며....안타까웠다....

차별철폐대행진에서 '주체'들이 함께 하지 못했다.

 

여성차별 철폐!

장애인차별 철폐!

비정규직 철폐!

교육차별 철폐!

이주노동자 차별 철폐!

건설노조 공안탄압 분쇄!

한미FTA 저지!

평택미군기지확장 저지!

특수고용직노동자 기본권쟁취!

......

 

준비된 밥상에 나오라는 행태는 내 스스로 여전했다.

각 주체들, 그들의 몸짓으로 행동하고, 그들의 언어로 표현하는 행사가 아니라 당위와 의의로 밥상을 준비해 놓고 그네들 보고는 그냥 나오라고만 했다. 그러니 나오는 것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은 당연했고, 나와서도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네들의 이야기인 것같지만 다른 입으로 하는 이야기를 그네들은 듣고 있어야 했다.

 

행진은 말 그대로 '행진'일 뿐이었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정해진 일정과 떨어진 사업이기에, 나의 역할 중 하나이기에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했지만...이런 행사가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지에 대한 회의가 계속 밀려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나마 해야 하지 않나"라는 일말의 책임감(?)으로 준비하고 진행했다.

 

3시간 남짓한 행진에 참가자들은 지치고 힘들어했다. 그것이 단순히 시간의 문제가 아니라는 건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나 스스로도 안다.

 

즐겁거나 흥겹거나, 아님 처절하거나 분노하는 자리여야 하는데 이 자리는 그저 단어로 된 구호를 하늘에 대고 외치는 것이나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내가 참여했던 대부분의 집회 성격의 행사는 그러했었고 난 그것에 대해 비판했었다. 참가자들의 대상화시키는 행사는 행사가 아니라 설득이고 강요일 뿐이다. 삶의 이야기가 없고, 공허한 구호만 난무하는....

 

준비와 진행 모두 내가 비판했던 그대로였다. 관례나 관행에 익숙해져 있는 내용과 진행....

생각과 실천이 이렇게 다른, 이번의 나를 보고 사실 힘빠지고 맥빠진다...누굴 탓하랴...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겠지만, 하고 나서 이렇게 맥빠지면 몸만 힘든게 아니라 마음도 힘들다...

 

차별철폐대행진은 22일까지 경기도내 각 지구협에서 매일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다른 지구협대행진에는 내가 주체가 되어 참가하련다. 그것부터가 시작이다 싶다....

 

그래도 오늘 참가한 동지들은 열심히 외쳤다.

차! 별! 쳘! 폐!

 

그네들에 감사한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엄마'는 없다

나는 5살짜리 남자 아이와 살고 있다. 나와 아들...부자가정이다...이혼 후 부자가정이 된 지 얼마 안되었다.

 

아이에게 엄마의 빈자리라는 것을 어떻게 채워줘야 하나...고민이 많았다...아이에게 많이 미안했다....잠든 아이를 껴안고, 잠든 아이를 바라다보며 미안함에 안타까움에 많이 괴로워했다.

 

아이에게 아빠도 필요하고 엄마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아이에게 아빠의 역할과 엄마의 역할이 다르다...고 생각했다.

아이에게 아빠든 엄마든 한 쪽이 없다는 것은 결손이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5살짜리 아들은 항상 무언가 결핍이 있을 것이고, 그래서 아이에게 어떻게든, 무엇이든 해주어야 한다는 강박에 나 자신을 많이 괴롭혔다.

 

그러다가....글을 접하게 되었다.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는 근대적 인권 개념과, 인간의 범주에서 여성을 제외하려는 가부장제 사이의 모순은, 모성의 발명으로 극복되었다. '아동기'와 '모성'의 창조는 남성 가장 노동자를 개인으로 상정한 가부장적 자본주의의 전개를 위해서도 필수적인 것이었다. 서구에서 존 로크 이전 바로 1세기 전까지만 해도 세상에 태어난 아이는 원죄에 의해 오명되어 있다고 믿었다. 오늘날과 같은 모성이데올로기는 '아이들은 어머니가 어떤 것이라도 쓸 수 있는 백지 상태'라는 관점과 함께 탄생한 것이다. 이후 어머니는 자신의 노력 여하에 따라 아이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엄청난 부담감과 죄의식에 시달리게 되었다" [페미니즘의 도전 중]

 

모성이데올로기는 여성에 대한 통제와 억압의 기제로 활용된 것뿐만 아니라, '남성 아빠와 여성 엄마'로 구성된 가족만이 정상이라는 가부장적 가족 제도를 유지, 강화, 재생산하는데 결정적인 것이었다. 기존의 모성이데올로기와 정상가족 이데올로기가 오히려 '결손'을 양산하고 재생산하고 강화함으로써 여성에 대한 통제와 억압을 통해 기존 사회의 유지와 재생산에 기여하고 있을 뿐이다.

 

동성애자 부부의 가정은 필연적으로 결손 가정인가?

'여성'인 엄마만을 통해 '모성'이라는 것이 가능하고 그것이 그토록 중요한 것이라면, 지금 문화적, 경제적으로 배제되고 있는 가사노동에 이 사회는 최고의 가치를 부여해야 할 것이다. 이 사회와 남성들은 가사노동을 가장 우선에 두고 가사노동에 전적으로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실상 가사노동은 남성 가장을 위한 부차적 노동, 보조적 노동으로 치부되고 있지 않은가.

 [결손 가정은 없다. 정상 가정이 궁극적으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가정에서 아빠와 엄마의 역할이 다르다고 생각했던 것은 그래서 아이에게는 결핍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결국 가정에서의 남녀 성역할을 인정하고 '부재'한 '엄마'의 역할을 다시 채우지 못한다라고 하는 나의 발상일 뿐이었다. 내 안의 남성가부장 이데올로기에 내가 푹 젖어 있는 것이었다.

 

'아빠'와 '엄마'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 세계를 접해나가는 아이에게는 자신과 관계를 만들어 가는 대상이 존재할 뿐이지 않을까. 아이에게는 '남성'으로서의 아빠와 '여성'으로서의 엄마가 필수적인 것이 아니라, 어린 생명으로서 사랑받고 보호받고 존중받음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상호 교감의 관계와 그 관계의 대상이 필수이지 않을까.

 

나는 아이에게 '여성으로서의 엄마'라는 역할을 제공하지 못함을 미안해 했던 것이다. 그것은 아이에게 남녀성역할의 고착이라는 정상가족이데올로기를 그대로 투영하고 있었다는 것을 말한다.

 

사실은 아이가 힘든 것이 아니라, 그러한 남녀성역할 고착과 정상가족 제도 속에서 기득권을 가지고 있던 남성인 '내'가 힘들었던 것이다. 소위 정상가족 내의 여성노동의 부재로 인해 내가 '힘들어 지는 것'이 '힘들었던 것'이다. 그것이 감정투영을 통해서, 아이가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고 아이에게 미안함으로 나타났고, 아이에게 미안해함으로써 사실은 나의 힘듦을 스스로 위로하려고 했던 것이다.

 

나와 아이는 아빠와 아들이라는 가족 틀거리가 아니라, 서로 사랑하고 서로 존중하고 서로 필요로 하는, 인간과 인간이라는 가족 틀거리가 필요하다. '여성으로서 엄마'의 부재가 결손이 아니다. 아빠라는 나와 아들이라는 아이가 어떤 관계를 맺어가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그리고 나 자신이 '남성'임을 포기하고, 남성가부장적 자본주의에서의 남성으로서의 모든 기득권을 거부하고,  전적으로 생활인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엄마'는 없다. '아빠'도 없다. '인간'과 '인간'이 있을 뿐이다.

 

이젠 모성이데올로기를 내 속에서 놓아버리고, 나는 아들과, 인간과 인간으로서의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가며, 나 스스로 생활인이 되어, 행복하고 즐겁게 살아 가려고 한다. 앞으로도 더 많은 시행착오와 어려움이 있겠지만 말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탁아방을!!!

오늘 제 3회 복사골 청소년 예술제에 청소년 포럼이 있다길래 갔다.

한 꼭지를 맡아서 발제를 하기로 했기 때문에...포럼 주제는 '우리는 학교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나에겐 애가 하나 있다. 5살짜리 남자 아이다. 오늘 데리고 갈 수밖에 없어서 아이의 손을 잡고 포럼에 참여했다.

가면서...사실 청소년 대상의 행사들이기에 크게 생각한 바가 없었지만...데리고 가는 '아이'가 은근히 걱정되었다. '그래도 누군가가 좀 돌봐 주겠지'라고 위안하면서...

다행히 행사진행측에서 아이를 흔쾌히 잘 돌봐주겠다고 해서...

 

포럼이 끝나고...아이를 다시 만나고...그러면서 문득 드는 생각이...

 

청소년 대상의 행사라고 하더라도...청소년 중에서 행사에 참여하고 싶지만 나이어린 동생 때문에 참여하지 못하는 청소년은 없을까? 예를 들자면 한부모 가정의 경우든, 소녀소년가장이든 말이다....

탁아방은 보통 어른이 데리고 오는 아이들을 돌봐주는 것으로 생각했었다. 이것 역시 이 사회에서 청소년이 배제되고 소외되고 있는 또 다른 모습이 아니겠는가. 청소년 행사라고 해서, 청소년이라고 해서 탁아방이 왜 필요하지 않겠는가. 설혹 단 한 명의 청소년이 탁아방을 필요로 하더라도 말이다.

 

모든 청소년 행사에 탁아방을!!!!

모든 행사에, 모오든 행사에 반드시 탁아방을!!!

 

나오면서 포럼 평가서에 자취를 남겼다....제 4회 복사골 청소년 예술제부터는 탁아방이 설치되기를 희망한다고....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