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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아닌 광장

그러니까 아무개의 말에 따르면

동원과 참여, 소통의 의미와 실질적 모양새라는 것은

'웹2.0' 시대에 이르러 전면적으로 바뀌었다.

바뀌지 않았다면 심하게 혼란스러운 지경이다.

'광장'과 '군중'의 의미는 다시 해석되어야 한다.

이 시대에 이르러 다수 군중의 집결이라는 물리적 동원 양상은

전 시대와 전혀 다르게 해석될 여지가 있다.

'웹2.0 시대'에는 10명이 모이거나 1명이 모이거나 그 위력은 과거 시기 100만명이 모인 것보다 클 수도 있다. 또 만명이나 십만명이 모였다고 해도 그 위력은 보잘것 없는 것일수도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이명박 일당은 이런 흐름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부류이다.

광장을 놓고 벌이는 공권력과 시민들 사이의 충돌은

'광장'의 새로운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이명박이 만들어낸 혼란이다.

아마도 그는 '네티즌'이라고 불리는 새로운 시민들의 유형이

심하게 무기력하고 수동적이며 게으른 존재여서 그 누구도 쉽게 실제 광장으로 나오게 할 수 없으리라고 보았을 것이다.  정작 그 수동적인 사람들이 가상공간의 네트워크를 떠나 광장으로 '물리적인 몸'까지 움직이게 한 것은 이명박이 도무지 넷 세계의 시민들을 이해하지 않으려고 했기 때문이며, 그로 인해 가상공간에 머리를 두고 있던 네트워커들이 심하게 심리적 절망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이명박이 집시법과 형법을 악용하여 물리적으로 광장을 막고, 인터넷 실명제와 사이버 모욕죄 등으로 가상공간마저 지배하고, 미디어 법으로 방송(머지 않아 일반적인 쌍방향 통신 수단과 구분이 없어질) 마저 장악하려 악착같이 노력하는 이유가 될 수도 있겠다.

 

이명박이라고 사이버 세계를 장악하고 싶지 않겠는가마는, 그들의 구사하는 논리력이 기껏 조갑제나 서정갑류 '빨갱이 사냥'에서 못 벗어나고, 군부독재 시절의 '아름다운' 추억에서 한치도 나아갈 수 없다는 것이 명백하므로,  그들의 얕은 논리로는 미네르바 같은 '백수'들의 경제 지식과 분석도 돌파해내지 못하므로 차라리 사이버 세계를 파괴하고 세상을 70년대로 되돌리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명박이 바라는 가상공간의 지배라는 것은 봄날 개꿈에 불과하고, 방송미디어를 통한 '대한늬우스'의 부활은 배삼룡시대의 흘런간 코메디이다. 우리가 이 웃기는 코메디에 진지하게 맞설 필요가 있을까? 수십만명을 동원하여 엄숙한 얼굴로 함께 모여 비장하게 싸울 가치는 있을까? '착한 이'들이 이토록 모이지 않는다고 비관할 필요가 있을까? 이른바 '웹2.0' 시대에.

 

시청 광장만 광장이 아니다. 전국 방방 곡곡이 동시에 광장이 될 수 있다.

수만명 시민만 군중이 되는 것은 아니다. 점점히 흩어진 곳곳의 1인들이 다 군중이 될 수 있다.

그들을 동시에 연결시킬 수 있는 유형 무형의 선(네트워크)만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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