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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여러 사건들
이 벌어졌고 벌어지고 있으나, 이명박을 '대표'로 두고 있는 한국의 지배 계급은 아무런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무능하기가 보기에 처참할 정도인데, 이 무능은 사건의 해결 능력이나 여건이나 자원 부족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애당초 문제의 성격을 '판단' 내리기를 아예 못하는 데서 시작되었다.
사건 성격을 규정한다고 해서 그것이 꼭 올바르다거나, 칭찬해줄만치 좋은 대안 내놓기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겠지만, 어쨌든 욕을 먹더라도 지들만의 단어로 사건의 경로를 파악해서 보여주고 인민의 판단을 받아야 하지, 대충 시간 가기만을 기다릴수는 없는 일이다.
천안함 쑈나 연평도 남북 합작 대포쑈야 그렇다치고, 남한 각지를 휩쓰는 구제역이나 조류 독감에도 이 상황을 판단하는 책임있는 자가 없다. '독재자는 바쁘다'고 했던가? 날밤새고 일하니 알아달라고 두목 명박은 우는 소리를 하지만, 직접 소돼지를 묻을 일도 없고, 영하10도에 소독호스 잡을 생각도 없는 자가, 말로는 맨날 '생각'하고 '확신'만 해대는 엉성하고 무능한 권력을 대신해서 목을 내놓을 충성스런 대리인들도 없다. 일을 엄청 많이 한다는 놈이 하는 일이 대체 뭘까?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놈 같으니.
코메디언 배칠수가 그 목소리를 흉내내서 웃음거리로 만들때는 이명박이 유용하긴 하지. 배칠수 참 대단하다.
2. 애덤 스미스
도메 다쿠오, 지금 애덤 스미를 다시 읽는다, 동아시아, 2010.
...애덤 스미스를 도덕감정론과 국부론을 함께 읽어 이해해야 한다. 두 책 모두 원전은 커녕 번역서도 제대로 안읽어봤으니, 우선 날림으로 이 책이라도 읽어야지 별수 있나. 국부론에 딱 한번 등장한다는 '보이지 않는 손'이 세상을 '움직인다'는 시대에, 그 시절 스미스가 '시장'을 죽음의 경쟁이 지배하는 마당이 아니라 오히려 '협동과 우애'의 장이라고 이야기했다는 사실을 핏대 올리던 '자유방임' 선생들은 알고도 감췄는지, 정말 몰랐는지 묻고 싶어지더라. 읽고나니 애덤 스미스가 행동경제학의 원조가 아닌가 하는 느낌.
3. 이오덕
이오덕, '글쓰기 어떻게 가르칠까', 보리.
지금도 거짓말 글쓰기 대회가 곳곳에서 열리고 있지 않은가? 오래된 책이지만, 다시 한 구절만 보아도 부끄러움에 얼굴이 달아오른다. 수십년 거짓말에 길들여진 학동들이 자라서 선생도 되고 정치인도 되고 교수도 되어, 낯두꺼운 거짓 말들을 양산하는 구조. 내 과거는 어땠는가? 나는 지금 어떤 짓을 하고 있는가? 더 좋은 책이 있을지는 모르나, 지금까지 본 중에 자식 키우는 부모라면 반드시 읽어봐야 할 가장 좋은 책이 아닐까싶다. 물론 학동들 가르치는 선생이라면 '반드시'를 열번쯤 반복해도 아쉽지 않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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