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반대 싸움이...안타깝지만 양상으로 보면 反FTA 싸움의 기세가 죽은 것은 사실이다. 논란은 한미FTA 타결 선언이 나온 지난 4월 이후 더 이상 필요가 없어졌다. 대세론으로 굳히기에 들어간 상황에서 반전의 극적 드라마가 연출되지 못했고 그 이후 분위기는 제 살을 깎아먹으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고 한미FTA 반대하는 사람들이 찬성으로 돌아선 것은 아니다. 그럴 이유도 없다. 반대 활동했던 단위들이 그 명분을 잃은 것도 아니다. 한EU FTA,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문제처럼, 반대하고 싸워야 할 현안은 여전히 널려 있다. 단지 지금은 1년의 시간을 보낸 과정에서 이어진 지난한 싸움과 계속된 공세, 각 단위의 정치적 이해가 달라 잠시 숨 고르기를 할 뿐이다. 물론 '비준'을 염두에 두고 조직을 정비하는 단위들도 있다. 그렇게 이해하고 싶다.
진보 블로거들 내에서 재밌는 쏠림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각자가 경험했던 反FTA 싸움의 사진들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며 힘다지기를 하거나, 서로 서로 트랙백을 걸며 응원한다. FTA 반대 싸움에서 흩어져 있는 개인들이 진보 블로그를 통해 다시 관계를 엮기 시작했다. 이건 또 다른 시작이다.
'엡튀 반대 백인백색 인권선언'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일상을 통해 저항의 목소리를 내자는 취지에 동참하면 된다는 논지다. 관심 없으면 그냥 보고 쓰윽 나가면 된다. 관심이 있으면 잠시 머물러 진보 블러거들이 만들어 놓은 작품을 감상해 보는 건 어떨까. 걸려 놓은 트랙백을 따라 다니며 그들의 얘기를 들어봄은 어떨까. 그간 꽁꽁 숨겨뒀던 나만의 작품이나 아이디어들을 올려 놓는다면.
과장하거나, 허세를 부릴 필요도 없다. 실력이 되는대로 생각이 드는 대로 자신의 온라인 공간에서 아니면 '엡튀 반대 인권선언 블로그'를 통해 늘어놓으면 된다.
진보 블로거들 뿐만 아니라 누구나 관심 있게 할 수 있는 것들을 올리면 된다. 자격이나 기준에 규정당할 필요가 없다. 인터넷이 되는 조건이면 트랙백, 덧글, 제작의 제한도 없다. 물론 FTA를 반대하는 의지자들의 결과물이어야 한다는 것과 인권의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대 전제는 있다.
하나만 예를 들어 볼까.
'한미FTA와 공중전화'의 액숀 동영상은 영화 '폰부스'에 자막을 올려 만든 영상이다. 영화를 본 사람은 주인공의 상황과 빗대어 좀더 이해하기가 수월하다. 영어를 좀 하는 사람들의 경우 영어와 거의 상관없이 엉뚱하게 나오는 자막에 신경이 거슬릴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 외에는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다. 가끔은 주인공의 영어 대사와 자막이 맞아 떨어지기는 기가막힌 묘가 있기도 하다.
블로그를 만들고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쥬느 진보네트워크센터 활동가는 "9월 국회시기에 FTA 비준 동의안 반대 운동을 오프라인에서 하기 전에 온라인에서 분위기를 만들어 보자는 취지"라며 온라인 공간에서의 활동을 설명한다. 이들은 온라인의 여세를 몰아 오프라인까지 폭을 넓힐 계획이다.
쥬느 활동가는 "이 내용을 바탕으로 백서를 만들예정이지만 어려운 백서가 아니라 일반인들이 쓴 블로거, 일상에 나타나는 내용들을 묶어서 백서처럼 만들 예정"이라고 덧붙인다.
이 블로그의 이용방식은 3단계로 나눠진다.
1단계 상징행동은 자발적인 참가자들이 한미FTA가 인권을 파괴하는 구체적인 현장 공간을 선정해 이 공간을 배경으로 1인 시위를 진행하고 디지털카메라로 이 장면을 촬영해서 올린다. 말은 그렇지만 쌀을 이용한 사진제작물처럼 소재, 아이디어의 제한은 없다.
2단계는 이미지행동으로 제작 후 맘껏 퍼트리는 과정이다. 참가자들은 자신의 상징행동과 관련된 글도 함께 올리면 좋고, 글은 인권의 관점에서 본 한미FTA의 문제점을 잘 드러나게 하면 제일 좋다.
그리고 마지막 3단계는 집단행동으로 '한미FTA 비준 동의안' 제출 시점을 잡아 국회 인근에서 한미FTA 반대 시위에 집단적으로 나서는 것이다. 그리고 그간 블로그에 올렸던 내용들은 '인권과 민주주의 파괴하는 한미FTA를 반대합니다'라는 기조로 인권선언/백서의 소중한 기초가 될 예정이다.
최종적으로 오프모임이 종착지이긴 하지만, 3단계의 오프 모임이 부담된다면 온라인 활동에 주력해도 상관없다. 오프 모임에 나오고 싶은데 피치 못 할 사정으로 얼굴을 밝힐 수 없다면, 봉투행동단의 아이디어를 빌려오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우리에겐 마음껏 올릴 수 있는 진보 블로그와 선전과 익명이 동시에 보장되는 봉투의 무기가 있지 않은가. FTA에 반대하시는 분들, 맘껏 뛰어들어보심이 어떨런지.
엡튀반대 백인백색 인권선언에 동참하시려면,
자기 블로그에서 이미지와 동영상, 글을 생산합니다. 간단하고 자기 방식대로 표현하는 거죠. 트랙백기능을 이용해서 이곳 포스팅의 트랙백 주소에 엮어주시면 됩니다. 구지 하지 않으셔도 운영진이 찾아갈 수도 있겠습니다.
참고로 주소는 http://blog.jinbo.net/lifenofta 입니다. 목적은 온라인의 통해서 탈지역적이고 특별하지 않은 일반인들의 일상을 통한 저항적 목소리를 내는 것입니다. 그리고 오프행동으로 이어지는 것이 목적이구요.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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