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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작년 요맘때 도서관에 가서 역사책을 한참 읽었더랬다.
보통은 한번 정한 텍스트를 열심히 읽는 편인데, 홀로 역사읽기는 거의 처음이어서
지저분하게 이책 저책 읽었다.
논문이나 책을 쓸때처럼 찬찬히 섭렵한 책들에 대한 목록을 마련하고
기록하지 않아.. 그냥 머릿속의 기억으로만 남아버렸고, 그나마 중단된 채
희미해지려한다.
세계사를 읽으면서, 그간의 역사교육이 얼마나 앵글로색슨에 의해, 앵글로색슨의 시각에서, 앵글로색슨을 위해 얼마나 적나라하게 왜곡되어왔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역사에 대한 학자들의 다양한 정의, 가령 '과거와의 끊임없는 대화' 어쩌구 저쩌구...그런거 다 필요없고, 역사는 기록(문자)이 지배하고 기록은 지배권력이 배타적으로 점유했다는 사실이었다.
이 두가지가 합쳐지면서 사실상 문화적 선사시대를 살았던 앵글로색슨이 그리이스 로마를 자신의 것으로 삼고, 여타 민족들을 오랑캐로 돌변시켰다.
내가 봤던 책은 맑스주의 서적이 아니었고, 무미건조한 연표, 지도, 앵글로색슨적 시각의 서적들, 문화적, 언어적으로 접근한 역사책 등이었다.
나 역시 기록해두지 못한 아쉬움이 남아.. 다시 역사책들을 읽으며 새롭게 역사책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절실하다.
'하나의 유령이 유럽을 배회하고 있다.'
맑스의 공산당 선언이 아니었다. 버스안에서 뒤척이던 신문의 어떤 칼럼의 첫줄이었다.
'바로 영`미 시장자본주의라는 유령이다.'라는 말이 곧바로 이어진다.
인간의 역사를 다시 쓰게 하고, 프로메테우스라는 찬사가 가장 어울리는 맑스,
인류에 끼친 그 기여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대접받지도 못해서 더 안타까운...
그의 공산당 선언을 처음 읽었을 때 두근거렸던 기억,
바람과도 같은 유령.... 공산주의 그 감격스러움에 대한 그리움과 함께
영미 시장자본주의가 이제 맑스의 자리를 넘본 것만 같은 서글픔이
몰려와 그 좁은 버스안에서 갑자기 눈물이 울컥 튀어나오려 했다.
며칠이고 그 신문을 가방에 넣고 다녔다.
다른 신문을 잘 안봐서 신문들이 대부분 신자유주의에 대해
비판적인 논조를 유지하고 있는 지 잘 모른다.
내가 보는 신문은 경향신문인데, 입장이 어쨌건 간에 신자유주의에 대해
비판적인 글들이 많다.
그 칼럼을 쓴 사람은 필경 케인즈를 지지하는 사람일지 모르나
(느낌상 그럴 것 같다. 그러니 공산당 선언 첫줄을 인용한 것도 실은 장난이었겠지?...)
어쨌거나 시장자본주의에 대해 비판의 칼날을 세웠다. 영미식 시장자본주의에
영향을 끼친 세가지를 지적했는데, 화폐론자, 하이예크, 아인 랜드의 소설 '근원'을
뽑았다.
며칠지나 그 칼럼을 다시 읽어보니, 괜한 감상이었구나한다.
내 상태가 이러니, 감정도 이렇게 어지럽지....
프리터(free+arbeit+or)라는 속셋말이 청년실업군의 다양한 모습 중의 하나인 줄 알았는데
장년층이지만 나의 상태를 정확하게 표현해주는 말이라는 것을 알았다.
필요에 따라 필요한 만큼의 노동을 한다는 것... 매우 공산주의적이고 자발적이고 고도로 의식적인 행위이다.
나의 20대 후반도 활동비를 벌기위해서 정말 필요한 만큼 노동을 하는 전형적인 프리터의 삶이었다. 그건 나의 활동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노동이었다. 중고생 과외라고하는...ㅋㅋ
돈벌이와 활동이 분리됨에 따른 갈등 따위는 전혀 없었고, 그냥 쿨 했다.
그런데... 지금의 활동은 돈벌이와 분리되지 않는 측면도 있는데 웬지 심기가 불편하고 전혀 쿨하지 않다. 다시는 할만한 일이 못될 것 같다는 생각이다. 사실.. 이번 일을 하면서 잘되면 나의 그동안의 길찾기에 뭔가 보탬이 되지 않을까 은근히 기대도 했었는데.. 내 상태가 프리터구나라는 사실을 자각한 순간부터 아무런 기대도 없다. 그저 빨리 끝나버렸으면 하는 생각뿐이다.
고단하다. 왜 하는 일마다 또다시 하고 싶지 않은 일이 되어버릴까.....
8개월 동안 질질 끌던 일 하나가 끝났다.
두터운 보고서 한 권으로 남은 결과물이 뭔가 허탈하다할까...
그 팀웍으로 다시는 아무일도 못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8개월이 그냥 허송세월이 아니었는데, 쌓이고 남은게 없는 것 같다.
오늘 옛날에 함께 일하던 동료와 마주쳤다. 해고자였다가 복직하였고
노동조합 활동을 하고 있다. 자리를 잡아야지 비정규생활 계속할꺼냐고...
뭐 자발적 비정규직이야 저가 좋아서 하는 일인걸...
하지만, 보고서를 쳐다보는 순간 뭔가 허탈하고 씁쓸하고 털린 것같은 기분은 왜일까?
앞으로 또 넉달 가량 또다른 일을 시작하게 된다. 그럭저럭 올 한해를 보내면
이제 만 3년을 이렇게 보낸 셈이된다. 이제 나이도 장난이 아니구...
재작년부터 풀지못한 채 끌어왔던 '길찾기'.... 아예 찾지도 못하고
뜨내기처럼, 좋게 말하면 프리랜서처럼... 또는 자발적 비정규직 처럼
살아온 셈이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내가 점점 더 현명해지고 똑똑해지는 것이 느껴지는데
막상 처지는 그렇지 못하다. 자리잡기.. 길찾기.. 참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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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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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상태를 지칭하는 좋은 단어가 있더군. 프리터라고 하던데...쩝.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