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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형철, 금화터널을 지나며

금화터널을 지나며

                                강형철

 

매연이 눌어붙은 타일이 새까맣다

너는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적어

그 곁에 보 고 싶 다 썼고

나는 정차된 좌석버스 창 너머로

네 눈빛을 보고 있다

손가락이 까매질수록

환해지던 너의 마음

사랑은 숯검댕일 때에야 환해지는가

스쳐지나온 교회 앞

죽은 나무 몸통을 넘어 분수처럼 펼쳐지는

능소화

환한 자리

 

          - 강형철 시집 《도선장 불빛 아래 서 있다》 중

 

 

예전에 한 사람과 헤어진 후 금화터널을 지날 때마다 버스 창밖을 내다보며 보고싶다고 되뇌었던 적이 있었다. 내 경우는 장소랑 결합된 기억이 참 오래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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