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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6월 17일, 남아공은 주민등록법을 폐지함으로써 적어도 제도적으로는 인종차별 시대의 종지부를 찍었다. (그 전 달에 재판없는 구속과 언론검열을 허용해온 국가보안법을, 그 달 초에는 인종간의 주거지를 구분해 놓은 집단거주지역법과 전국토의 87%를 백인에게 할당한 토지법을 폐지했다) 1950년 제정된 남아공의 주민등록법은 모든 주민을 4개의 인종으로 구분하여 등록하게 하고 있었다. 이를 통해 각종 차별을 정교하게 시행했다. 도대체 어떻게 모든 사람을 4개의 인종으로 구분할 수 있는지.
사실, 이런 제도의 극단은 나치 시대의 유대인 가족 번호다. 영화 신들러리스트에서 이 제도를 엿볼 수 있다. 유럽에서 일찌감치 국가의 개인정보 수집을 금지해온 것도 이런 역사적 배경 때문이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우리 주민등록법도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단적인 예로 우리 주민등록법은 남성과 여성 외의 어떠한 구분도 허용하지 않는다. 다른 성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을 이 둘 중 하나로 표현할 수밖에 없다. 이들에게 양심의 자유란 적어도 주민등록번호 앞에서는 보장되지 않는다. 물론, 그들의 성 정체성을 표현할 수 있는 번호체계가 만들어지면, 그들은 더욱 고통받을 거다.
남아공은 인종차별 폐지투쟁과 함께 주민등록법을 폐지했고, 헝가리는 현실사회주의 독재를 철폐한 후 주민등록번호 제도를 위헌으로 규정했다. 그러고보면, 주민등록법 뿐 아니라, 지문날인이나 국가보안법도 (비록 모습은 다르겠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당당히 존재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로부터 합헌판결 받아가면서 말이다. 이것이 해방을 경험한 나라와 경험하지 못한 나라 사이의 차이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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