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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요즘들어 변해가는 사람들을 보면

불안하다

 

주변을 보며

나를 보며

 

이 불안함은

나인지 그대들인지

 

이 불안함은

변화인지

변신인지

변절인지

도퇴인지

 

이 불안함은

변하는 것인지

변해지는 것인지

 

그래도

고속도로 쾌속질주의 인생이 아님에

감사함과 위안을 느낀다

 

불안함을 느낀다는 것은

젊다는 증거이기에

 

불안함을 불안함 자체로만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은

불안에 지배당하지 않는다는 증거이기에

 

 

 

 

 

 

 

 

 

 

 

 

 

 

 

 

먼 저편
- 미래의 착취자가 될지도 모를 동지들에게 -

체게바라

지금까지
나는 나의 동지들 때문에 눈물을 흘렸지.
결코 적들 때문에 눈물을 흘리지는 않았다.
오늘 다시 이 총대를 적시며 흐르는 눈물은
어쩌면 내가 동지들을 위해 흘리는 마지막
눈물이 될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 멀고 험한 길을 함께 걸어왔고
또 앞으로도 함께 걸어갈 것을 맹세했었다.
하지만
그 맹세가 하나 둘씩 무너져갈 때마다
나는 치밀어 오르는 배신감보다는
차라리 가슴 저미는 슬픔을 느꼈다.
누군들 힘겹고 고단하지 않았겠는가
누군들 별빛 같은 그리움이 없었겠는가
그것을

우리 어찌 세월 탓으로만 돌릴 수 있겠는가
비록 그대들이 떠나 어느 자리에 있든
이 하나만은 꼭 약속해다오
그대들이 한때 신처럼 경배했던 민중들에게
한줌도 안 되는 독재와 제국주의의의 착취자들처럼
거꾸로 칼끝을 겨누는 일만은 없게 해다오
그대들 스스로를 비참하게는 하지 말아다오
나는 어떠한 고통도 참고 견딜 수 있지만
그 슬픔만큼은 참을 수가 없구나

동지들이 떠나버린 이 빈산은 너무 넓구나
밤하늘의 별들은 여전히 저렇게 반짝이고
나무들도 여전히 저렇게 제 자리에 있는데
동지들이 떠나버린 이 산은 너무 적막하구나

먼 저편에서 별빛이 나를 부른다

 

 

 

 

 

 

 

 

 

 

 

평온한 저녁을 위하여

 

박노해

 

나면서부터인가
노동자가 된 후부터인가
내 영혼은 불안하다.

새벽잠을 깨면 또다시 시작될 하루의 노동.
거대한 기계의 매정한 회전
주임놈의 차가운 낯짝이 어둠처럼 덮쳐오고
아마도 내가 자살한다면 새벽일 거야.

잔업 끝난 늦은 귀가길
산다는 것,노동자로 산다는 것의
깊은 불안이 또 다시 나를 감싼다.
나를 감싼다.

화창한 일요일 가족들과 오붓한
저녁상의 웃음속에서도
보장 없는 내일에 짙은 불안이 엄습해 온다.

잔업 끝난 늦은 귀가길
산다는 것,노동자로 산다는 것의
깊은 불안이 또 다시 나를 감싼다.
나를 감싼다.

화창한 일요일 가족들과 오붓한
저녁상의 웃음속에서도
보장 없는 내일에 짙은 불안이 엄습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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