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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험한 가계 - 기형도(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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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2008/03/11
    인권연구소 '창' 40강좌!

위험한 가계 - 기형도

위험한 가계 - 기형도




1



그 해 늦봄 아버지는 유리병 속에서 알약이 쏟아지듯 힘없이 쓰러지셨다. 여름 내내 그는 죽만 먹었다. 올해엔 김장을 조금 덜 해도 되겠구나. 어머니는 남폿불 아래에서 수건을 쓰시면서 말했다. 이젠 그 얘긴 그만하세요 어머니. 쌓아둔 이불에 등을 기대 채 큰 누이가 소리질렀다. 그런데 올해에는 무들마다 웬 바람이 이렇게 많이 들었을까. 나는 공책을 덮고 어머니를 바라보았다. 어머니. 잠바 하나 사주세요. 스펀지마다 숭숭 구멍이 났어요. 그래도 올 겨울은 넘길 수 있을 게다. 봄이 오면 아버지도 나으실 거구. 풍병에 좋다는 약은 다 써보았잖아요. 마늘을 까던 작은누이가 눈을 비비며 중얼거렸지만 어머니는 잠자코 이미 위로 흘러내리는 수건을 가만히 고쳐매셨다.



2



아 버지, 그건 우리 닭도 아닌데 왜 그렇게 정성껏 돌보세요. 나는 사료를 한 줌 집어던지면서 가지를 먹어 시퍼래진 입술로 투정을 부렸다. 농장의 목책을 훌쩍 뛰어넘으며 아버지는 말했다. 네게 모이를 주기 위해서야. 양계장 너머 뜬, 달걀 노른자처럼 노랗게 곪은 달이 아버지의 길게 늘어진 그림자를 이리저리 흔들 때마다 나는 아버지의 팔목에 매달려 휘 휘 휘파람을 날렸다. 내일은 펌프 가에 꽃 모종을 하자. 올 봄엔 벌써 열 살이다. 어머니가 양푼 가득 칼국수를 퍼담으시며 말했다. 알아요 나도 이젠 병아리가 아니에요. 어머니, 그런데 웬 칼국수엔 이렇게 많이 고춧가루를 치셨을까.



3



방 죽에서 나는 한참을 기다렸다. 가을 밤의 어둠 속에서 큰 누이는 냉이꽃처럼 가늘게 휘청거리며 걸어왔다. 이번 달은 공장에서 야근 수당까지 받았어. 초록색 츄리닝 윗도리를 하나 사고 싶은 데. 요새 친구들이 많이 입고 출근해. 나는 오징어가 먹고 싶어, 그건 오래 씹을 수 있고 맛도 좋으니까. 집으로 가는 길이 너무 멀었다. 누이의 도시락 가방 속에서 스푼이 자꾸만 음악 소리를 냈다. 츄리닝이 문제겠니. 내년 봄엔 너도 야간고등학교라도 가야 한다. 어머니, 콩나물에 물은 주셨어요? 콩나물보다 너희들이나 빨리 자라야지. 엎드려서 공부하다가 코를 풀면 언제나 검뎅이가 묻어나왔다. 심지를 좀 잘라내. 타버린 심지는 그을음만 나니까. 작은누이가 중얼거렸다. 아버지 좀 보세요. 어떤 약도 듣지 않았잖아요. 아프시기 전에도 아무것도 해논 일이 없구. 어머니가 누이의 뺨을 쳤다. 약값을 줄일 순 없다. 누이가 깍던 감자가 툭 떨어졌다. 실패하시고 나서 아버지는 3년 동안 낚시질만 하셨어요. 그래도 아버지는 너희들을 건졌어. 이웃 농장에 가서 닭도 키우셨다. 땅도 한 뙈기 장만하셨댔었다. 작은누이가 마침내 울음을 터뜨렸다. 죽은 맨드라미처럼 빨간 내복이 스웨터 밖으로 나와 있었다. 그러나 그때 아버지는 채소 씨앗 대신 알약을 뿌리고 계셨던 거예요.



4



지나간 날들을 생각해보면 무엇하겠느냐. 묵은 밭에서 작년에 캐다 만 감자 몇 알 줍는 격이지. 그것도 대개는 썩어 있단다. 아버지는 삽질을 멈추고 채마밭 속에 발목을 묻은 채 짧은 담배를 태셨다. 올해는 무엇을 심으시겠어요? 뿌리가 질기고 열매를 먹을 수 있는 것이면 무엇이든지 심을 작정이다. 하늘에는 벌써 티밥 같은 별들이 떴다. 어머니가 그만 씻으시래요. 다음날 무엇을 보여주려고 나팔꽃들은 저렇게 오므라들어 잠을 잘까. 아버지는 흙 속에서 천천히 걸어나오셨다. 봐라. 나는 이렇게 쉽게 뽑혀지는구나. 그러나 아버지. 더 좋은 땅에 당신을 옮겨 심으시려고.



5



선 생님, 가정방문은 가지 마세요. 저희 집은 너무 멀어요. 그래도 너는 반장인데. 집에는 아무도 없고요. 아버지 혼자, 낮에는요. 방과 후 긴 방죽을 따라 걸어오면서 나는 몇 번이나 책가방 속의 월말고사 상장을 생각했다. 둑방에는 패랭이 꽃이 무수히 피어 있었다. 모두 다 꽃씨들을 갖고 있다니. 작은 시앗들이 어떻게 큰 꽃이 될까. 나는 풀밭에 꽂혀서 잠을 잤다. 그날 밤 늦게 작은누이가 들어왔다. 아버진 좀 어떠시니. 누이의 몸에서 석유 냄새가 났다. 글세, 자전거도 타지 않구 책가방을 든 채 백장을 돌리겠다는 말이냐? 창문을 열자 어둠 속에서 바람이 불려 몇 그루 미루나무가 거대한 빵처럼 부풀어오르는 게 보였다. 그리고 나는 그날, 상장을 접어 개천에 종이배로 띄운 일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6



그 해 겨울은 눈이 많이 내렸다. 아버지, 여전히 말씀도 못하시고 굳은 혀. 어느 만큼 눈이 녹아야 흐르실런지. 털실뭉치를 감으며 어머니가 말했다. 봄이 오면 아버지도 나으신다. 언제가 봄이에요. 우리가 모두 낫는 날이 봄이에요? 그러나 썰매를 타다보면 빙판 밑으로는 푸른 물이 흐르는 게 보였다. 얼음장 위에서도 종이가 다 탈 때까지 네모반듯한 불들은 꺼지지 않았다. 아주 추운 밤이면 나는 이불 속에서 해바라기 씨앗처럼 동그랗게 잠을 잤다. 어머니 아주 큰 꽃을 보여드릴까요? 열매를 위해서 이파리 몇 개쯤은 스스로 부숴뜨리는 법을 배웠어요. 아버지의 꽃 모종을요. 보세요 어머니. 제일 긴 밤 뒤에 비로소 찾아오는 우리들의 환한 가계를. 봐요 용수철처럼 튀어오르는 저 동지의 불빛 불빛 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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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인권영화제를 시작해요

 

재미있는 영화 많아욤

아방가르드한 포스터...흠....

포스터 어떠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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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봉

 

 

라봉님 안녕.

이렇게 껍질에 그림그려놓고, 먹지도 않았군요.

라봉님을 본 지 어언 한달이 되어가는구만요.

라봉님 일부분은 아직 제 책상 끄트머리에 자리잡고 있어요.

라봉님은 눈을 감지 않으시나요?

라봉님은 입을 벌리지 않으시나요?

라봉님은 설마! 헤어스타일도 계속 저러시군요!

라봉님은 그래도 비율이 잘 맞아요.

 

가끔 눈 감고 주무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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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의 새벽

노동의 새벽

 

 

전쟁 같은 밤일을 마치고 난

새벽 쓰린 가슴 위로

차거운 소주를 붓는다

이러다간 오래 못가지

이러다간 끝내 못가지

 

설은 세 그릇 짬밥으로

기름투성이 체력전을

전력을 다 짜내어 바둥치는

이 전쟁 같은 노동일을

오래 못가도

끝내 못가도

어쩔 수 없지

 

 

탈출할 수만 있다면,

진이 빠져, 허깨비 같은

스물아홉의 내 운명을 날아 빠질 수만 있다면

아 그러나

어쩔 수 없지 어쩔 수 없지

죽음이 아니라면 어쩔 수 없지

이 질긴 목숨을,

가난의 멍에를,

이 운명을 어쩔 수 없지

 

 

늘어쳐진 육신에

또다시 다가올 내일의 노동을 위하여

새벽 쓰린 가슴 위로

차거운 소주를 붓는다

소주보다 독한 깡다구를 오기를

분노와 슬픔을 붓는다

 

 

어쩔 수 없는 이 절망의 벽을

기어코 깨뜨려 솟구칠

거치른 땀방울, 피눈물 속에

새근새근 숨쉬며 자라는

우리들의 사랑

우리들의 분노

우리들의 희망과 단결을 위해

새벽 쓰린 가슴 위로

차거운 소주잔을

돌리며 돌리며 붓는다

노동자의 햇새벽이

솟아오를 때까지



얼마 전, 다른 사무실에서 술한잔하다가 한 사람이 내게 들려줬다.

듣다보니 엄마가 듣던 노래인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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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 해라 좀 이랜드








그만 삽질하자 랜드야
이제 너희얼굴 지겹다 랜드야
이랜드..이랜드..이랜드..이랜드
일랜드...일랜디...일롼디...일랜다...
일랠당....일랠다. 잉랜다. 일랜다..

일낸다. 이러다 한번 더 일낸다.
이랜드..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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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o Hoo

"

 

 

Woo Hoo 

 

the 5,6,7,8s

 

킬빌 ost

 

저런 영상에 어떻게 저런 노래를 깔려고 했을까.

킬빌은 너무 잔인하다. 노래는 좋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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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블로그의 이름, 눈속의 빨간점의 뜻은 별 게 없다.

피곤하거나 힘들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낸 눈 흰자위에 빨간 점이 생긴다.
한두개가...

그래서 눈속의 빨간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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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21일 회의시간낙서





이날은 중요한 회의였는데 또 다시 낙서를 하고 말았다.







최호철님이 을지로순환선이라는 그림책을 내셨다. 그걸 봤는데 괜히 따라하지도 못할 것을 따라한거다. 힝






역시나 허접해. 조금 더 낙서를 많이 해야지.
실제로 저렇게 철거되는 곳들이 아주 많이 있다.
후락된 지역공동체를 보존해야 하나, 혹은 개발을 해서 좋게 바꾸어야 하나...? 아직까지 고민이다.
어쨋든 확실한 것은 개발보다 인간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것,
시멘트가 희망이 아닌거지.

오늘은 졸려운 밤이다. 춘곤증~랄랄라




주황색 딸기.
빨간게 아니라 왜 주황색이지.
딸기에 저렇게 콕콕 박혀있는 것은 바로 들깨다!!
새로운 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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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멜





이런 담배표지가 나온다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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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연구소 '창' 40강좌!

인권연구소 ‘창’에서는 세계인권선언 60주년을 맞아 형식적으로 60주년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선언에 담긴 권리의 ‘현재적 의미’를 탐구하는 40강좌를 엽니다.

세계인권선언 30개 조항을 20주제로 분류하여 각 주제당 2회씩의 강좌를 마련했습니다. 한번은 해당 권리의 역사를 살펴보고, 한번은 현재의 쟁점에 대해 해당분야 이론가와 활동가의 기획좌담으로 진행됩니다.  

매주 화, 목 두 차례(저녁 7시 30분) 열리며 3주마다 1주씩 휴식주가 있습니다. 8월도 쉽니다. 전체 강좌 일정은 아래와 같습니다. 초청강사는 섭외되는 대로 공지합니다.

참가비는 회당 5천원입니다(단 현재 소득이 없으신 분은 그냥 오셔도 됩니다). 참가신청은 chang@khrrc.org 로 해주시면 됩니다.

① 전문과 1조; 인권의 철학적 뿌리, 역사, 세계인권선언 이후 인권의 주요쟁점 (3월 11일, 13일)
② 2조 반차별(3월 18일, 20일)
③ 3조 생명권, 신체의 자유, 안전(3월 25일, 27일)
④ 4조 노예/5조 고문(4월 8일, 10일)
⑤ 6조 법 앞에 인간/7조 법 앞에 평등(4월 15일, 17일)
⑥ 9조 자의적인 체포, 구금, 추방/10조 재판의 권리/11조 무죄추정의 원칙 등(4월 22일, 24일)
⑦ 8조 권리침해에 대한 구제(5월 6일, 8일)
⑧ 12조 사생활(5월 13일, 15일)
⑨ 13조 이전과 거주의 자유/14조 망명의 권리/15조 국적(5월 20일, 22일)
⑩ 16조 혼인, 가정의 권리(6월 3일, 5일)
⑪ 17조 재산권(6월 10일, 12일)
⑫ 18조 사상․양심․종교의 자유(6월 17일, 19일)
⑬ 19조 의견과 표현의 자유(7월 1일, 3일)
⑭ 20조 평화적 집회와 결사의 자유(7월 8일, 10일)
⑮ 21조 참정권(7월 15일, 17일)
⑯ 22조 사회보장권, 25조 적절한 생활권(9월 2일, 4일)
⑰ 23조 노동권/24조 휴식․여가의 권리(9월 9일, 11일)
⑱ 26조. 교육권(9월 16일, 18일)
⑲ 27조 문화권(9월 30일, 10월 2일)


오늘부터 시작됩니다!
재미있을거 같다아~!!

⑳ 28-30조 사회적 및 국제적 질서에 대한 권리, 의무, 권리침해 금지 (10월 7일,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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