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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박한 세상살이

  • 분류
    riverway
  • 등록일
    2007/01/12 21:29
  • 수정일
    2007/01/12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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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중반인 조교 남편은 대기업 산하연구소에 다니는데, 그만두고 싶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단다. 밤새워 일하기가 일쑤이고, 지난 연말에는 12월31일까지의 납품기한을 맞추기에 며칠을 밤새 작업을 하여 직접 비행기로 런던공항에 가서 물건을 전달하고 바로 되돌아왔다고 한다.

어디 기간제 교사자리라도 없을까 인터넷 돌아다니다가 사립 공고에 서류를 내보겠다고

마누라에게 심부를 시켰단다. 그만큼 힘들지 않은 직장이 어디 있겠냐, 애들 둘 어떻게 키울려고 그런다냐고 물었더니 자기보다 오래된 부장들의 생활을 보면 더이상 버티는 것이 의미가 없노라고 술먹고 새벽에 들어와서 꺼이꺼이 울었단다.

 

오랫만에 만난 타 학교 선생의 동료가 두명이나 암에 걸려 투병중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제 겨우 50대 초반의 여성들인데... 또 한 사람의 교통사고 사망 소식과 함께.

 

남편 직장의 고위간부가 하루아침에 급성백혈병으로 진단을 받고 입원했단다. 검진 받고, 혈액검사 이상이니 재검하라고 해서 결과 들으러 갔는데 당장 입원해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단다.

 

정부 부처의 고위간부 중 한 사람도 후두암임을 갑자기 알게 되었단다. 그동안 내내 직장 일 다했는데, 숨이 너무 차서 병원에 갔더니 후두암이라고... 그분의 형님이 이비인후과 의사이시고, 가끔 각혈이 있었지만 도저히 자신의 몸을 돌아볼 여유가 없었던 듯 하다.

 

아무리 암이 흔하다 하더라도, 겉으로 보기에 웬만한 학력과 지위를 가진 사람들도 더이상 버텨내기 어렵고, 어느날 갑자기 일상으로부터 퇴출당하고 마는 이 거대한 조직이 무섭다.

요즘 들어 부쩍 이 사회에서 살아가는 것이 너무 척박하게 느껴진다.

나도 그 쳇바퀴에 끼여서 안간힘을 쓰는 것은 아닌가,  힘껏 그 속도를 밟아대지 못해 우울한 것 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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