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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보상에 관한 연구를 하는 사람들

Workers' Compensation Interest Group.

 

이들이 주관하는 학술모임이 지난 주 금, 토  이틀에 걸쳐 있었다. 등록비 내지 않고 듣게 해준다는 말에 빠지거나 중간에 도망치지 않고 꼬박 참여했더니 결국 몸살을 앓고 말았다.

아무 말 안하고 듣기만(다 이해할 수도 없는) 하는 것은 정말 중노동이다.

 

40여명이 모여 자신들이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산재보상 관련 연구에 대해 발표하고, 참석자들의 조언을 듣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한 주제당 45분. 이들의 습관대로 발표 중간에도 질문과 코멘트가 이어지는 경우에는 진행자가 시간관리를 하느라 애를 먹었고.

주로 대학에 있는 연구자, 민간보험회사의 연구소에 있는 연구자, 주정부 공무원들이 참석을 하였고, 임상의사는 딱 한명 있었는데 역시 태도와 발표내용으로 다른 연구자들과 구별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듯 했다.

이들은 일년에 두번씩 이렇게 모여 자신들의 연구진행을 서로 격려하고 정보를 교류한다고 한다. 각 주마다 정책이나 규정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 비교/비판도 하고, 새로운 정보를 얻어가는 것 같았다. 이번에는 캐나다의 비영리민간연구소인 Institute for Work and Health 에서도 참석하였고, 한 민간보험회사의 연구소에서 중국을 대상으로 시작하는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제법 국제적인 수준으로 범위를 넓혀가고자 하는 분위기를 보였다.  

발표된 연구들은 크게 4개 주제로 분류할 수 있는데, 1) 산재보상 정책 및 법 2)산재보고 및 통계 3)산재노동자 치료 및 중재 4)고령노동자의 증가와 산재보상이다.

 

1) 산재보상 정책 및 법에서는 캐나다의 사회보험과 미국 체계에 대한 비교연구, 캘리포니아에서의 산재보상제도 개혁과정, 중국에서의 산재보상제도 개발프로젝트에 대한 발표가 있었다. 캘리포니아는 연방정부와 별도로 주정부가 OSHA를 운영하면서 다른 주와 달리 규정들을 적용하고 있다며 그 과정을 자세히 설명하였다. Liberty Mutual 이라는 민간보험회사 연구소에서 중국 진출을 위해 조사한 내용, 앞으로의 계획이 소개되었는데 중국이 산재보험 연구자들에게 엄청난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는 강조가 거슬리지 않을 수 없었다.

또한, 제공자(provider) 선택이 비용과 outcome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분석연구가 발표되었다. 고용주가 선택하는 경우에 비용이 적으나 만족도는 낮고, 노동자가 선택하는 경우 기존의 의료진을 선택하지 않고 새로운 의료진을 선택할 때 비용이 더 많이 드는 것에 비해 만족도나 결과는 별 차이가 없다는 식의 내용으로 파악되었다.

 

2) 이들도 어떻게 하면 정확한 산재통계를 산출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듯. capture-recapture extimates에 대한 소개, 서로 다른 규정과 데이터베이스 구축방법에도 불구하고 그중에서 50개주를 비교할 수 있는 통계산출을 위한 전략, 보험회사가 사용하는 사업장의 safety index의 새로운 개선방안 등이 논의되었다.

 

3) 유일하게 참석한 임상의사가 발표한 내용은 메인 주에서 시행된 Lumbar spine study의 대상자중에서 척추디스크 환자들을 5-10년간 관찰한 결과, 산재보상 여부에 따라 장애정도가 다르더라는 것이었다. 의학적 상태와 치료 내용을 보정하고 볼 때, 산재보상을 받은 환자들이 더 장애정도가 심하더라는 결론은 다소 산재환자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는 듯 여겨졋다. 캐나다의 IHW연구소에서는 작업복귀를 촉진하기 위해 시행된 중재연구들을 모두 검색하여 양적 분석과 질적분석을 시도한 연구를 발표하였다. 참석자들의 뜨거운 관심과 격려가 있었는데, 비교적 방대한 문헌검색과 객관적인 분석기준 개발을 시도한 노력이 돋보인 탓인지 모르겠다.  질적 분석결과에서는 감독자의 역할이 작업복귀에 가장 중요하고, 재활치료전문가나 산업보건전문가도 매우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양적 분석에서는 early contact to worker, work accomodation, health care provider contact with workplace, ergonomic worksite visites 등이 비용을 줄이고 장애정도를 줄이는 효과가 있음을 보여주었다고 한다.

 

4) 2025년이 되면, 미국 노동자의 31.8%가 55세이상이 된다고 한다. 2000년 현재, 18.2%.

이들의 관심중 하나는 젊은 층과 노년 층이 산재를 당한 경우 진단명, 치료내용, 치료비가 어떤 추이를 보이는지를 비교하는 것이었다. 또한, 나이가 들수록 의료보험을 유지하기 위해 노동자들이 직업을 잘 바꾸지 않고, 퇴직을 하려 들지 않는 현상이 있고 이를 job lock이라 정의하고 있었다. job-locked 된 노동자들이 산재를 당하기 쉬운 고위험군이며 산재를 당한 경우, 더 나쁜 경과를 보일 사람들이라는 점에서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령층에서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job-lock의 상태인지 어떤 요인이 영향을 미치는지를 규명하기 위한 연구를 계획하고 있다는 것이다.

 

부족한 듣기 실력으로 중요한 내용들을 놓치거나 오해했을지도 모르겠다. 어쨋든 산재보상에 대한 이 사람들의 최신 관심사가 무엇인지를 파악할 수 있는 유익한 기회이기는 했다. 전국에서 이 정도 규모의 사람들이 모여 산재보상 연구를 하는 것이 부럽다가도 문득 이 큰 나라에서 너무 소수가 아닌가 하는 반문을 해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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