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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04

오늘도 전철역 헌책방에서 이만원어치의 책을 사가지고 왔다. 아직 읽지도 못한 책이 수십권인데 왜 그렇게 책을 사 모으는 것일까. 그것은 내가 그리는 풍경 때문이다.

나는 나의 집을 갖길 원한다. 꼭 내 소유가 아니어도 된다. 전세나 임대주택이어도 상관 없다. 단지, 나만, 내가 원하는 대로 살 수 있는 공간이면 족하다. 내가 그리는 풍경은 바로 그 공간에서 그 동안 사모았던 책들을 보며 한가롭게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책을 보기 편한 안락의자에 몸을 파묻고 옆에는 차 한잔을 놓고 밝은 햇살을 받으며 책을 읽는다. 그러다 졸리면 그대로 잔다. 책은 어느새 잠들은 나의 손에서 떨어진다. 나는 계속 달콤한 낮잠을 자고 있다. 혹은 이런 풍경도 있다. 일과를 마치고 잠자리에 든 시간. 잠자기 전 책을 읽는다. 침대옆 탁자엔 읽고 싶은 책들이 몇권 널려 있다. 조그만 라디오에서는 클래식이 흐른다. 나는 스탠드 불빛에 의지해 책을 읽는다. 그러다 잠이 오면 책을 놓고, 라디오를 끄고, 스탠드불을 끈 다. 그리고 잠이 든다. 이 풍경의 날을 위해 오늘도 나는 책을 사 온 것이다. 그 때가 되면 지금보다는 책을 읽을 시간이 많을 것이므로. 아무것도 생산하지 않고, 오직 읽기 위하여 책을 읽을 것이므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많은 노점이 있다. 뻥튀기, 호떡과 국화빵, 전기구이 통닭, 마른 오징어와 쥐포, 밀감, 닭꼬치...  모두들 장사는 좀 되시나요? 어떻게 먹고 살 만들 하시나요? 얘들 학원은 보내고 가끔은 고기반찬도 좀 해 잡수시나요?... 많이 파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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