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공통된 의미가 존재하는 공간에 살고 있으며, 이 공간에서 다른 사람들의 감정, 행동, 의도를 직감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 점에 대해 최근에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다. 그처럼 의미를 공유하는 공간을 관할하는 신경 하드웨어가 바로 거울뉴런 장치라는것이다. .....p.16

 

우리는 의미가 서로 통하는 공통된 공간에 살고 있기에 서로를 이해할 수 있고 상대를 사람으로 인식할 수 있다. 그런데 만일 그와 같은 공통된 공간이 없다면, 혹은 더 이상 그런 공간이 없는 곳에 있을 때 그 공간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들과 공존하는 의미 공간에서 자신의 고향이 없다는 사실을 느끼게 되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반대로 한 개인이 공통된 의미공간에 들어오는 것을 공동체가 막아버림으써 그 개인을 세계로부터 분리시킬 수도 있다. 개인을 사회에서 추방하는 행위는, 가령 원시 민족의 경우 부두교가 행한 바 있지만, 현대에도 볼 수 있다. 모빙(mobbing:왕따, 특히 직장이나 학교에서 한 사람을 의도적으로 왕따시키는 행위) 역시 한 사람을 사회에서 몰아내는 행위다. 쳐다보거나 인사를 해도 무시하거나 받아주지 않고 어떤 몸짓을 하더라도 다른 사람들은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사회에서 배척당한 사람들은 대부분 병에 걸리고 마는데, 이는 다음과 같은 사실을 말해준다. 요컨대, '공통된 의미공간'이란 사람들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정신적인 조건일 뿐 아니라, 인간의 신체가 건강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p.17-18

 

나오미 아이젠버거의 실험

피실험자를 핵자기공명 촬영기 속에 눕혀 놓고 조이스틱을 사용해 컴퓨터 화면에 나타난 공으로 게임을 하라고 시켰다. 다른 두 명은 각각 다른 방에서 컴퓨터 게임을 하고 있었고, 세 대의 컴퓨터는 서로 연결되어 있었다. 따라서 피실험자는 다른 두 사람과 함께 컴퓨터 화면상으로 공놀이를 해야만 했다. 피실험자에게는 게임을 하는 다른 두 사람 역시 피실험자이며, 게임을 할 때 뇌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실험할 것이라고 알려주었다. 그 외에 다른 정보는 전혀 주지 않았다. 그리하여 한동안 게임이 진행되면서 다른 두 사람도 피실험자와 공을 주고 받았으므로 마치 함께 게임을 하는 듯했다. 그런데 갑자기, 이게 바로 실험할 부분인데, 다른 방에 있다고 한 두 명의 태도가 바뀌었다. 그들은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고 피실험자를 무시한 채 두 사람만 공을 주고받았다. 그러자 피실험자의 뇌가 변화했는데, 즉 고통을 인지하는 뇌의 부분이 활성화되었다. 이 부분은 사람들이 실제로 고통을 당할 때 활성화되는 부분이다. 이 실험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순전한 사회적 소외일지라도 생물학적 효과가 나타난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피실험자가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지만, 그와 함께 게임을 한다고 했던 두 사람은 실제로 없었다.  p.115

 

사회에서 외면당한 경험을 하고 나면 심리적으로 자기를 파괴하라는 작용이 일어난다. 일반적으로 그와 같은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잘 알려진 형태가 바로 자살이다. p.121

 

사회에서 기만, 거부, 경멸, 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을 때 자살할 위험성이 높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대답은 개인이 당한 부정적 경험 속에서 하나의 행동 프로그램이 활성화되기 때문일 것이다. 이를테면, 고통스러운 경험을 당했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기에 이를 끝까지 실행시키고자 하는 프로그램, 즉 자살이라는 프로그램이 활성화되어 그럴지도 모른다. p.12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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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09 12:41 2009/10/09 1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