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월 25일

 

계획 : 소노보도요 박물관 -> 크라톤 가서 우든퍼핏 공연 보기 -> 브로모 가는 차편 알아본 후 휴식 겸 시장구경

일찍 일어났다. 말리보로 거리를 지나 소노보도요 박물관으로 가면서 이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간단한 음식, 소또(Soto)를 먹었다. 이미 다 먹고 쉬고 있던 부부, 그 중 남편이 말을 건다. 질문은 늘 비슷한 패턴이다. 학생이냐, 무슨 일로 왔느냐, 뭐 그런... 대답하는 입장에서는 늘 같은 내용이라 질리긴 하지만, 그래도 이들이 보여주는 관심이 고맙다. 이렇게 말 걸어주는 이들이 없었다면 내 여행은 얼마나 심심하고 외로웠을까. 어떤 이들은 진정 순수한 호의, 관심, 어떤 이들은 장사속, 어쨌거나 그 사이 어디에선가 그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있고, 나도 그들에게 관심이 생긴다.  어느순간 모든 말 걸어주는 이들에게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너무 냉랭하지 않은가. 낯선 이들과는 눈마주치는 것조차 두려워하지 않나. 낯선 이에 대한 환대, 그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침 일찍 들어선 소노보도요 박물관, 방명록에 이름을 적다보니 아마도 내가 오늘의 첫번째 외국인 방문객인가보다. 박물관은 사진으로 대신... 사진을 찍어도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사람도 없고 하여 그냥 찍었다. 훗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리고 wooden puppet show 보러 Kraton으로... 크라톤에 가면 가이드를 붙여준다. 가이드 비용은 알아서 도네이션하면 된다고 하는데, 나의 가이드는 그냥 나보고 혼자서 돌아보라고 하길래 그러겠다고 하고 대충 돌아본 후 우든퍼핏쇼 하는 홀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다지 이러저러한 설명을 듣는 것에 관심은 없었으나 가이드가 불친절하니 그도 그다지 기분 좋진 않더라. 아마 내가 없어보여서 그랬던가......ㅎㅎ

전날 본 내용과는 사뭇 다른 내용의 우든 퍼핏쇼는 혼자서 모든 조작을 한다는 점에서는 똑같았으나 인형의 세부적인 움직임 등이 더 살아있어서 푹 빠져서 감상하였다. 스토리는 역시 이해할 수 없어서 끝나고 인형을 조작하던 사람에게 물어보았지만 그는 영어를 할 줄 몰랐고, 다른 이에게 물어보니 하나의 스토리가 아니라 몇 개의 재미있는 부분들을 관광객 용으로 짜집기한 것이라고 했다. 역시 군데군데 코믹한 요소가 많더니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지루한 걸 영 못 참는 사람이라면 좀 힘들겠지만, 열심히 보다보면 빠져드는 재미가 있다. 주로 징과 같은 타악기로 이루어진 몽환적인 전통악기 연주도... 두 시간여의 공연이 끝난 후 다시 2km여 길을 걸어 소스로위자얀 거리로 컴백. 물론 가는 길에 밥(나시고랭)도 먹고, 각종 군것질도 하고, 시장에도 잠깐 들르고... 시장에서 야쿠르트 아줌마도 봤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야쿠르트 아줌마!!!!!!

사용자 삽입 이미지

코코넛 쥬스, 필리핀에서는 부코주스라고 하는데...

 

 소스로위자얀 거리로 돌아와 여행사에 들렀다. 이미 두 백패커가 상담 중. 한 명은 아마도 브로모로 해서 발리로 가는 투어 상품을 계약한 모양이다. 그녀의 상담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면서 무슨 이야기들이 오가는지 구경하고, 내 차례가 되었다. 브로모 가는 버스가 있어요? 하고 물으니 버스만 타면 16만 루피아, 1박의 숙소를 포함하면 25만 루피아, 그리고 족자로 돌아오는 버스를 포함하면 30만(? 여기서부터는 정확치 않음ㅋㅋ), 발리까지 가는 투어도 30만 루피아(아마도... ) 라고 하면서 발리 투어를 권장하였다. 발리를 갈 생각도 없었고, 또다시 투어로 후딱후딱 다니면서 피곤해지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었기에 버스만 할까 하다가 아침 8시에 출발하면 11시간쯤 걸린다하니 저녁에서야 떨어질텐데, 현지 상황도 모르고 숙소가 얼마만큼 있는지 숙소의 비용은 얼마인지 아무런 정확한 정보가 없다 .(물론 론리플래닛의 정보가 있긴 하지만, 그건 항상 대강의 방향제시용일 뿐 절대로 따라가서는 안 될 일) 그래서 숙박을 포함하는 것을 하겠다 하니 그쪽으로 연락을 해보더니 이미 제일 싼 방은 예약이 차서 30만루피아 짜리가 제일 저렴하단다. 한참 고민을 하다가 에라 모르겠다, 편하게 가 보자 하고 계약서를 쓰다가 막판에 사인 안 하고 더 생각해보겠다고 일어서버렸다. 여행사 직원은 참 다된 밥을 태워먹은 꼴......

 방에 가서 샤워 후 또 망고스틴을 한참 까 먹고, 인터넷 가게에 갔다. 브로모 가는 정보를 태사랑에 가서 마구 검색, 대체로 투어로 가긴 하나 만족도가 높은 것 같지는 않다. 수라바야-프로볼링고-체모로라왕 으로 이어지는 대중교통편 정보를 검색하고, 또 프로볼링고에서 절대로 토토 여행사를 이용하지 말라는 조언까지 확인한 후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로 한다. 나중에 보면 이 선택이 얼마나 탁월한 것이었는지!!!!! 물론 수라바야에서 고생을 좀 하긴하였지만....

수라바야-프로볼링고-체모로라왕 을 하루에 다 가게되면 밤 늦게 도착하거나 혹은 프로볼링고에서 마지막 버스를 타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럴바엔 차라리 수라바야 구경도 할겸 수라바야 1박 후 아침일찍 프로볼링고로 떠나기로 하고, 1시간 여의 인터넷 서핑을 끝냈다. (가능하면 인터넷과 멀리멀리 떨어져 있으려 했는데, 역시 인터넷은 잘 쓰면 약이 된다. 응? ) 

막상 다음날 아침 족자를 떠난다 하니 아쉬운 생각이 마구마구 들어서 뭘 할까 생각하다가 저녁마다 말리보로 거리에 오픈하는 길거리 식당에 갔다. 예전 자카르타 당시 먹었던 생선 구이가 먹고싶어서 이집저집 기웃거리다가 사진이 포함된 메뉴를 보고 반가워서 들어갔다. 역시!!!! 생선 구이!!!!! 숯불에 구운 생선구이가 어찌나 맛있는지 정신없이 먹었다. 그리고 나서 기차역으로 수라바야행 티켓 예매하러 갔다. 그냥 아침에 현매할까 하다가 그러다가 기차 못탄게 몇번이나 된다. (나중에 들으니 기차표는 2-3일 전에 예매를 해야 한다고 한다. 난 운이 무척 좋았던 편 ^^) 기차역에는 예매하는 사람들이 어찌나 많은지 번호표가 30명 넘게 남아있다. 예매를 위해 써야하는 양식을 꼼꼼하게 천천히 채우면서 순서를 기다리다 보니 어느덧 차례는 오고, 당당하게 비즈니스 클래스를 달라고 하였다. (비즈니스 클래스가 더 낮은 등급 ㅋㅋ) 무슨 문제가 있는지 한참 걸리긴 하였지만, 마침내 다음날 아침 수라바야행 티켓을 받아들었다. 그리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 이때 초큼 부끄럽고 미안한 일을 하나 저지르고 말았는데,

여행자 숙소는 기차역 길을 건너 조금 걷다보면 gang1, gang2 이렇게 두 개의 골목을 끼고 많이 있다. 그 길을 향해 가다보니 갱3이 보이는 것이 아닌가? 여긴 뭐지? 하는 이놈의 호기심을 주체하지 못하여 그 길로 들어섰는데, 역시나 게스트하우스들이 즐비하다. 구경삼아 들어서는데, 입구에서 아저씨가 다른 길로 가라며 손짓한다. 왜? 난 그런 표정을 지으며 그냥 무시하고 갔는데, 들어가다 보니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든다. 언니들이 왜 밖에 다 앉아있지? 그때 상황판단이 되었어야하는데, 눈치 없는 나는 골목을 한참 더 들어가다가 홍등이 매달린 걸 보고서야 아차.... 싶은 것이다. 뭐 급 되돌아나올 수밖에... 아저씨가 손짓하던 길로 황급히 돌아갔다. 언니들, 미안.. 눈치없어서....ㅠㅠ

미안한 마음은 뒤로 하고.... 그렇게 족자에서의 마지막 날이 흘렀다. 역시 마지막은 맥주 한잔으로 가볍게.... 안주도 없이 맥주만 시켜서 책을 읽고 있으니(읽는 척 ) 쉐프가 와서 무슨 책 읽냐며 관심을 보이더니 자기가 야채커리 만들어주겠다고 그런다. 그냥 웃지요. 주시면 감사하긴 하겠지만, 빨리 다 마시고 일어나는 편이 나을 것 같다. 내 아무리 막 나가는 여행자이지만 혼자 있는 여성에 대한 지나친 친절은 때론 거절하는 편이 낫겠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Nila Bakar!!!!! 맛있어!!!! ㅠㅠ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기차표 예매시 써야하는 서류와 번호표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기차표를 예매하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하루의 끝은 맥주 한 잔. 그리고 다이어리.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12/02/08 17:28 2012/02/08 1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