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마스테

from in the book 2005/08/18 10:22

즐거움은 밑에 까는 조그만 방석

즐거움은 위에 걸친 누더기 면포

즐거움은 무릎을 받치는 명상대

즐거움은 배고픔을 잘 견디는 몸뚱이

즐거움은 바로 이 순간에 머물며

궁극의 목표를 인식하는 이 마음

나에겐 이 모든 것이 다 즐거움의 원천

즐겁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네

 

즐거움은 내가 끌고 가는 리어카

즐거움은 내가 입는 흙 묻은 작업복

즐거움은 선인장 가시 대신 받는 면장갑

즐거움은 외로움 잘 견디는 이 몸뚱이

즐거움은 바로 이 순간에 머물며

참된 목적 바라보는 나의 마음

나에게 이 모든 것 다 즐거움의 원천

즐겁지 않은 것은 하나도 없네

 

 

코리안 드림이라고 사람들은 말해요.

생각해봐요, 누나. 마흔 명, 쉰 명이나 되는 네팔 사람들이 카트만두 공항에 모여 있어요. 박수라도 친 것처럼 흥분되는 마음 애써 참고 있는 사람들요. 그 사람들이 빙 둘어싸고 있는 한가운데 한국비자 찍힌 패스포트 꽉 움켜쥔 한 처녀, 사비나가 서 있는게 보여요.

잘 갔다와, 사비나.

그 중의 누구는 말하겠지요.

시바신이 보호해줄 테니 절대 기죽지 마라. 그런 말도 할 거예요. 넌 우리집안의 대들보야. 어릴 적부터 사비나 너만은 큰일 해낼 줄 알았단다. 나중에 부자 돼서 우리 가난한 친척들 무시하면 벌받는다. ............

덕, 덕담들, 오고가고, 그럼 한국비자 찍힌 패스포트 든 사비나의 손에 더욱더 힘 들어가고, 그리고 에어포트 창 너머, 거대한 비행기 드높이 서 있는거, 모두모두 함께 보게 될 테지요. 두렵고, 설레고, 흥분되는 마음속으로, 터놓고 소리쳐 말하진 않지만요, 그 때 모두에게 막 달려들어오는 게 뭔지, 누나는 아시겠어요?

코리아.

그 말요. 드높고 아름다운 그 말.

코리아. 코리아. 코리아요.

 

박범신 [나마스테]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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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8/18 10:22 2005/08/18 1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