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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진보넷의 채용공고>에 대한 몇 가지 단상 2006/03/30
  2. 쪽글/ 자본주의의 이해3 - 상품 2006/03/30

요즘은 뭔가 특이할 만한 것을 봤다하면 방송이나 수업 쪽글 쓰기로 귀결되고야 만다.

 

 

 

인권과 평화 수업 쪽글//////

 

 

오늘 쪽글은 <진보넷의 채용공고>에 대한 몇 가지 단상들로 채워보고자 합니다.

 

1.       주민등록번호를 쓰시면 탈락입니다.

얼마 전 진보 블로거 중 한 명이 우리의 이름은 그저 부르기 쉽게 붙여진 것일 뿐 진짜 이름은 주민등록번호일지도 모른다는 섬찟한 얘기를 했습니다. 내가 나임을 주장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 그것도 필수적으로 필요한 것이 주민등록번호이기 때문이겠지요.

리니지 명의도용 파문이 한 차례 훑고 지나간 후에 주민등록번호를 기입하는 것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긴 하였지만, 여전히 주민등록번호를 요구하는 것은 변함이 없습니다. 어느 마트에 갔더니 수표에 주민등록번호를 적는 것에 대해 자신들이 요구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친절하게도’ 적어놓았더군요.

그러던 중 보게 된  진보넷의 채용공고는 신선한 즐거움을 줍니다.

호적 이름에 무관심하고, 그저 이름이면 된다는 말도 그렇습니다. 요즘처럼 부모성을 함께 쓰거나 자기 스스로 만든 고유한 이름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소중한 배려입니다.

주민등록번호를 모든 개인에 부여하는 것에 대해 정책적으로 반대하고 있는 단체이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긴 하지만, 이런 흐름이 사회 곳곳으로 확산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2.       학력/연령/성별/인종 등에 따른 부당한 차별에 반대합니다.

요즘은 기업에서도 학력 기재란을 없애고 있다고 합니다. 가방끈 길게 늘어뜨리기, 가방끈 수집하기 등이 취미인 친구들이 많은 저는 유독 가방끈이 짧아 그 흔한 대학졸업자 축에도 못 끼고 여전히 학교를 다닙니다. 다시 학교를 다니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지만, 그 중 하나가 대학졸업장이라는 것은, 제가 사회의 장벽을 넘거나 무시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채용공고에서 이런 의견을 드러내는 정치적 의도야 어쨌든 이력서에 학력도, 연령도, 성별도, (한국사회에서는 인종 기재를 요구하는 곳은 없지요.) 기재할 필요가 없다는 것은 뒤집어보면 그 동안 이력서 하나가 어떤 방식으로 차별에 일조하고, 차별을 반영해왔는지 보여줍니다.

 

3.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주변을 보면,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는 취업을 못해 쩔쩔매고, 취업을 하고 나서는 회사가 싫어 쩔쩔맵니다. 1년 겨우겨우 버티고 그만두는 예가 절반, 그리고 그 중 일부는 늦은 나이에 의대에 진학하기도 합니다. 정상적인 삶을 위해서는 지긋지긋한 일이라도 어쩔 수없이 하는 것이 해야 하고, 나름대로 일 외적인 부분에서 즐거움을 찾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조직생활이 다 그렇지 하고 위안을 삼기도 하고, 사실 그런 것을 싫어라하는 저의 삶이 경제적으로 팍팍한 것이 그들의 위안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원하는 일을 하며 정상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다면 모두가 부러워할만한 일이겠지요. 물론 진보넷 활동가의 삶이 ‘정상’적인 삶은 아니기에 가능한 일일겁니다.




진보넷 사람들과 함께 할 상근활동가를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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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넷 활동가는 이렇게 일합니다.
  ▷오전 10시에서 18시까지 일하는 것을 권장합니다만, 일의 성격과 개인의 성격에 따라 다소 유연한 편입니다.
  ▷진보넷은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진보넷은 재생산 노동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모두 같이 하거나, 돌아가면서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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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과 같은 사람과 함께 일하길 원합니다.
  ▷진보넷은 학력/연령/성별/인종 등에 따른 부당한 차별에 반대합니다.
진보넷의 활동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도 함께 할 수 있습니다.
  ▷프로그래밍, 서버관리, 디자인, 기사쓰기, 사회운동 등에 익숙하시면 당장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배워가면서 일하려는 열정과 자세만으로도 충분합니다.

▶ 진보넷 사람들과 함께 하시고픈 분은 이렇게 해주세요.
  ▷다음의 내용이 담긴 글을 이메일을 통해 보내주십시오. 우편이나 팩스나 직접전달도 괜찮습니다.
   1. 인적사항 : 이름 / 연락처
     진보넷은 호적 이름에 무관심합니다. 그저 이름이면 됩니다.
     연락처는 아무거나 정확한 것 하나면 족합니다.
     불필요한 개인정보를 관성적으로 적는 것은 감점 요인이 됩니다.^^
     특히 주민등록번호를 쓰시면 탈락입니다.
   2. 진보넷에 대한 생각
   3. 진보넷에서 하고 싶은일
   4. 자기 소개
     자신을 충분히 소개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글, 블로그, 홈페이지 등이 있다면, 그것으로 대체할 수 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할 경우 반드시 회신이 갈 것입니다. 따라서 며칠내로 연락이 오지 않으면 직접 문의해주시길 바랍니다.
  ▷접수기간 : 항상
  ▷개인정보보호원칙에 따라 접수된 서류는 채용을 위한 목적 이 외의 용도로는 사용되지 않으며, 채용 여부에 관계없이 폐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다만 원하시면 반환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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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30 20:38 2006/03/30 20:38

반 페이지짜리 글이란 너무 애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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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학기 <자본주의의 이해>

2장 상품

 

자본주의 사회에서 상품을 구매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길거리로 나가 노숙을 하지 않는 이상 자본주의 체제 내에서 돈 벌지 않고, 자급자족하며 살겠다는 것이 몽상에 불과하다는 것은 자명하다.(자명하다고 할 것까진 없었다. ㅎㅎ) 최종 생산물에 대한 소비든, 중간과정에서의 소비든, 우리는 일상의 대부분의 것을 소비하고 있고, 그에 대한 교환을 가능케 하는 화폐를 필요로 한다.

최저생계비라는 것이 있다. 한국사회에서 인간이 인간다운 삶을 살기위한 최저 생활비. 그 이상의 욕구가 없다면 그걸로 족하다라는 의미도 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최저 생계비 수준의 벌이에 만족하지 않는다. 더 좋은 집에서 살아야 하고, 더 좋은 차를 몰아야 하고, 더 좋은 음식을 먹어야 하므로.. 인간의 욕구는 저절로 자기증식하지는 않는다. 사회적으로 증식되는 욕구이다. 그래서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간은 더 많은 돈을 벌어야 한다. 살기위해서, 그리고 더 많은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간이 하는 일을 두가지로 쪼개어보면 이렇게 나눌 수 있다. 임금을 받는 노동과 받지 않는 일. 이중 임금을 받지 않는 일은 보통 가치 없고 하찮은 것으로 치부되거나 혹은 자원봉사처럼 순수하고 고귀한 행위로 추앙되기도 한다. 그것은 주로 그 일의 목적이 나와 내 가족을 위한 것인가, 아니면 남을 위한 것인가에서 나뉘는 것이겠지만, 돈 받지 아니하는 일이라는 점에서 같다. 하루 세끼 밥 먹기 위해서는 하루 세끼 밥상을 차리고, 설거지를 하고, 매일 깨끗한 옷을 입기 위해서는 주기적으로 빨래라는 일을 반복해서 해야 하지만, 보통 가사일을 도맡아 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귀찮은 남의 일이 되곤 한다. 좀 더 많은 돈을 벌어 가사노동을 대체해줄 만한 사람 혹은 기계를 들이거나 아니면 가사일을 자신의 일로 인식하거나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모든 것이 상품이다? 그렇지 않다. 우리에게는 여전히 불안정한 선택권이 있다. 모든 것이 상품이 되고 있지만, 역시 역방향도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삶의 많은 부분이 상품으로 채워지고 있고, 자신도 잘나가는 상품으로 포장하려 애쓰고 있지만, 상품 아닌 것이 여전히 있기 때문에 아직은 인간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 아닌가. 물신주의가 비인간적이라고 말한다면, 상품 아닌 것을 위해 불편함을 감수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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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30 19:22 2006/03/30 1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