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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빈집 프로젝트-

빈집에서 꿈꾸다-

091226

 

 

 

 

(빈집에서 - 서비센터 하반기 워크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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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빈집에서 새로운 꿈을 꾸었다든가, 또는 새로운 희망을 찾았다는 말은 정확하지 않다. 지난 주말 서비센터 하반기 워크샵을 '빈집에서 했을 뿐이고, 서비 특유의 자유로운 토론 방식으로 '다르게 사는 것에 대한 워크샵을 진행했을 뿐이다. 그런데, 워크샵이 진행될수록 '그래 그런 것이 있지 정도 수준에서 지냈던 '다른 삶에 대해 처음으로 깊게 있게, 진지하게,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오래 전부터 경험하거나 지향하였던 '공동체에 대한 상기랄까 머 그런 기회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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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겨울 방학을 시작하는 이 맘 때면, 까가머리 시절 학교를 다니던 광주에서 생가가 있는 담양으로 지내러 가곤 했었다. 오늘처럼 햇살 좋은 날 양지 바른 뒤안에 앉아 할머니 몰래 (가끔 담배를 말아 피우던) 문창호지 몇 장을 골라 두고, 대나무 숲 댓살을 깎아, 쌀밥을 뭉탱이 지어 정성스레 만든 '방패연을 들고 들판을 들판을 누비며 아이들과 점심도 거른 채 뛰놀았었다. 그러다가 어스름이 지는 저녁이면 이른 저녁을 챙겨 먹고, 아래 사랑방 한 켠에 쌓여 있는 고구마 몇 개를 챙겨 뒷산 토끼굴 아지트로 향했다. 별다른 신호도 없었지만, 아이들은 고만고만하게 모여들었고, 그 때부터 아이들만의 한밤 축제가 시작되었다.  

 

토끼굴 아지트는 방학 전부터 미리 점 찍어 두었었고, 수 일에 걸쳐서 이러저런 나무 뭉치들과 이파리들, 그리고 집에서 어른들 몰래 가져다 나른 담요 등으로 이미 훌륭한 은신처로 변신해 있었다. 주로 밤 새워 놀았기 때문에 당시에는 귀했던 '비닐도 이슬이나 서리를 막기 위한 필수품이었다. 여튼, 토끼굴이 중요했는데, 주로 토끼굴은 그 겨울의 추운 바람이 잔잔하게 비켜 가는 능선과 능선 사이의 안온한 공간이었으며, 쉽게 눈에 띄지 않는 비탈 사이에 숨어 있기 때문이었다. 어른들에게 들키지 않는다면, 방학이 끝날 무렵까지 그 토끼굴 아지트는 우리들만의 비밀 공간이었고, 무수한 추억의 산실이 되어 주었었다.

 

당시 우리를 지배하던 것은 '로빈 훗이라거나 '양산박의 108 영웅, 혹은 톰 소여라든가 허글베리 핀이었다. 지금 생각해도 우습고 재미 있는데, 톰 소여가 좋니 허글베리 핀이 좋니 누가 누가 더 좋니 하며 논쟁하며 며칠씩 서로 토라지기도 했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우리는 매일밤 그 토끼굴 아지트에 모였으며, 로빈 훗이나 수호지의 등장 인물들 하나 하나를 분석하며 캐릭터 설정 놀이도 하였었다. 하하하, 그 때 서로 서로 정의로운 캐릭터를 차지하려고 얼마나 다투었던지... 하여간, 그 때 우리는 잘 사는 집 아이거나 그렇지 못한 집 아이거나 공부를 잘하거나 못하거나 키가 크거나 작거나 차별이 없었으며, 그 토끼굴 아지트에서만은 서로를 아꼈으며, 서로 동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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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어른이 되어 그 토끼굴 아지트를 다시 생각해 본다. 무등산 자락에서의 그 토끼굴 아지트를 서울에서 재현한다는 것이 진정 불가능한 일일까. 그저 '한 때 그랬었지 추억으로만 머물고 마는 것일까. 자본이 만들어 낸 계층간 격차라든가, 차별이라는 게 도저히 넘어설 수 없는 '벽이 되고 만 것일까. 아니, 그 때는 순박한 아이였고, 지금은 때 묻은 어른이 되었으니 이런 생각마저 철 없는 생각인 것일까. 그런 것일까. 

 

(문득, 몇 년 전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를 이야기하면 '사회 부적응자 취급하던 민주노총 중앙 간부들이나 정규직 이데올로그들이 생각난다. 지금은 그들이 비정규 노동 운동의 대변자인 것처럼 행세하는 것도 우습고.)

 

- 다시 빈집 프로젝트를 돌아 본다. '차이를 차별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다름으로 받아 들이며, 서로의 삶을 존중해 주는 공동체 혹은 다른 삶 이야기. ... 까까머리 시절과 다른 형태가 되겠지만, 내용에서는 그닥 크게 다르지 않을 삶의 여정. ... 여전히 다른 삶은 가능하지 않을까 꿈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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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촌 게스츠하우스 빈집/빈마을:소개

 

(출처 - http://house.jinbo.net/wiki/index.php/ )

 

 

게스츠하우스(Guests' house)는 '손님들의 집'입니다. 보통의 게스트하우스(Guesthouse)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들러서 먹고, 마시고, 놀고, 쉬고, 자는 공간입니다. 다른 점이라고 한다면, 게스츠하우스에는 서비스를 해주는 주인이 따로 없다는 것입니다. 아니, 게스츠하우스에는 주인이 아주 많습니다. 과거에 왔던 사람들, 현재 같이 있는 사람들, 그리고 미래에 올 사람들 역시 모두 게스츠하우스의 주인들입니다. 당신 역시 이 게스츠하우스의 주인들 중 하나입니다. 마음껏 이 공간을 활용하십시오.


당신은 게스츠하우스의 주인으로서 모든 것을 스스로 해야 합니다. 물론 당신은 당신 전에 왔던 사람들이 당신을 위해 가꾸고 준비해 온 것들을, 함께 있는 사람들이 당신을 위해 베푸는 호의를 맘껏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당신 역시 그들에게, 그리고 다음에 올 사람들을 위해서 무언가를 가꾸고 준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게스츠하우스는 계속 새로 만들어지는 공간입니다. 어떤 사람들이 들어와서 어떻게 변해가고, 그들이 어떻게 이 공간을 활용하고 만들어가는가에 따라 게스츠하우스는 변해갈 것입니다. 게스츠하우스는 비어 있는 집, 빈집입니다. 비어 있기 때문에 넉넉하게 누구든 맞아들일 수 있고, 또 무엇이든 채울 수 있습니다. 빈집은 이름마저도 비어 있습니다. 당신이 그 이름을 지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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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당신은 다음과 같이 게스츠하우스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밥 먹기


기본적인 식기와 양념, 쌀과 김치 등은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한 밑반찬 등도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운이 좋다면 다른 사람들이 요리한 음식을 같이 먹을 수도 있습니다만... 기본적으로는 자기가 먹을 것은 가져와서 요리해서 드시고, 뒷정리를 하시면 됩니다. 자기가 한 음식을 다른 사람과 나눠먹거나 뒤에 올 사람들을 위해서 남겨두는 것도 참 즐거운 일이 될 것입니다.


차/술 마시기


차는 다른 사람들이 기증한 것이 몇 가지 있습니다만, 특별히 드시고 싶으신 것이 있다면 준비해 오십시오. 술은 기본적으로는 사다 드시면 됩니다만, 귀찮으신 분들을 위해서 소주와 맥주 등을 팔고 있습니다. 안주는 마른 안주 등이 준비되어 있고, 직접 해드셔도 됩니다.


놀기


악기, 만화, 책, 보드게임, 스포츠용품들이 있으니 사용하시면 됩니다. 그밖에 다른 놀이 거리가 필요하시면, 가져 오세요. 가까운 남산에는 약수터, 공원, 식물원, 배드민턴장, 산책길 등이 있습니다.


만들기


게스츠하우스는 단지 소비의 공간만이 아닌 생산의 공간이고자 합니다. 농사짓기(옥상과 주말농장), 술 빚기, 책 읽기, 공부하기, 대안생리대 만들기, 가구만들기, 자전거 고치기, 채식베이커리 워크샵 등 여러가지 생산 작업에 참여하시거나 직접 기획하시는 것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바람직하게 생산된 생산물의 경우 이 공간을 통해 유통, 판매하시는 것도 가능합니다.


잠 자기(단기)


놀다가 주무시고 가셔도 됩니다. 화장실이 딸려 있는 방을 배타적으로 이용하는 것도 단기적으로는 가능합니다. 일체의 일회용품은 제공되지 않습니다. 필요한 것들은 미리 준비해 오시는 것이 좋습니다.

 

살기(장기투숙)


며칠 살아보시다가, 쭈욱 살아도 좋겠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장기투숙도 가능합니다. 장기투숙의 경우 여건상 방 하나를 배타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불가합니다. 당시의 장기투숙자 수와 각자의 선택에 따라 적절히 방을 함께 씁니다. 공간의 한계 상 많은 짐을 들일 수는 없습니다. 장기투숙자는 아무래도 게스츠하우스 유지, 운영을 위한 품이 더 들게 됩니다. 아무쪼록 장기투숙을 원하시는 분들은 일단 같이 살아보면서 서로 애기하고 맞춰가는 과정이 필요하겠죠.


모임/회의/세미나


단체의 경우, 회의나 세미나를 하실 수 있습니다. 사람 수가 많은 경우에는 미리 여유 공간이 있는지를 확인하시고 예약을 해두시는 게 좋습니다. 정기적인 모임의 경우에는 책장이나 다른 비품을 비치할 수도 있습니다.

 

MT


숙박이 가능하므로... 단체나 모둠이 MT를 하셔도 좋습니다. 펜션이나 콘도 등에 오시는 것으로 생각하시고 준비하시면 됩니다. 주변 공원이나, 초등학교 운동장, 남산 등을 활용하시면 더 다양한 활동도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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