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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울교협통신] 38호 96.10.17

 

제2차 울교협 노동교실을 열며

  울교협은 10월 23일부터 '현장조직운동의 과거·현재·미래'라는 주제로 제2차 노동교실을 연다.

  1강 대공장 현장조직운동의 역사와 과제는 현장조직(운동)의 위상을 정리하고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대우조선, 대우자동차 등 다섯군데 대기업의 현장조직운동사를 단계별로 일반화하여 살펴본 다음 대공장 현장조직운동이 처해 있는 상태와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를 밝힌다. 2강부터 5강까지는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현대정공, 남부지역 현장조직운동의 역사와 현황을 각 현장조직의 간부들이 직접 강의하는 순서로 잡혀 있다. 6강과 7강에서는 현장조직과 노동조합, 현장조직과 노동자 정치운동의 관계를 보다 깊게 살펴본다. 마지막 순서는 1강부터 7강까지 강의했던 강사들과 교실 참여자들이 함께 모여 그동안의 강의에서 드러난 과제들을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를 놓고 종합토론을 벌인다. 이 자리에는 다른 지역 현장조직의 간부들도 함께 참여할 수 있게끔 할 계획이다.

  우리가 이번 노동교실을 열면서 바라는 것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이번 교실에서는 민주노총 시대 산별연맹 단계의 노동조합운동-현장조직운동-노동자 정치운동의 과제와 전망을 구체화하기 위한 울교협 차원의 연결된 기획 가운데 두번째 내용을 다룬다. 첫번째 주제에 대해서는 1차 노동교실에서 '산별노조 건설운동과 현장활동의 통일'이라는 제목으로 다룬 바 있다. 세번째 내용은 3차 노동교실에서 '노동자 정치운동의 과제와 전망-새로운 삶의 질서를 찾아서'라는 주제로 다룰 계획이다. 현단계 현장조직운동이 통과하고 있는 지점을 명확히 밝혀내고 미래를 가늠해보는 일은 한국 노동운동에 주어진 '산별노조 건설과 노동자 정치세력화'라는 문제를 풀어가는 데 있어서 어찌 보면 가장 중요한 작업일 수 있다. 왜냐 하면 현장의 선진노동자대오가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건설될 산별노조의 성격과 방향이 결정될 것이고 현장 정치활동이 어떻게 펼쳐지느냐에 따라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상과 경로가 크게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번 교실에서 현장조직운동의 모든 경험과 현장 선진활동가들의 모든 고민들을 최대한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그 속에서 우리가 씨름해야 할 과제들을 투명하게 잡아내는 것을 가장 큰 목적으로 삼고자 한다. 우리의 세번째 기획인 노동자 정치운동의 과제와 전망이라는 주제가 당위가 아닌 현실의 문제로 접근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도 이 작업은 반드시 필요하다.

  둘째, 이번 교실이 현장활동가들에게 자신의 어제를 되돌아보고 오늘을 반성하며 내일을 새롭게 내다볼 수 있는 기회와 계기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많은 현장활동가들이 과거로부터 누적된 '피로'와 미래에 대한 '막막함'으로 괴로워하고 있다. 더 이상 '헌신'과 '열정'만으로 돌파될 성 싶지 않은 현실은 무겁게 영혼을 짓누른다. 40대의 자기 삶과 운동을 설계할 엄두를 낼 수 있는 사람이 우리 가운데 얼마나 될까? '동지'들 사이에 신뢰와 애정이 예전같지 않고 점점 갈등의 골이 벌어지는 것도 고통이다. 우리는 이번 교실이 다른 무엇보다 현재의 이러한 고통과 고민들을 함께 나누고 미래 삶의 설계를 집단화하는 자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셋째, 이번 교실이 지역 현장조직연합체 건설에 작은 보탬이 될 수 있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겠다. 나아가 전국 현장조직협의체 건설의 단초를 제시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큰 성과는 없을 것이다. 산별노조 시대의 평조합원운동과 노동자 정치운동을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었으면 하는 것도 욕심 가운데 하나다.

  현장활동가 동지 여러분의 많은 참여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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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14 08:13 2005/02/14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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