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의 큰 집회였다. 올해 메이데이의 충격이 너무 컸는지 올해는 유난히 큰 집회에는 잘 안나가게 된다. 하지만 왠지 꼭 가야만 하는 느낌이었다.
아름답게 타오르는 황새울의 저녁 노을을 꼭 지키고 싶었다.
내가 집회를 간다고 해서 지켜지는 것은 아니겠지만 집회라도, 평화대행진에라도 가야 될 것 같았다. 그 들판을 지키고 싶다.
철조망이 처진 시청광장에서는 성조기가 불에 타고 철조망을 끊고 평화의 배가 들어왔다. 평화를 바라는 모두의 염원과 마음을 담아서 말이다.
하지만 따가운 가을 햇살이 쏟아지는 광장의 한 구석에서는 엄마, 아빠를 따라 집회에 나온 꼬마들의 즐거운 물놀이가 벌어지고 있었다.
언제나 평화를 위협하는 정부와 군대 그리고 자본의 숲 한켠...
가까운 곳에서 평화를 발견했다.
우리가 바라는 평화는 그저... 분수에 몸을 적셔가며 환하게 웃는 저 아이들의 맑은 웃음을 그저 평생 지키게 해 주는 것일 뿐이다. 대추리, 도두리에 사는 주민들이 예전처럼 환하게 웃을 수 있는 것이 우리가 바라는 평화로운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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