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05/02/09 14:30
Filed Under 내 멋대로 살기

생전 처음 국회 기자회견장에두 가보구, 민노총 대대로 말들도 많았고, 신입 활동가 교육도 했고, 토플 셤 보니라 후달렸던 지난주... 그리하여..

 

지난 금요일부터 놀기 시작한 이후... 진보넷에 오래간만에 로긴을 했다. 물론 중간에 부산까지 내려가 회의하고 새벽까지 술먹기두 했지만 대부분 아무일도 하지 않고 보낸 시간이었다. 뭔가 엄청나게 긴 시간이 흐른 느낌...

 

몇일간의 파행에 가까웠던 나의 일상...

 

 

 



#1.

 

생전 처음 스노보드라는 걸 타봤다. 직장에서 1년 계획을 하는 '교실발전회의'라는 것이 있는데, 전공의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힙입어 스키장에 간 것이다. 연줄을 동원하여 아주 싼 값에 보드를 빌리고 배우기 시작했다.

 

타고난 몸치인 해미... 앞으로 굴러 뒤로 굴러를 수차례 반복하고 눈에서 별이 보이기를 몇 차례... 겨우 조그마한 언덕을 내려올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물론 온 몸이 쑤시고 아파 금욜을 제외한 토욜은 뜨끈한 숙소 바닥에서 자체 찜질방 치료를 할 수 밖에 없어지만 서두...

(아직까지 꼬리뼈 부위가 아파 벽에 기대는 자세를 취할 수가 없다. ㅠㅠ)

 

보드라는거, 잼 있다.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잡는 것두 그렇구 매끈하게 눈을 내려오는 느낌도 좋고, 내 얼굴에 부딪히는 바람도 좋더라.

 

하지만 제대루 탈라면 돈이 꽤 드는 스포츠 인것은 확실했다. 리프트값, 장비 대여료, 여러 악세사리 구입비, 숙박비 등등... 비싸다.

 

글구 이건희만 사용한다는 특별 제작 슬로프 땜시 맘 상하다.

 

어쨌든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이 아닐까? ㅋㅋ

 

 

#2.

 

평창에서 원주로, 대구를 거쳐 다시 부산으로... 회의를 하려고 간 부산에서 밤새며 술을 먹었다. 새벽 첫차를 타고 서울로 올라오는 동안, 한반도를 유자를 그려가며 한 바퀴 돌면서 내 운동의 방향과 열정의 근원이 궁금해졌다. 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 거구, 왜 이러구 사는 걸까? 오래 이러구 살구 싶다. 그럴려면 어떻게 해야하지?

 

 

#3.

 

사람들과 노닥거리기로 설 연휴를 시작하다. 번잡함이 싫어 한 사람씩만 만나가며 이런 저런 사는 이야기들을 나누다. 평일 금방이라도 비가 올 듯한 하늘 아래서 낙산공원 산책두 하구 서울 시내 이곳 저곳을 걸어도 보고 술도 마시고 이런 저런 이야기로 뒹굴거리며 이틀을 보냈다. 머릿속에서 종이 울리는 느낌... 다시 균형을 잡아야 겠다. 내 안으로 파고들어야 겠다. 자중하기... 진중하기... 균형잡기... 중심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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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09 14:30 2005/02/09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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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Profintern 2005/02/10 14: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보드 재밌죠? 스노보드도 보드지만 스케이트보드도 재미나요. 난 보드 가지고 있는데 사무실 책상 밑에서 뽀얗게 먼지만 먹고 있네요. 날 풀리면 타러가야쥐..제주도 가서 언제 오나요?

  2. 2005/02/11 10: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스키장 얘기를 다시 보니까 문득 든 생각. 영화는 개봉관에서 봐야 성이 차거나, 한때나마 책을 사모으는 것이 취미였다는 너의 취향도 돈 솔찬하게 드는 것 아니냐. 부산에서 나누었던 얘기 중 일부는 우리의 '신포도'가 아니었을까. ㅡ.ㅡa

  3. 해미 2005/02/14 21: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페이요/ 제주도에서 온 건 아실거구.. ^^ 암튼 미끄러운 운동들에는 젬병인지라... 날 풀리면 먼지 폴폴 쌓였을 인라인이라두 타볼까여?

    콩/ 글게요. 이번에 제주가서 놀면서 깨달았어요. 우리의 신포도 였을 수 있음을... 하지만 우리가 누리는 이러저러한 '여유'의 문제에 대한 판단이 핵심이 아닐까요? 부지런하면 즐길 수 있다는 생각에 대한 문제제기 였던 것으로 생각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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