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05/06/04 13:25
Filed Under 내 멋대로 살기

콩!!!님의 [트랙백놀이] 에 관련된 글.

아침부터 부지런히 오늘의 옥쇄 세미나 준비를 하다가 슬슬 나갈 준비를 하려고 틀어놓은 벅스 뮤직을 끄기위해 컴터의 모니터를 켰다.

 

오늘 아침 일찍부터 나의 셈나 준비와 함께 한 음악은 "Windy City"라는 과거 아소토유니온의 잔류멤버를 핵심으로 구성된 소울밴드의 음악였다. 암튼...

 

음악을 정지시키고 습관적으로 들어가 진보넷에서 트랙백 놀이라는 이상한 바이러스(?)가 전파되고 있는 것을 보고, 동참하기로 결정(!)했다. (나는 유행을 따라하는 따라쟁이적 기질이 있는데다가 시간이 우연찮게 좀 남으니 충분히 할수있다.)

 

그런데... 대략 난감한 기분이 들었다.

 

요구는 분명 아래와 같은데...

 

가장 가까이 있는 책을 집으세요
23쪽을 펴세요.
다섯 번째 문장을 찾으세요.
이 지시사항들과 함께, 그 문장을 당신의 블로그에 올리세요.

 

문제는 짐 내게서 가장 가까이에 있는 것은 마우스 패드로 쓰고 있는 학위논문 하나와 씨네21이란 잡지라는 사실이다. 책(!)이라는 것의 정체성을 따지자면 레닌 평전이 가장 가까이에 있는 책이고 그것과 같은 거리에 노동운동사 셈나 자료집과 빈곤 셈나 자료집, 글고 연구소의 기관지인 일터가 있다. 게다가 지난 한 2-3주간의 다종 다기한 회의록과 자료들도 같은 거리에 있다. 대략 책상의 한 귀퉁이에 이런 온갖가지의 택스트들을 차곡 차곡 쌓아놓는 나의 정리 습관이 이렇게 난감한 사례를 초래할 줄이야... ㅠㅠ

 

책(!)이라는 것에 대한 정체성을 잠시 고민하다가... "잘 모를때는 일단 할 수 있는만큼 다하고 본다"는 나의 이상 야릇한 철학(?)이 발동한다. 회의록 및 출력한 A4등의 문서는 제외하기로 나름 기준을 세웠다.

 

쳇! 사설이 길었다. ㅠㅠ



#1. 레닌평전 [시학사]

 

헉... 23page는 '레닌의 가계'라는 소제목의 단어와 고유명사의 나열이다. (ㅡ.,ㅡ;:) 맨 밑에 '역법에 대해서'라는 소제목에는 단 두개의 문장만이 있을 뿐이다. 우찌할꼬...

 

문장이 없다. 이런 덴장...

 

#2. '모 자동차 부품 사업장 노동자들의 구조조정에 따른 작업환경의 변화와 근골격계 증상의 발현' [정성태]

 

노동강도와 관련된 항목 중에서는 작업 조직 변화 (다른팀(부서)나 라인으로 파견 근무, 하청이나 외주화, 반장/조장 수의 증가), 인력 변화(인력 감축), 신공정 및 자동화 도입(자동화 증가, 공정수 증가, 담당하는 기계수의 증가). 물량 변화(시간당 해야 할 일의 양으 ㅣ증가, 하루에 해야 할 일의 양의 증가, 작업시 취급하는 부품량의 증가)가 근골격계 직업병의 위험도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헉... 너무 길다.

 

#3. 씨네 21 [2005. 05. 31~06. 07 No. 505]

 

부드러운 참치살을 독특한 폰즈소스에 찍어서 갖은 야채와 함께!

 

잡지라는 성격 그대로 아사히 맥주와 어울리는 안주들에 대한 광고였음. 주어와 서술어가 있는 전통적인 문장의 형식을 벗어나 있는지라 일단 명사를 제외하고 적당히 느낌표, 물음표, 마침표 등등으로 끝나는 것을 문장으로 내 멋대로 해석함. 참치살은 맥주보다는 소주같은 맑은 술이나 산사춘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 잠시 하면서 입맛다심.

 

#4. 노운사 셈나 자료집

 

이리하여 1923년 경부터 우리나라 노동운동에서는 새로운 형태의 투쟁 즉 5-1절 기념투쟁이 대중적인 발전단계에 들어서게 되었다.

 

이 역쉬 잠시 고민함. A4크기의 용지에 두페이지가 들어가게 책을 복사한 것이라 23페이지를 어떻게 규정하느냐의 문제에 봉착함. 일단. 셈나 자료집을 책의 기준에서 보고 A4기준으로 헤아림. 또 하나의 문제가 발생했는데 처음 문장이 앞에 페이지부터 시작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론...  모 하나 쉬운게 없잖아. ㅠㅠ) 우찌할까 잠시 고민하다 완전한 형태의 문장 기준으로 세서 다섯번째 문장이다.

 

#5. 노동자가 만드는 일터 [2005. 6. 통권 22호]

 

상징이 형식화되는 이유는 더 이상 상징이 현재의 삶에 의미가 없거나, 상징의 뜻을 현실과 조응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역시 첫문장이 중간에서 시작한다. 그래서 이번에는 쉽게... 위의 기준을 준용했다. 이 글을 쓴 울 연구소 집짱의 글솜씨에 깜딱 놀랐다. 

 

#6. 빈곤 셈나 자료집

 

빈곤이 발생하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며, 크게 소득감소와 지출증가로 구분할 수 있다.

 

그나마 별 갈등 안 때리게 한다. 친절히 A4로 제본되었으면서도 전체 페이지가 붙어 있고 표나 그림 페이지가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다. 맨 앞이 '2) 빈곤의 생산과 재생산구조'라는 명사로 되어있길래 과감히 뛰어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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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블록에 글을 쓰고 싶은 아이템이 몇 개 있다. 자동차 산업의 구조조정과정에 대한 것과, 현장 분석, 노동자들의 대응에 대해 보고서들을 정리하면서 느낀것과, 빈곤 셈나 준비하면서 생각한 것들, 어제 국내 굴지의 자동차 회사에서 하루를 면접하면서 보내던중 있었던 이야기 몇개.... 근디, 결국에는 걍 '놀이'에 동참한 것이다. (ㅡ.,ㅡ;:)

 

암튼 트랙백 놀이에 동참하기는 하였으나 남들은 어케 글케 쉽게 하는지 몰겠다. 책이란게 뭔지 문장이란게 뭔지 23page를 어떻게 규정해야 할 것인지 대략... 난감했다. 나의 옵쎄한 성격의 발로이기는 하겠으나... 궁시렁 병이 도졌나?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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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04 13:25 2005/06/04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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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 동참.트랙백 놀이.

    Tracked from / 2005/06/04 14:04  삭제

    해미님의 [트랙백 놀이라...] 에 관련된 글. "도대체 이 업종은 주5일이 언제 실현되는 거야.우씨 " 토요일 출근에 대해 오늘도 어김없이 억울해하고 있었다. 여느 토요일처럼 자기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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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콩!!! 2005/06/04 23: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으아. 정말 너무 옵쎄하다. 나같으면 제일 위에 책을 덥석 집었을텐데. ㅡ.ㅡ 그나저나 몇주 전부터 말해오던 그 옥쇄 세미나는 잘 하고 있니? 아무리 옥쇄라지만 정말로 산산히 부서져버리면 안된다잉~

  2. 해미 2005/06/08 18: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콩/ 옥쇄 세미나야 잘 하고 왔다는 사실을 아시죠? 그것때문에 산산히 부서지지는 않아요. 다른 것때문에 좀 짜증날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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