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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체면차리려다가 전쟁날라?

미국, 체면차리려다가 전쟁날라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7/09/28 [03:01]  최종편집: ⓒ 자주시보
 
 

 

▲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9월 26일 백악관에서 열린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을 또 다시  초토화할 군사적 옵션이 준비되 있다고 경고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또 다시 북을 초토화할 군사적 옵션을 완벽히 준비하고 있으며 필요하면 사용할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선호하는 옵션은 아니지만 두번째 옵션에 완전히 준비돼 있다. 그것은 바로 군사옵션"이라며 "장담컨데 이를 상용하면 북은 완전히 초토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미국의 소리(VOA) 등 현지 언론을 인용하여 국내 여러 언론이 보도하였다.

 

27일 kbs 등은 진짜 북을 초토화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이런 수사학적 표현을 통해 북을 대화로 이끌어내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으며 대부분의 여타 한국언론들도 메티스 국방장관과 틸러슨 국무장관이 트럼프 이 발언이 나오자마자 '외교적 해법'을 우선시 한다고 강조하였다는 점을 부각시키면 미국 정부가 북과 진짜 전쟁을 하자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지적하였다.

 

▲ 매티스 미 국방부장관의 대북 외교적 해법 강조 발언 

 

 

27일 한국일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발언이 ‘레토릭’임을 스스로 암시하는 듯한 묘한 말도 내놨다며 “그(김정은)는 절대, 절대 해서는 안 될 것들을 말하고 있다”며 “우리는 그런 것들에 답하고 있는 것이다. 이건 응답이지 (김정은이 한 것과 같은) 공식 성명이 아니다. 이것은 응답”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차원의 공식 성명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김정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대응한 것뿐이라는 애절한 변명인 셈이다. 

아마 리용호 외무상이 미국 정부를 대표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 수뇌부를 거론하여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한 것을 미국 정부의 공식 선전포고로 간주하겠다는 기자회견을 의식한 해명임으로 보인다. 

 

이와 더불어 북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국무장관, 국방장관 등의 발언이 다른 경우가 많은데 그 이유에 대해서 알아보기 위해 미국 대북 전문가들을 평양이나 제3국에서 만나자는 요청을 뉴욕주재 북 유엔대표부 관리들을 통해 7차례나 제기해왔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6일(현지시간) 이 문제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그런 제안을 받은 전문가로 중앙정보국(CIA) 북한 분석관을 지낸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과 조지 H.W. 부시 정부와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등에서 국가안보회의(NSC)에 재직했던 더글러스 팔 카네기 평화연구소 부원장 등이 포함됐다고 전하면서 그들은 북의 진정성을 느끼지 못해 제안을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 워싱턴포스트 기사를 잘 분석을 해보면 북이 미국의 대북정책의 본질을 확인하자는 정보수집 차원이지 무슨 미국의 제재와 군사적 경고에 위기의식을 느껴 대화를 간청한 것이 전혀 아니었다.

실제 27일 연합뉴스에서 소개한 워싱턴포스트의 해당 기사만 봐도 이런 제안이 미국 대통령의 말폭탄이 터지기 전부터 있었다고 밝히고 있다.

 

"WP는 북한이 7차례나 미국 전문가들과의 접촉을 추진한 것과 관련, "미국에 핵 공격을 위협하는 국가로서는 놀라울 만큼 많은 요청"이라며 이러한 움직임은 미국과 북한이 서로를 군사적으로 위협하는 험악한 '말 폭탄'을 주고받기 전부터 시작됐다고 전했다."-27일 연합뉴스

 

그런데 미국과 국내언론들은 북이 마치 고조되어가는 전쟁위기에 부담을 느껴 해결책을 찾기 위해 대화를 요청한 것으로 보도하고 있다.

 

결국 트럼프 정부는 말폭탄으로 북에 융단폭격을 가한 후 대화를 모색하여 마치 미국에 굴복하여 북이 대화에 나왔다는 모양새를 국제사회에 보여줌으로써 체면을 구기지 않고 협상탁에 앉으려는 것 같은데 대화는커녕 잘못하다가는 실제 전쟁을 야기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북이 미국의 체면을 봐주면서 대화에 나설 것이란 생각은 오산일 가능성이 높다. 북은 미국과 총결산을 선언했다. 그간 미국이 가한 잔악무도한 침략과 학살만행, 약탈에 대한 계산을 철저히 하겠다는 것이다.

인민군대는 이미 진지를 차지했고 전 주민이 북의 전역에서 연일 반미총결산 결의대회를 열고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북 주민들의 총결산 의지를 모아내면 북은 미국 본토를 직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 능력을 과시하는 등 전방위적으로 미국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가할 것이다. 특히 10월 미군이 동맹국들과 합동으로 진행하는 대북군사훈련을 계기로 대대적인 군사적 조치를 단행할 우려가 높다.

그런면 미국은 그 체면유지를 위해서라도 북에 대해 군사적 조치를 단행하지 않을 수 없고 그것이 북미전쟁을 촉발시킬 우려도 없지 않다고 본다.

 

▲ 므누신 미 재무부장관의 대북경제제재 발료  

 

특히 현재 미국이 유엔안보리를 통해 가하는 대북제재결의안에 대해 북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명백한 자주권침해이며 선전포고라는 입장이다. 그런데 미국은 거기에 한 술 더 떠 독자제재를 무지막지하게 가하고 있다. 26일에도 므누신 미 재무부장관은 북 중앙은행의 10곳 해외지점과 거래하는 모든 은행들과 거래를 단호히 끊겠다고 선언했다. 북은 이 경제제재만 놓고도 이제는 미국과 결판을 보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틀럼프 대통령의 북 완전파괴 발언과 26일 초토화 발언 그리고 이어지는 미국의 가혹한 대북경제제재는 그런 북의 대미 총결산 행보를 다그치는 기폭제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미국이 체면치레에 신경쓰다가 더 심각한 북의 반발을 초래하여 전쟁을 자초하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미국은 과거와 달라진 지금의 북미정치지세를 잘 살펴야할 것이며 과거와 다른 새로운 접근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바로 북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입장에서 대화를 진행하는 것이 유일한 해답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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