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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과 전쟁이 없는 나라 만들자!” 새 진보정당 ‘민중당’ 공식 출범

 

민중연합당-새민중정당 신설합당, 1만 명 모인 ‘광장 출범식’ 대대적으로 열려

신종훈 기자 sjh@vop.co.kr
발행 2017-10-15 19:24:58
수정 2017-10-15 19:5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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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린 민중당 광장 출범식에서 김종훈-김창한 상임대표 등이 민중의례를 하고 있다.
15일 오후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린 민중당 광장 출범식에서 김종훈-김창한 상임대표 등이 민중의례를 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민중연합당과 새민중정당이 함께하는 대중적 진보정당 '민중당'이 15일 공식 출범했다.

민중당은 이날 오후 서울시청 광장에서 '비정규직 없는 세상! 전쟁없는 나라!' 슬로건을 내걸고 '광장 출범식'을 대대적으로 열었다.

앞서 새민중정당과 민중연합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신설합당을 위한 수임기구 합동회의에서 당명을 민중당으로 확정하고 기본정책과 당헌·당규, 대표단 구성을 결정하는 등 합당을 위한 모든 법적 절차를 완료했다.

민중당 상임대표로는 김종훈(울산 동구) 전 새민중정당 대표와 김창한 전 민중연합당 상임대표가 선출됐다. 원내대표는 윤종오(울산 북구) 의원이 맡기로 했다.

공동대표로는 강규혁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위원장, 김기형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정치위원장, 김은진 원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손솔 민중연합당 흙수저당 대표, 안주용 민중연합당 농민당 대표, 이화수 새민중정당 여성위원장, 장지화 민중연합당 엄마당 대표, 정태흥 민중연합당 공동대표 등이 각각 선임됐다.

양당은 지난 11일 합동 브리핑을 통해 "촛불혁명과 광장의 주역인 99% 민중의 직접정치를 실현할 수 있는 강력한 진보정당이 필요하다"며 통합된 새 진보정당 창당의 당위성을 역설한 바 있다.

1만 당원 모인 민중당 '광장 출범식'
"민중 위한, 민중의 정치적 결사가 최대 정치적 과제"
"진보정치 성과와 한계 되돌아보며 촛불혁명 이어받겠다"

15일 오후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린 민중당 광장 출범식에서 당원들이 민중의례를 하고 있다.
15일 오후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린 민중당 광장 출범식에서 당원들이 민중의례를 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출범식은 전국 각지에서 모인 당원 1만여 명이 서울광장을 가득 메운 채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당의 상징색인 주황색 옷을 입고 서로 악수하며 창당의 기쁨을 함께 나누는 모습이었다. 또 청년 당원 100여 명은 다양한 '몸짓' 율동을 통해 행사의 활기를 북돋워줬다.

통일광장·민가협양심수후원회·민주노총·전농·한국진보연대 등 각계의 진보단체 인사들도 영상메시지를 통해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철회 투쟁이 한창인 경북 성주 소성리에서도 연대를 당부하는 이석주 이장의 호소가 이어졌다.

민중당 지도부는 전국 15개 시·도당 위원장들과 함께 무대에 올라 평화·노동·직접정치 등 당의 지향점을 담은 출범 선언문을 낭독했다.

민중당은 "한국 정치는 1%도 되지 않는 외세와 수구 기득권 세력을 일방적으로 비호해왔다"며 "민중을 위한 정치, 민중 자신의 정치적 결사가 우리 앞에 놓인 최대 정치적 과제"라고 밝혔다.

15일 오후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린 민중당 광장 출범식에서 김종훈-김창한 상임대표가 당기를 흔들고 있다.
15일 오후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린 민중당 광장 출범식에서 김종훈-김창한 상임대표가 당기를 흔들고 있다.ⓒ양지웅 기자

이어 "1천700만 민중의 총궐기로 이뤄낸 촛불혁명의 승리 이후에도 현실은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고 있다"며 "밖으로는 대미 추종외교와 대북 적대정책, 안으로는 재벌중심의 경제정책과 소수 엘리트들만의 정치체제는 여전히 굳건하다"고 지적했다.

민중당은 "20년 전 '시장경제와 민주주의를 동시에 추구한다'는 민주개혁세력의 집권 이후에 이같은 추세는 오히려 더 심화됐다"며 "그 결과 한국사회는 무권리 상태에 놓인 청년과 비정규직노동자, 농민과 여성의 한숨으로 가득차게 됐고 한반도 평화는 심각한 위협에 직면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지난날 거리를 가득 메운 민주화 함성과 자주민주통일운동을 계승하고, 성장과 퇴조를 반복해온 진보정치의 성과와 한계를 되돌아보며, 오늘 우리는 촛불혁명의 성과를 이어받은 새로운 정치세력의 출범을 민중 앞에 당당하게 선언한다"고 강조했다.

민중당은 "승리를 향한 민중의 직접행동을 조직할 것"이라며 "민중당으로 굳게 뭉쳐 땀 흘려 일하는 사람들이 존중받는 새로운 대한민국, 평화로운 통일조국을 건설하자"고 밝혔다.

"우리들의 진짜 목소리 대변해줄 진보정당 기다려왔다"
'민중에게 권력을! 민중에게 평화를!'

민중당 지도부가 15일 오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민중당 광장 출범식을 마친 뒤 보신각으로 행진하고 있다.
민중당 지도부가 15일 오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민중당 광장 출범식을 마친 뒤 보신각으로 행진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민중당의 1만 당원들은 출범식을 마친 뒤 종로 광화문 네거리를 지나 보신각으로 행진했다.

노동·청년·여성·농민·빈민 등 민중당을 구성하는 주요 단위들은 행진 과정에서 각양각색의 피켓·현수막과 복장을 통해 부문별 요구사항을 내걸었다.

'한미동맹 해체로 자주와 통일', '평화협정 체결하라', '사드 뽑고 평화 심자', '트럼프는 한반도 전쟁위협을 당장 멈춰라' 등 한반도 평화를 요구하는 행진 대오를 필두로 '양심수 석방하라', '농민헌법 쟁취', '노동자가 정치한다', '비정규직 완전 철폐', '최저임금 보장하라', '독박육아 끝장내자' 등 각계각층의 상징의식 행렬이 뒤따랐다.

흥에 겨워 춤을 추며 행진하던 당원들은 새 진보정당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민중당 당원들이 15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민중당 광장 출범식을 마친 뒤 보신각으로 행진하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규탄하고 있다.
민중당 당원들이 15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민중당 광장 출범식을 마친 뒤 보신각으로 행진하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규탄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경남 합천에서 온가족과 함께 상경했다는 배기남(45세.남) 씨는 '민중의소리'와 만나 "그동안 진보세력이 함께 모일 수 있는 공간을 많이 원했다"며 "3년간 당이 만들어지길 기다려왔던 만큼 앞으로 많은 일을 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희대에 재학 중인 유래연(23세.여) 학생은 "지금 청년들이 사람답게 살기 힘든 현실인데, 민중당을 통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며 "앞으로 민중당이 많은 국회의원들뿐만 아니라, 대통령까지 만들어내는 더 큰 정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자신을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라고 소개한 백진환(46세.여) 씨는 "모든 정치인들이 말로만 비정규직 철폐나 노동자 권리를 위해 공약을 내세우지만, 노동자를 위해 현장에 나가 우리들의 진짜 목소리를 대변해줄 수 있는 당은 민중당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보신각 앞에서 행진을 마친 당원들은 "우리가 촛불혁명을 완성하자"는 결의문을 함께 낭독했다.

15일 오후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서 광장 출범식 후 퍼레이드를 진행한 민중당 당원들이 박수를 치며 행사를 마무리 하고 있다.
15일 오후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서 광장 출범식 후 퍼레이드를 진행한 민중당 당원들이 박수를 치며 행사를 마무리 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아래는 '민중당 당원 결의문' 전문이다.

우리 민중당은 국민주권의 위대한 승리 촛불혁명을 완성하여 새 사회 건설을 위해 다음과 같이 결의한다.

1. 국민이 주인이다. 우리가 국민의 정치적 권리, 민주적 권리를 무한하게 넓혀가자.

2.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다. 우리는 모든 특권과 반칙, 차별을 반대하자.

3. 평화 없이 주권 없고, 주권 없이 평화 없다. '전쟁 없는 나라', 우리가 만들자. 분단국가 보내고 평화통일국가 우리가 만들자.

4. 청년은 우리당의 주인공이다. 청년이 활력 있는 사회를 만들자.

5. 여성에 대한 온갖 차별과 폭력, 혐오를 걷어내자

6. 1000만이 비정규직, 일상생활이 전쟁터다. '비정규직 없는 세상' 우리가 만들자.

7. 농민주권 실현 돼야 식량주권 실현된다. 농민을 살리고, 농업을 살리자

8. 노점상, 철거민 강제철거 중단하고 용역깡패가 없어야 민주사회다. 도시빈민 생존권을 지키자.

9. 민중에게 권력을! 민중에게 평화를! 민중에게 행복을! 민중당이여 전진하자!

민중당 당원들이 15일 오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민중당 광장 출범식을 마친 뒤 보신각으로 행진하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규탄하고 있다.
민중당 당원들이 15일 오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민중당 광장 출범식을 마친 뒤 보신각으로 행진하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규탄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민중당 서비스노동자 당원들이 15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민중당 광장 출범식을 마친 뒤 카트를 끌고 보신각으로 행진하고 있다.
민중당 서비스노동자 당원들이 15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민중당 광장 출범식을 마친 뒤 카트를 끌고 보신각으로 행진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민중당 윤종오 원내대표가 15일 오후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서 정치 퍼레이드를 마무리하며 정치연설을 하고 있다.
민중당 윤종오 원내대표가 15일 오후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서 정치 퍼레이드를 마무리하며 정치연설을 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민중당 김종훈-김창한 상임대표와 당원들이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정치 퍼레이드를 마무리하고 있다.
민중당 김종훈-김창한 상임대표와 당원들이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정치 퍼레이드를 마무리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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