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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태권도, 2일 평양대극장서 첫 평양 합동시범공연

"내용이 좀 다를 뿐, 태권도는 남과 북이 같습니다"남북태권도, 2일 평양대극장서 첫 평양 합동시범공연
이승현 기자  |  shlee@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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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4.02  22:5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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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태권도 시범단이 2일 오후 평양대극장에서 첫 평양 합동시범공연을 마쳤다. [사진-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2일 오후 평양 중구역에 있는 평양대극장. 남북 태권도가 처음으로 평양시민들에게 합동공연을 선보였다.

오후 4시(평양시간) 정각 사회자가 "온 겨레의 가슴을 새차게 들끓게 하는 남측 태권도시범단을 열렬히 환영합니다", "2월 평창동계올림픽에서도 우리 민족은 하나, 태권도 뿌리도 하나라는 걸 세계에 과시했습니다”라며 공연 시작을 알리자 모든 관객이 전원 동시 기립해서 박수를 치면서 남북태권도 합동시범 첫 평양공연은 시작되었다.

먼저, 남측 세계태권도연맹(WTF) 시범단이 유려한 듯 절도를 갖춘 승무 시범에 이어 '고향의 봄' 음악에 맞춘 품새시범을 전개하고 곧바로 박진감 넘치는 호신술 시범을 선보이자 객석에서 박수가 쏟아져 나왔다. 이어 도복띠로 눈을 가린 채 발차기로 공중 표적을 정확히 가격하고 약 5미터 높이의 고공표적 3~4개를 발차기로 연속 격파하자 탄성과 함께 다시 한번 큰 박수가 터졌다.

25분간 이어진 남측 시범단 공연에 이어 북측 조선태권도위원회 시범단은 우렁찬 기합소리에 맞춰 '틀'(품새)시범으로 공연을 시작했다. 위력적인 송판깨기와 손발을 이용한 공중격파, 여성시범단원의 2대1, 3대1 겨루기 등 시범이 진행될수록 박수소리는 커져갔다. 윗옷을 벗은 단원의 몸을 각목으로 내리쳐 부러뜨리는 시범과 '조국통일' 구호에 맞춘 격파시범이 진행되는 동안 탄성과 환호성에 기합소리가 들리지 않을 지경이었다.

   
▲ 남측 태권도 시범단의 서범공연. [사진-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 남측 시범단의 공연이 끝나고 평양 관객들이 박수갈채를 보내고 있다. [사진-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남측 태권도가 화려하고 부드러운 반면, 북측은 절도 있고 사실적인 동작 위주의 시범이라는 차이가 확연했다. 또 남측이 '고향의 봄'을 관현악으로 편곡한 음악 등을 활용해 춤에 가까운 동작으로 화려하고 부드러운 인상을 주었다면, 북측은 음악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손과 발을 이용한 위력(격파), 맞서기(대결) 등 사실적인 액션 위주의 동작들이 많았다. 

실전 무술을 방불케 한 북측 시범단의 30분 공연이 끝나고 북측 12명과 남측 16명의 시범단원이 5분간 합동 품새시범을 선보일 때는 남과 북의 태권도가 많이 다르지만, 역시 그 뿌리는 같다는 강한 느낌을 갖게 했다.

   
▲ 북측 태권도 시범단의 시범공연. [사진-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 북측 태권도 시범단의 격파 시범. [사진-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 북측 태권도 시범단의 격파 시범. [사진-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 북측 태권도 시범단의 온몸을 이용한 각목 격파. [사진-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북측 관객은 공연 내내 표정에 큰 변화가 없었지만 고난도 시범이 벌어지면 즉각 박수를 치거나 환호성을 질렀고 짧지만 강렬했던 5분간의 합동공연이 마무리 된 뒤 남북 선수들이 손을 흔들어 인사하자 길게 기립박수가 이어졌다.

이날 남북태권도 합동시범공연을 북측 인사로는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과 리일환 부위원장, 김경호 조선태권도협회 위원장이, 남측에서는 도종환 문화관광체육부 장관이 함께 지켜봤으며, 평양시민들로 보이는 관객들이 1,200석 규모의 공연장을 빈자리 없이 꽉 채웠다.

이날 합동 태권도시범이 열린 평양대극장은 1960년 8월 개관해 북한이 자랑하는 5대혁명가극을 공연한 종합예술극장이다.

   
▲ 남북태권도시범단의 대련 시범. [사진-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 남북태권도 시범단 합동 시범공연이 끝나자 관람을 한 평양시민들이 기립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 남북태권도 합동시범공연에 대한 평양 관객들의 환호와 기립박수.[사진-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남북합동 태권도시범으로는 평양에서 처음 열린 이날 시범공연을 본 한 남측 관람객은 "남측 공연은 다채롭고 스토리텔링이 있어 뮤지컬을 연상시키는 반면 북측 공연은 사실적이고 실전무예에 가까우며 힘과 비장미가 느껴진다"는 비교 관람평을 내놓았고, 한 북측 관람객은 "태권도가 같긴 같구나. 내용이 좀 달라서 그렇지 남북이 같습니다"라는 통일지향적(?) 감상평을 밝혔다.

태권도 시범단은 3일 오후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진행될 예정인 남북합동공연을 마치는 예술단과 함께 그날 밤 전세기편으로 귀환한다.

   
▲ 최휘 북한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이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함께 이날 남북태권도 합동시범공연 관람을 했다. [사진-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 북남태권도시범단 합동시범출연. '남측 태권도 시범단의 평양방문을 환영합니다!' [사진-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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