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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합동 평양공연, 1만 2천여 관객 기립박수

“만나는데 너무 오래 걸렸잖아”남북 합동 평양공연, 1만 2천여 관객 기립박수
평양공연 공동취재단/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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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4.03  22:2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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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남북 예술단 합동공연 '우리는 하나'가 1만 2천여 관객이 운집한 가운데 열렸다. [사진 -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불과 두 달 전에 삼지연관현악단이 강릉, 서울에서 멋지게 공연하는 걸 보면서 우리도 평양에서 언젠가 공연하겠다는 꿈을 꿨는데 일찍 이뤄서 얼마나 기쁜지 모릅니다. 처음 뵙는데도 예전에 뵌 것처럼 반가운 느낌이 듭니다. 다시 한 번 만나서 너무나 반갑습니다.”

북측 최효성 <조선중앙TV> 방송원과 나란히 사회를 맡은 가수 서현은 “남측 동포의 반가운 인사도 전해드리겠다”며 3일 오후 3시(서울시간 3시 30분)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남북 예술단 합동공연 '우리는 하나' 무대의 막을 올렸다.

최효성은 “화창한 봄날 동평양대극장 첫 공연에 이어서 우리 예술인들과 함께 뜻 깊은 공연을 펼치게 된다”며 “남녘의 예술인들을 다시 한 번 열렬히 환영하자”고 박수를 유도하고 “우리는 하나!”를 외치며 공연 시작을 알렸다.

평양 시민들이 12,300여석을 가득 메운 가운데 무대 정면 화면에는 ‘북남예술인들의 련환공연무대’, ‘우리는 하나’라고 타이틀이 붙었고, 무대 배경에는 대형 한반도기가 2개씩 양옆으로 내걸렸다. 중간도 무지개 모양의 띠를 둘러 한반도기로 장식했다.

   
▲ 이날 남북 합동 평양공연에서 북측 최효성 <조선중앙TV> 방송원과 나란히 사회를 맡은 가수 서현. [사진 -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공연 앞부분은 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부부가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남측 예술단 단독공연 때와 같이 피아니스트 김광민과 정인, 알리 등이 등장했지만 알리가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다. 북측 가수들과 함께 준비했다. 남과 북, 북과 남의 화음이 어떨지 잘 들어봐 달라”며 남북 합동공연이 시작됐다.

남측 정인, 알리와 북측 김옥주 송영이 나란히 남측 노래 ‘얼굴’을 소절을 나누어 주고받으며 공연했다. 이어 사회자 서현이 단독공연 때 불러 갈채를 받았던 북측 노래 ‘푸른 버드나무’를 목 상태가 좋지 않은 상태로 불러 큰 박수를 받았다.

강산에는 눈시울을 붉히며 ‘라구요’를 부른 뒤 “오늘 이 자리가 굉장히 감격스럽다. 돌아가신 저희 어머니 아버지도 생각나고. 방금 들려드린 노래가 부모님을 생각하면서 만들었던 노래였는데 데뷔곡이었다”며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최진희는 ‘사랑의 미로’를 부른 뒤 “2002년에 오고 16년 만에 왔다. 정말 많이 그동안 오고 싶었다”며 “또 다시 평양에서 공연할 수 있도록 진심으로 바란다. 다시 만날 그날까지 다시 기다리고 있겠다”고 인사했다.

   
▲ 남측 이선희(맨 우측)와 북측 김옥주가  손을 잡고 ‘J에게’를 듀엣으로 부르고 있다.[사진 -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백지영에 이어 이선희는 북측 김옥주와 ‘J에게’를 듀엣으로 선보였고, ‘아름다운 강산’을 열창했다.

윤도현은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를 불러 관객들의 호응을 받았고, “YB랑 삼지현관현악단이 합동 공연을 했으면 좋겠다. 전 세계를 돌면서 공연을 하고 싶다. 불가능할 것 같지만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우리는 하나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우리의 손으로 통일을 만들자는 뜻이 담겨있다”며 ‘1178’을 선사했다.

이어 삼지연관현악단의 무대로 김주향, 김성심, 송영 등이 ‘찔레꽃’으로 시작 ‘눈물 젖은 두만강’, ‘동무 생각’ 등 익숙한 계몽기 가요들을 묶은 메들리를 10분 정도 공연했다.

   
▲ 북측 삼지연관현악단의 연주 모습. [사진 -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김성심은 공연 전 공동취재단에 “남북이 함께 하게 돼 감격스럽고, 이런 자리가 많이 마련됐으면 좋겠다”면서 “남측 가수들이 1일 김정은 노동당위원장님과 함께 사진을 찍고 악수를 나눈 것에 대해 우리에게도 꿈 같은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부러워했다.

무대의 마지막은 가왕 조용필과 위대한탄생이 ‘친구여’, ‘모나리자’로 관객을 사로잡았고, 남북의 여가수들이 ‘백두와 한나는 내 조국’을 합창하며 무대는 절정에 올랐다.

단독공연 때와 같이 출연진들이 모두 무대에 올라 ‘우리의 소원은 통일’과 ‘다시 만납시다’를 합창했고, 북측이 남측에 꽃다발을 전해주자 큰 함성이 터지기도 했다. 서현과 김주향은 마주보며 눈물과 웃음을 참지 못했고, 객석은 10분간 전원 기립 박수를 보냈다.

현송월 북측 단장은 만족한 듯 웃음을 짓고 “잘 된 것 같다. 훈련이 많지 않았는데 거의 반나절 했는데도 남북 가수들이 너무 잘했다”고 “같이 부른 부분이 가장 좋았다”고 평가했다.

   
▲ 공연 마지막 순간 출연자들이 모두 무대에 나와 합창하고 있다. [사진 -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한 북한 관객은 “감동적인 순간들이 있었다”며 “"우리 사이에 빈 공간만 남았다"는 가사가 있었는데, 우리 사이에 아무 것도 없다. 우린 통역이 필요 없잖아. 그런데 만나는데 너무 오래 걸렸잖아”라고 소감을 밝혔다.

다른 관객은 “참 좋았다. 정말 좋았다”며 “조용필 잘 한다... 조용필을 듣기는 했지만 보는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유엔 관련 기구에서 일한다는 알제리인은 “가사를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분위기로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모든 순간이 다 감동적이었다”며 “두 나라가 어서 통일이 됐으면 좋겠다. 공연이 훌륭했다”고 극찬했다.

이날 남북합동공연은 북측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과 박춘남 외무상,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 남측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등이 내빈석에 자리했다.

​두 차례 평양 공연을 마친 예술단은 이날 밤 김영철 부위원장이 개최하는 만찬에 참석하며, 태권도 시범단은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이 주최하는 만찬에 참석한다. 이들은 이날 밤 평양국제공항을 출발, 5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 사회를 맡은 남측 서현과 북측 최효성. [사진 -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 1만 3천여 관객들도 함께 즐거워했다. [사진 -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 강산에가 이산의 아픔을 그린 '라구요'를 부르며 눈시울을 붉혔다. [사진 -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 북측 삼지연관현악단 가수들은 계몽기 가요를 메들리로 선사했다. [사진 -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 무대마다 배경화면이 바뀌며 분위기를 돋궜다. [사진 -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 남북의 내빈들도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사진 -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 관객 전원이 10분 동안 기립박수를 보냈다. [사진 -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 출연진이 모두 무대에 올라 피날레를 장식했다. [사진 -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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