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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김복동 할머니 훨훨 날으소서” 94개 만장과 노란 나비들의 행진

故 김복동 할머니 노제, 600여명 시민들 참여한 가운데 엄수돼

양아라 기자 yar@vop.co.kr
발행 2019-02-01 12:10:59
수정 2019-02-01 12: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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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 김복동 할머니 운구행렬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앞을 지나 영결식이 열리는 옛 일본대사관을 향해 이동하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 김복동 할머니 운구행렬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앞을 지나 영결식이 열리는 옛 일본대사관을 향해 이동하고 있다.ⓒ뉴시스
 

"우리의 영웅! 김복동 당신이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일본군 성노예 책임자 처벌..."

평화·인권운동가이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故 김복동 할머니의 마지막 배웅길. 청년들은 김복동 할머니의 삶을 보여주는 94개의 만장을 들고 서울광장에서 구 일본대사관까지 행진을 펼쳤다. 시민들은 평화를 상징하는 노란 나비를 흔들며 만장 뒤를 따랐다.

고 김복동 할머니의 영면을 기원하는 거리의 제사, 노제가 1일 오전 8시 50분 경부터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시작됐다. 김 할머니를 배웅하기 위해 시민들은 이날 오전 8시 30분 경부터 서울광장에 모여들었다. 600여명이 넘는 시민들은 "김복동 할머니 사랑합니다. 할머니의 꿈 이뤄드리겠습니다"라는 사회자 최광기 씨의 말에 함성으로 답하며 첫 발걸음을 뗐다.

이날 행렬의 선두엔 환한 웃음을 지은 김복동 할머니가 두팔을 벌리고 나비들과 함께 날아가는 그림이 걸린 차량이 섰다. 해당 차량은 온통 노란 꽃과 나비로 꾸며져 있었다.

윤홍조 마리몬드 대표가 운구차에 앞서 김 할머니의 영정 사진과 위패를 들고 걸었다. 침통한 표정의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이사장과 손영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쉼터 '평화의 우리집' 소장도 노란 나비를 들고 그 뒤를 따랐다.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도 연신 눈물을 닦아내며, 다른 정부 인사들과 함께 운구차 곁을 따라 걸었다.  

뒤이어 시민들이 "여성인권운동가 고 김복동님 나비되어 훨훨 날으소서"라고 쓰인 현수막을 들고 걸어갔다.  

김복동 할머니의 목소리가 차량의 스피커를 통해 울려 퍼졌다. 만장을 두손으로 꽉 쥐고 선 학생과 시민들은 할머니의 목소리가 들리자 고개를 떨궜다가 천천히 움직였다.

시청광장 벽면에 설치된 시민 게시판에는 일본의 사죄를 요구하는 김복동 할머니의 생전 인터뷰 영상이 나왔다. 시민들은 행진을 잠시 멈추고 할머니의 영상을 지켜보기도 했다.

시청광장-세월호광장-미대사관을 지나 구 일본대사관 인근에 다다르자 행진이 잠시 멈췄다. 사회자는 "김복동 할머니 기억하겠습니다. 그리고 반드시 할머니의 꿈을 이루겠습니다"라고 소리 높여 외쳤다. 시민들도 구호에 맞춰 수차례 힘찬 함성을 질렀다.  

또한 시민들은 "일본은 공식 사죄하고 법적 배상하라"라고 함께 거듭 외쳤다. 일본 정부의 사죄를 요구하는 김복동 할머니의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다시 스피커를 통해 울려퍼졌다. 시민들은 "김복동 할머니와 끝까지 함께 한다"고 다짐했다.  

노제 행렬은 마지막으로 27년간 일본 정부를 향해 공식 사죄를 요구한 김복동 할머니가 있었던 곳, 매주 수요집회가 열리는 구 일본대사관 앞에 도착했다. 만장을 든 시민들은 구 일본 대사관을 등지고 소녀상을 향해 만장을 들어보였다.  

노제가 끝나고 같은 장소에서 오전 10시 30분부터 여성인권운동가 고 김복동 시민장 영결식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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