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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검찰개혁’ 칼자루 쥔 조국…“야당과 전쟁 선포” 발끈한 한국당

조국, 지명 후 첫 일성으로 ‘검찰개혁’ 완수 내세워

남소연 기자 nsy@vop.co.kr
발행 2019-08-09 18:10:49
수정 2019-08-09 18: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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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법무부 장관으로 내정된 조국 전 민정수석이 9일 오후 인사청문회 준비 사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동 현대빌딩으로 출근하고 있다.   2019.08.09
신임 법무부 장관으로 내정된 조국 전 민정수석이 9일 오후 인사청문회 준비 사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동 현대빌딩으로 출근하고 있다. 2019.08.09ⓒ김철수 기자
 

조국 청와대 전 민정수석비서관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돌아왔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2년 2개월 동안 민정수석을 지내며 검찰 개혁의 큰 틀을 마련하는 데 주력했던 조 후보자는 이제 법무부 수장 자리에 올라 개혁 과제들을 완수해내야 할 중책을 떠안게 됐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조 후보자의 발탁을 두고 이변 없는 결과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조 후보자는 민정수석에서 물러나기 전부터 차기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거론돼 왔을 만큼 검찰 개혁에 있어서 문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얻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여당 일각에서는 꾸준히 조 후보자의 '총선 차출론'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조 후보자가 완강히 부인했다는 후문이다.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도 조 후보자의 지명 배경에 대해 설명하면서 "문재인 정부 초대 민정수석비서관으로 임용되어 권력기관 개혁에 대한 확고한 소신과 강한 추진력을 가지고 기획조정자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법무부 장관으로서 검찰개혁, 법무부 탈검찰화 등 핵심 국정과제를 마무리하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법질서를 확립해 나갈 것을 기대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조 후보자 역시 자신의 소임이 검찰 개혁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조 후보자는 이날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후 인사청문회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이제 뙤약볕을 꺼리지 않는 8월 농부의 마음으로 다시 땀 흘릴 기회를 구하고자 한다"며 "서해맹산의 정신으로 공정한 법질서 확립, 검찰 개혁, 법무부 혁신 등의 소명을 완수하겠다"고 지명 소감을 밝혔다.

조 후보자가 인용한 '서해맹산'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지은 한시 '진중음(陣中吟)'의 한 구절로, "바다에 맹세하니 어룡이 감동하고 산에 다짐하니 초목이 알아듣는다(誓海魚龍動 盟山草木知)"는 대목에서 나온 내용이다.

이 구절은 이순신 장군이 왜적을 무찌르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는 대목인데, 조 후보자 역시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서 자신의 소임을 다하겠다는 의미를 담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회 인사청문회, 순탄치 않을 듯 
보수야당 "조국 지명, 국회와 싸우자는 거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정의철 기자

그동안 조 후보자가 검찰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혀왔던 만큼 조 후보자가 실제 법무장관 자리에 오른다면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국정 과제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검경수사권 조정 등의 개혁 작업에도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그 전에 조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라는 문턱을 넘어야 한다. 당장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보수야당은 조 후보자의 지명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인사청문회가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 야당은 조 후보자의 민정수석 시절 '인사검증' 실패를 주장하며 사퇴를 요구해 온 바 있다. 이러한 야당의 반발에도 문 대통령이 조 후보자를 법무부 장관 적임자로 지명하자,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야당과의 전쟁선포"라며 맹비난을 쏟아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한국거래소에서 금융시장 점검 현장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민정수석으로서의 업무능력에 있어서 낙제점을 받았을 뿐더러 민정수석으로 있으면서 소위 공무원 휴대폰을 마음대로 사찰한 부분 등 국민의 인권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 자체가 잘못돼 있는 조 전 수석이 법무부 장관으로 내정된 데 대해 강한 유감 표시를 한다"고 발끈했다.

또한 나 원내대표는 "조 후보자의 임명은 신독재 국가의 완성으로서 검찰의 도구화라고 말씀드렸다"며 "조 후보자가 그동안 추진해 온 공수처법은 결국 청와대 검찰을 하나 더 만들겠다는 강한 의지 표명으로 보인다"고 강변했다.

그는 "조 후보자의 임명 강행은 결국 야당을 무시하는 것을 넘어서 야당과 전쟁을 선포하는 개각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청문 과정에서 낱낱이 잘못된 점, 정무에 대한 능력, 기본적인 태도 부분에 대해 철저하게 검증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 역시 기자들에게 보낸 별도 입장문을 통해 "역사상 가장 무능하고 시끄러웠던 조 전 수석을 끝내 법무장관에 앉히고 외교, 국방 등 문제 장관들을 유임시킨 것은 국회와 싸워보자는 얘기"라며 "청와대는 일관되고 안정적인 개혁 추진에 역점을 뒀다고 말하지만, 일관된 자세로 일방통행을 하겠다는 얘기로 들린다"고 평가절하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조 후보자 지명에 대해 "사법개혁에 대한 (대통령의) 분명한 의지로 판단된다"며 "사법개혁을 바라는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는 인사"라고 환영했다.

남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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