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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중원 1주기 추모제...먼저 간 자식 영정에 잔 올린 부모

부인 오은주 씨 "더이상 억울한 죽음이 나지 않는 사회가 되면 좋겠다"

원래 많은 사람과 함께 하려 했던 추모제는 유족과 추모제를 주관한 조계종 노동사회위원회의 스님들을 중심으로 조촐하게 치러졌다. 거리두기 2단계 방역 지침 때문이었다.

 

6명의 스님이 문 기수의 영정 앞에 앉아 목탁을 두드리며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기도를 했다. 부인 오은주 씨, 아버지 문군옥 씨, 어머니 김혜숙 씨가 그 뒤에 자리를 잡았다. 문 기수 싸움을 함께 했던 활동가 몇몇이 얼마간 거리를 두고 근처에 섰다.


 

▲ 문중원 기수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며 발원 기도를 하고 있는 스님과 뒤편에 앉아 있는 유족들. ⓒ프레시안(최형락)

발원 기도가 진행되는 동안 조용히 눈물을 훔치던 유족은 문 기수의 영정에 잔을 올릴 때 오열했다.

 

유족들은 문 기수 죽음의 책임자 처벌 및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싸움을 함께한 이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부인 오 씨는 "아버님 어머님께서 자식을 먼저 앞세우고 앞에서 절을 하시는 모습이 너무너무 마음이 아팠다"며 "이렇게 한 사람의 생명은 누구의 아들이고 누구의 남편이고 누구의 아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이상 이렇게 억울한 죽음이 나지 않는 사회가 되면 좋겠다"고 전했다.
 

 

아버지 문 씨는 "우리 중원이가 마사회 갑질과 비리를 폭로하고 잘못된 구조와 제도가 고쳐져 나를 아는 모든 분들은 행복하길 바란다는 유서를 남기며 목숨을 끊은지 1년이 된 오늘 추모행사를 준비하고 진행해주신 분들께 감사하다"며 "함께 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리며 죽는 날까지 이 은혜를 잊지 않고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문 기수 싸움을 함께한 공공운수노조와 시민사회단체를 대표해 마이크를 잡은 진기영 공공운수노조 수석부위원장은 문 기수가 하늘에서 편히 쉬기를 기원하며 그의 유지를 이어받아 마사회를 더는 억울한 죽음이 일어나지 않는 곳으로 개혁하겠다고 다짐했다. 

발언이 끝난 뒤에는 가수 박준 씨의 추모 공연이 이어졌다. 박 씨는 <전태일 다리에 서서>와 <힘들지요>를 불렀다.

 

추모제의 마지막 순서는 추모제가 열린 세종로 공원에서 정부 서울청사 옆 문 기수의 운구차가 대져있던 곳까지 갔다 돌아오는 것이었다. 문 기수의 영정이 맨 앞에 섰고, 그 뒤를 스님들과 부인 오 씨, 어머니 김 씨가 따랐다.

 

▲ 울고 있는 문중원 기수의 유족들. ⓒ프레시안(최형락)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0112416192228195#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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