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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받으며 떠난 김종인, 마지막 쓴소리 “국민의힘 내부분열 언제든 재현 조짐”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1/04/09 10:13
  • 수정일
    2021/04/09 10:13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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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패장에서 보궐선거 영웅으로 “자연인, 국민 일원으로 할 수 있는 일 할 것”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04.08.ⓒ정의철 기자/공동취재사진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다. 당내 의원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퇴장한 김 위원장은 마지막 메시지로 “당권에만 욕심을 부리는 사람들이 아직 국민의힘 내부에 많다”는 뼈 있는 말을 남겼다. 그는 의원들에게 ‘내부분열을 유의하라’고 신신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고별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 자연인의 한사람으로 돌아간다”고 밝혔다.

그는 4·7 재·보궐선거에서 서울·부산시장을 포함, 당이 압도적으로 승리한 데 대해 “국민이 주신 값진 승리다. 현 정권과 위정자들에 대한 분노와 심판의 목소리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결과”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지난해 4·15 국회의원 선거에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김 위원장은 당시 당의 ‘완패’ 결과를 안고 씁쓸히 퇴진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엔 분위기가 달랐다. 지난해 6월 연달아 비대위원장 직책을 맡아 당을 이끈 그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승리’라는 목표를 이룬 만큼 기쁨이 묻어난 표정으로 지난 10개월 임기의 소회를 밝혔다.

김 위원장은 “제가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하며) 약속했던 건 국민의힘이 다음 대통령 선거를 치를 수 있을 만한 여건을 확립하면 언제든 주저 없이 물러난다는 것”이라며 “서울과 부산 보궐선거에 승리함으로써 정권교체와 민생회복을 위한 최소한의 기반은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당에 쓴소리를 했다. 그는 “지난 1년간 국민의힘은 근본적인 혁신과 변화를 위해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아직 부족한 점투성이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내부분열과 반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울시장 경선 과정에서 보았듯 정당을 스스로 강화할 생각은 하지 않고 외부세력에 의존하려 한다든지, 그거에 더해 당을 뒤흔들 생각만 한다든지 정권을 되찾아 민생을 책임질 수권 의지는 보이지 않고 오로지 당권에만 욕심을 부리는 사람들이 아직 국민의힘 내부에 많다”며 “그러한 욕심과 갈등은 그동안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으며 언제든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 위원장은 “개혁의 고삐를 늦춘다면 당은 다시 사분오열하고 정권교체와 민생회복을 이룩할 천재일우의 기회는 소멸될 것”이라며 “대의보다 소의, 책임보다 변명, 자강보다 외풍, 내실보다 명분에 치중하는 정당에는 미래가 없다”고 충고했다. 또 “더욱 철저한 자기혁신의 노력을 하라”고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이제 당 밖에서 “국민의 일원으로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뒤 ‘앞으로의 일정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김 위원장은 “특별한 일정이 없다”고 답했다. 다만 보수 야권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만날 수 있냐는 물음엔 “자연인으로선 내 마음대로 활동할 수 있는 것”이라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 위원장은 이후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당원과 사무처 노동조합원들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이 자리에서도 김 위원장은 “정당은 항상 국민의 정서가 어떻게 변하고 있느냐를 계속 인식해야 한다”며 “(임기 동안) 정강·정책도 새롭게 만들었기 때문에, 의원들은 우리 정강·정책에 정해진 사항들을 좀 깊이 인식하고 거기에 합당한 의정활동을 해 달라”고 제언했다.

아울러 “특정 지역을 무시하고 방치해도 괜찮단 사고에서 탈피하라”며 그동안 당이 등한시했던 호남지역 민심을 잘 보살피라고 강조했다.

주호영 원내대표가 의총 모두발언 중 “비대위의 가장 중요한 것이 지도부를 출범시켜주는 것인데 (김 위원장이) 지도부 출범을 안 시키고 가셔서 저는 성공 못 한 비대위라 평가한다”며 내심 섭섭함을 표출하기도 했지만, 김 위원장은 “굳이 내가 여기서 그걸 안 해도 차기 지도부 선출되는 것에 지장 없을 것”이라며 미련 없이 떠나겠단 의사를 내비쳤다.

국민의힘 비대위원들과 의원들의 배웅 속에 장내를 나선 김 위원장은 밝은 표정을 유지한 채 차량에 올라타 국회를 떠났다. 국민의힘은 당분간 차기 당 대표를 포함, 새 지도부가 들어설 때까지 주호영 원내대표의 당 대표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참석을 마친 뒤 박수를 받으며 퇴장하고 있다. 2021.04.08.ⓒ정의철 기자/공동취재사진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주호영 원내대표에게 감사패를 받고 있다. 2021.04.08.ⓒ정의철 기자/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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