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오후 전수미 화해평화연대 이사장을 만나 미 랜토스 청문회 참석 소감 등을 들었다. [사진-통일뉴스 이광길 기자]
지난 13일 오후 전수미 화해평화연대 이사장을 만나 미 랜토스 청문회 참석 소감 등을 들었다. [사진-통일뉴스 이광길 기자]

“미국도 북한 주민들을 정말 사랑한다면, 정말 인권을 개선하고 싶다면 북한 주민들이 원하는 걸 줘라 당신들이 주고싶은 것 말고. 대북 전단은 북한 주민들이 원하는 것이 아니다.”

지난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화해평화연대 사무실에서 만난 전수미 이사장이 미국 하원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 주최 ‘대북전단금지법’ 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한 경험을 소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미국이 자기중심적인 사랑에서 벗어나서 진정한 사랑을 해라 저는 적극적으로 응원한다. 땅콩 알러지가 있는 사람한테 땅콩 초콜릿 주면서 ‘사랑해’ 하는 것은 죽으라는 얘기 아니냐. (대북전단 살포가) 이와 같다고 생각한다.”

전 이사장은 “청문회 참여하면서 또 하나 느낀 것은 미국 의회랑 미국 국방부가 소통이 안 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지금 휴전상황, (기술적으로는) 전쟁 중인데 이걸 날린다? 미국 국방부에서는 안보적인 위험성을 잘 알고 있는데 미국 의원들은 어쩌면 이렇게 모르기에.”

미국 정치권에 만연한 ‘확증편향’이 도마에 올랐다. “공화당과 민주당 그 어느 의원도 남한 정부의 입장을 전혀 이해하지 않고 철저히 몇몇 소수 탈북민들과 보수단체의 입장을 진실이라고 이해하고 저한테 모든 질문을 하더라.” 

전 이사장은 “미국 사회가 그걸 알까요? 자신들이 만들어준 (탈북민) 영웅들이 성 착취하는 걸”이라고 개탄했다. “저는 트럼프 대통령이 실수했다고 생각한다. 탈북민하고 사진을 너무 많이 찍어줬다 (...) 탈북자들에게는 어떻게 소문이 나느냐면, ‘이 사람을 건들면 미국 CIA에게 죽는다’고. 성 착취나 성 폭행을 당해도 얘기를 못한다. 미국이 배후에 있다고 생각하니까.”

북한 비난에 앞장서는 ‘북한인권단체’가 탈북민에게 끼치는 악영향도 지적했다. “그 나라에 대해서 욕하면 어떻게 그 나라에서 온 사람들을 예쁘게 보느냐. 북한에 대한 존중이 있어야만 (남한사회 내에서도) 거기서 오신 분들에 대한 존중이 있을 수 있다는 거다.”   

전 이사장은 “(탈북남성뿐만 아니라) 남한 경찰이나 군 관계자에 의한 탈북 여성 성폭행 사건 논의하려고 여러 곳을 찾아갔는데 별 관심이 없더라. 저는 그 말이 제일 가슴 아팠다. ‘변호사님 제가 북한에서 와서 그런거죠’ 라는 피해 여성들의 말이”라고 토로했다.    

“북한 인권 영역이 두 개가 있다”며, “북한 영토 내 인권문제와 남한에 와 있는 탈북민 커뮤니티 인권 문제. 저는 ‘코리아 인권’이라고 부르고 싶다. 북한 인권의 영토를 넓혀서 한반도 전체 북한 사람들의 인권으로 다뤄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음은 전수미 이사장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 대북전단 문제에 대해 발언하게 된 연유를 들려달라.

■ 원래는 탈북 여성들의 성폭행 피해 문제를 상담하려고 국회를 찾아갔다. 그때 ‘대북전단금지법’을 만들고 있는 중이었던 것 같다. 그러던 중에 대북전단 얘기하길래 저도 대북전단 직접 보내본 적 있다고 했다. 그럼 의원들 앞에서 얘기해줄 수 있냐 물어서 비공개인줄 알고 담담하게 제 이야기를 하려 했는데 (공개된 자리여서) ‘어?’ 하고 놀랐죠.

사실 제가 그 자리에 나간 이유가 탈북여성 피해자 얘기를 하고 싶었다. 그 청문회 전날에도 자살기도한 피해자가 있었다. 새벽에 전화가 와서 ‘변호사님 저 지금 산에 올라갑니다’. 이분들에게 최고의 위로는 ‘힘내세요’, ‘힘드셨죠’가 아니라 ‘사실 저도 그런 경험 있습니다’ 라고 말하는 게 가장 큰 공감인데. 그날도 전화 받으면서 마치 나에게는 그런 일이 없었던, 당신들을 도와주는 사람으로 비춰지는 것보다 ‘나에게도 그런 일이 있었다’고 국회의원들에게도 말하고 싶어서 갔는데.


□ 엉겁결에 정치의 장으로 뛰어든 셈이군요?

■ 일생에서 처음 겪는 경험이었다. 제가 일했고 관계하던 전단 관련이나 북한인권단체 관계자들한테서 미친 듯이 전화가 오는 거예요. 전화나 문자로 계속 연락이 왔다. 사태의 심각성을 (청문회) 끝나고 나서 깨달았다. 그때부터 북한인권단체 관계자나 보수단체의 협박이 시작됐다. 사무실 찾아와 직원들에게 ‘전수미 어디 있냐’고 하고. (전화)번호가 돌았는지 저한테도 전화가 오고.      


□ 대북전단살포 단체는 무슨 생각을 하는 건가요? 

■ 당시 관계자는 저한테도 ‘돈을 모으기 위한 사업 아이템’이 필요하다고 얘기한 적이 있어요.  공익제보센터를 운영 중인데 탈북 여성과 남성들이 여러 가지 제보를 많이 한다. 성폭행, 임금착취, 사기 등. 대북전단 제보 중 하나는 ‘쓸모도 없는 걸 왜 날리냐’ 했더니 전단살포단체 관계자가 ‘돈 때문에 날린다’라고 얘기했다고. 


□ 미국 하원의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에서도 발언하셨는데?

■ 화상으로. 4월 15일이 청문회였으니 적어도 며칠 전에는 미국에 가야 하는데 이틀 전에 증인으로 채택됐다. 그날 연락이 와서 화상으로 1시간 동안 인터뷰했다. 제가 어떤 일 하고 탈북민들 어떻게 지원하고 있고. 인터뷰 끝난 다음에 ‘청문회 나와줄 수 있냐 시간은 없지만’ 그래서 8쪽 짜리 발표문 작성하느라 이틀 동안 거의 잠을 못잤다. 몽롱한 상태에서 참여했는데 다른 증인 4명(주-이인호 서울대 명예교수, 수잔 솔티 북한자유연합 공동대표, 고든 창, 존 시프턴)의 말은 굉장히 충격적이었다. 

공동위원장인 스미스 위원은 말이 안 통하는 느낌이었다. 맥거번 의원은 열려있다는 느낌은 들었지만 그래도 굳이 한국으로 따지자면 중도보수 정도. 공화당과 민주당 그 어느 의원도 남한 정부의 입장을 전혀 이해하지 않고 철저히 몇몇 소수 탈북민들과 보수단체의 입장을 진실이라고 이해하고 저한테 모든 질문을 하더라.       

약 20년 전 탈북단체에서 일할 때 수잔 솔티 여사를 만났다. 그때는 오픈 마인드였고 진심으로 탈북민들을 생각하는 미국인이라고 생각해서 인상이 좋았다. 이번에 본 솔티 여사는,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그렇듯 자신만의 종교적 신념으로 진정으로 북한 인권 개선 집중하는데, 문제는 편향된 커뮤니티에 의존해서 북한을 본다. 게다가 5년마다 바뀌는 한국 정부에 대한 신뢰가 없다. 그러다보니 탈북민에게서 나온 말을 절대로 신뢰하고 절대로 진실이라고 생각하는게 강하다. 2~30년 동안 정권교체와 상관없이 탈북민들과 네트워킹을 해온 게 그렇게 작용하는 거죠.   


□ 탈북민들은 북한인권 관련 ‘피해자’ 또는 ‘증언자’라는 특별한 지위를 가진다. 그대로 다 믿기는 어렵겠지만 경험한 바도 있고 들은 바도 있고.

■ 문제는 시차가 너무 크다. 지금 북한 인권에 대해서 얘기하는 탈북민 단체는 거의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오신 분들. 20~30년전 북한 인권 상황과 지금 상황은 너무 다르다. 저는 변호사니까 아무래도 법제도를 많이 보는 데 김정은 집권 이후 UPR(유엔인권이사회에 각국이 정기적으로 제출하는 인권상황 검토보고서) 등을 보면 북한이 여성이나 아동 관련 법을 개정하고 있다. 우리가 자주 접하는 분들은 주로 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오신 분들이라 그때 얘기만 하고 있다. 그러니까 미국에서도 20~30년 전 북한 인권이 지금까지 계속되는 걸로 생각하는 게 문제다. 최근 온 분들 얘기 들어보면 북한이 정말 많이 바뀌었다. 김정은 위원장은 억울할 수도 있겠다. 할아버지, 아버지 때의 문제인데 일종의 연좌제에 걸려 국제형사재판소 제소 운운하니까. 

미국에 대해서도 놀랐던 게 이번에 발표문을 쓸 때 “트럼프”라는 문구를 썼다. ‘2017년 트럼프 행정부 때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이 한국은 대단히 위험한 상황이고 실제로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고 증언한 사실을 들어 대북전단의 위험성을 말하려 했다. 다른 분이 전화를 해서 “트럼프 행정부”라는 말이 미국에서는 되게 금기어래요. (트럼프 행정부를) “이전 행정부”라고 바꿔줄 수 있냐고 묻더라. 바꿔주긴 했는데 민주당이나 공화당 어느 곳에서든 트럼프 언급이 금지되어 있다는 느낌. 공화당에서는 지우고 싶은 기억이고 민주당은 더 그렇고. 왜냐하면 (인권이나 민주주의 같은) 미국의 고귀한 가치와 리더십이 있는데 트럼프는 상인의 이미지, 미국이 돈의 가치로만 세계를 평가하고 정책을 펼쳤던 이미지를 구축했기 때문에 민주당이나 공화당 둘다 지우고 싶은 거죠 (웃음). 바이든이 대통령 되자마자 트럼프 때 탈퇴했던 유엔인권이사회에 바로 가입하고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으로 바로 참여하는 그 모든 것들이, 바이든이 인권에 가치를 부여하는 외교를 하는 것도 맞지만,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반동이나 지우기로서 그렇게 하는 것도 있지 않나 싶다. 대북전단법도 그 반동으로서 문제제기를 하는 것 아닌가 저는 생각했다. 청문회 준비하느라 미국쪽과 소통하면서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았다. 트럼프는 굉장히 금기어구나. 

             
□ 북한 인권 관련하여 미국 정치권이나 언론의 수요가 균형잡힌 접근법이 아니라 쇼킹한 이야기이니까 자극적인 발언을 하는 일부가 주목 받는다. 일종의 악순환인데, 신빙성과 별개로 탈북민들이 피해자, 증언자로서 활동하는 건 존중하지만, ‘인권활동가’를 자처하는 건 조금 다른 문제 같다. 한국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최소한의 소양이나 책임성이 필요하니까.

■ 그게 탈북 여성 성폭행 문제와 연결되니까 문제죠. 20~30년 전에 와서 그때의 인권문제를 제기하며 ‘영웅’이 된 소수 탈북자들이 있다. 탈북 여성들에게 ‘유명해지고 싶지 않냐’, ‘미국 의회에서 증언한 박모 씨 아느냐 내가 만든 거다’ 해서 성 착취하고 성 접대에 동원하고. 남한과 미국 권력에서 부여한 지위를 이용해서 이 사람들이 탈북여성들을 성 착취하는 데 악용할 수 있다. 

미국 사회가 그걸 알까요? 자신들이 만들어준 영웅들이 성 착취하는 걸. 사실 남한 사회에서도 문재인 대통령과 사진찍기는 쉽지 않다. 저는 트럼프 대통령이 실수했다고 생각한다. 탈북민하고 사진을 너무 많이 찍어줬다. 그들은 SNS에 올리고 ‘나는 미국 대통령과 사진 찍은 위대한 사람’ 식으로 자랑하는데 탈북 여성들은 사실 모르잖아요. (북한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사진 찍는다는 건 거의 있을 수 없는 일이죠. 탈북자들에게는 어떻게 소문이 나느냐면, ‘이 사람을 건들면 미국 CIA에게 죽는다’고. 성 착취나 성 폭행을 당해도 얘기를 못한다. 미국이 배후에 있다고 생각하니까. 이런 것들을 미국이 좀 알았으면 좋겠다. 자신들의 후원으로 만들어진 영웅 때문에 탈북 여성들이 남한에서 성적으로 착취 당하고 인권유린 당하고 제2의 피해자를 만드는 이런 메커니즘 아는 걸까 생각이 들었다.

청문회 참여하면서 또 하나 느낀 것은 미국 의회랑 미국 국방부가 소통이 안 되고 있다는 것. 브룩스 전 한미연합사령관이나 한국에서 한번이라도 군인으로 일해보신 분들은 이쪽 비무장지대(DMZ) 상황이나 민감성을 너무나 잘 알잖아요. 전쟁 중인데 뭔가 머리 위로 날아간다는 건 전쟁 시작과 같다. 원래 대북전단, 삐라라는 게 소련과 미국이 서로 심리전 도구로서 한국전쟁 때도 많이 활용됐던 거죠. 지금 휴전상황, 아직 (기술적으로는) 전쟁 중인데 이걸 날린다? 미국 국방부에서는 안보적인 위험성을 잘 알고 있는데 미국 의회 의원들은 어쩌면 이렇게 모르기에. 한국에서 11,000km 떨어져 있으니 그러는 건지. 


□ 남의 나라 일이겠죠.

■ (미국 사람들은) 멀리서 고고한 인권 얘기하는데 우리는 그냥 전쟁나면 죽잖아요. 끝이잖아요. 대북전단 문제를 쉽게 생각한다는 생각밖에 안들었다. (이 문제에 대해) 국방부와 소통하고 정보가 있다면 이 사람들이 이렇게 고귀하게 인권 외치면서 자기만족을 하지 않을텐데. 

전에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나가서도 미국 사람들의 순수한 마음은 잘 알겠는데 제가 연애를 왜 실패했는지 가슴 아픈 얘기를 했다. 제가 연애를 못했던 가장 큰 이유가 내가 가진 가장 좋은 걸 주려고 했다. 나는 당연히 상대방도 좋아할 거라 생각했고 사랑이라 생각했다. 남자들이 다 떠나더라. 이유가 뭘까 생각했는데 상대방이 원하는 걸 주는 게 사랑이더라. 내가 원하는 걸 주는 게 아니라. 미국도 북한 주민들을 정말 사랑한다면, 정말 인권을 개선하고 싶다면 북한 주민들이 원하는 걸 줘라 당신들이 주고싶은 것 말고. 대북 전단은 북한 주민들이 원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 얘기를 했다. 미국이 자기중심적인 사랑에서 벗어나서 진정한 사랑을 해라, 저는 적극적으로 응원한다. 미국과 북한 주민들의 사랑이 성공했으면 좋겠고 잘 됐으면 좋겠다. 땅콩 알러지가 있는 사람한테 땅콩 초콜릿 주면서 ‘사랑해’ 하는 것은 죽으라는 얘기 아니냐. (대북전단 살포도) 이와 같다고 저는 생각한다.   
  

□ ‘북한인권단체’나 ‘북한인권운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 여러 겪은 일이 있고 뜻이 있어서 단체를 만들고 활동하는 분들이 있다. 그런데 저는 늘 (그들이) 일부라고 강조한다. 미국이 전체 탈북민 4만 3천명 중 극히 일부의 말을 듣고 판단하는 게 안타까웠다. 그들은 ‘대부분의 탈북민들이 대북전단 찬성한다’고 말하는데 제가 만난 탈북민들은 거의 모두 반대한다. 과격한 일부 사람들 때문에 자기들도 그렇게 비치는 걸 걱정한다. 실제로 접경지역에 살고 있는 탈북민들은 계란 맞았대요. ‘북한으로 돌아가라’고. 그들은 전단 날리지도 않고 와서 그냥 사시는데 남한 사람들한테 ‘테러’ 당하고. 북한에 살고 있는 탈북민 가족들도 대북전단 불거지면 대대적으로 색출작업 벌어지고. 어느 의원은 대북전단이 유일한 대북정보 유입수단이라고 했는데 정말 ‘어메이징’했다. 이미 북중 접경지역에서 USB 등 통해 많은 정보 유입 이뤄지는데, 한국 드라마 영화 다 들어가고. 오히려 대북전단 통해 이런 것 다 차단되고 남한의 물품들이 ‘적성물’로 규정됐다. 대북전단이 유일한 정보유입 수단이 아니라 오히려 대북정보 유입을 막아버렸다. 

저는 미국이 선택적 정의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남한의 주민들과 대부분의 탈북민들을 배제한 채 소수의 보수단체와 소수의 탈북민들을 선택해서 대부분의 탈북민들에게 인권유린 피해나 접경지역에 살고 있는 남한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걸 도외시하고 있다. ‘당신들이 생각하는 인권이 보편적 가치라면 선택적 정의를 하지 말고, 대다수 다른 탈북민들의 얘기를 듣고 남한 접경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얘기를 듣고 북한 인권에의 봉사를 멈춰라’, 자제할 필요가 있다. 지금 북한 인권에 대해 얘기하는 사람들은 너무 시차가 심하다. 20~30년 전 걸 가지고 평생 그걸로 문제제기 하는데 북한은 변했다. 지금의 북한을 봐야지 20~30년전 일로 북한을 비난하는 건 굉장히 무리가 있다. 

북한인권단체들의 또다른 문제는 북한을 막 비난한다. ‘나쁜 나라’, ‘붕괴시켜야 돼’ 그러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남한 내 탈북민 차별을 얘기한다. 앞뒤가 안맞는 게 일반적으로도 떠나온 나라 욕하면 자신들의 이미지도 나빠진다. 북한인권 한다는 사람들이 만든 북한의 이미지 때문에 지금 남한 사회에서 살고 있는 탈북민들 이미지가 안좋은 것이다. 차별과 멸시 왜 하느냐고 항의하는데 본인들이 기여한 게 있다. 물론 남한 사람들 잘못이 크지만. 그 나라에 대해서 욕하면 어떻게 그 나라에서 온 사람들을 예쁘게 보느냐. 북한에 대한 존중이 있어야만 거기서 오신 분들에 대한 존중이 있을 수 있다는 거다. 그래서 앞뒤가 안맞는 측면이 있다.          

북한 내 인권유린 사례 얘기하되, 북한에 대한 소개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남한에도 인권 문제가 있잖아요, 좋은 점과 나쁜 점이 있고. 남한 사람들도 북한의 나쁜 점뿐만 아니라 좋은 점을 알아야 북한을 존중할 것이고.  

지금 상당수의 북한인권 NGO는 오직 북한 영토 내에 있는 사람들의 인권문제만 얘기하고 탈북민 네트워크 내 인권 유린은 얘기하지 않는다. (탈북남성뿐만 아니라) 남한 경찰이나 군 관계자에 의한 탈북 여성 성폭행 사건 논의하려고 여러 곳을 찾아갔는데 별 관심이 없더라. 저는 그 말이 제일 가슴 아팠다. ‘변호사님 제가 북한에서 와서 그런거죠’ 라는 피해 여성들의 말이.    
   
북한 인권 영역이 두 개가 있다고 본다. 북한 영토 내 인권문제와 남한에 와 있는 탈북민 커뮤니티 인권 문제. 저는 ‘코리아 인권’이라고 부르고 싶다. 북한 인권의 영토를 넓혀서 한반도 전체 북한 사람들의 인권으로 다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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