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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지 않는 도전 정신…오늘의 나는 내일의 나보다 어리다

등록 :2021-07-28 04:59수정 :2021-07-28 08:38

 
양궁 단체전 금 40살 오진혁
“중년 여러분도 할 수 있어요”
신유빈에 패배한 58살 니샤롄
 
58살에 올림픽에 참가한 룩셈부르크 니샤렌이 25일 도쿄체육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탁구 한국의 17살 신유빈과의 경기에서 서브를 넣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58살에 올림픽에 참가한 룩셈부르크 니샤렌이 25일 도쿄체육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탁구 한국의 17살 신유빈과의 경기에서 서브를 넣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2020 도쿄올림픽에서 각국을 대표해 출전한 노장 선수들의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금메달을 딴 선수가 있는가 하면 결선에 오르지 못한 채 이번 올림픽이 마지막이 된 선수도 있지만, 포기를 몰랐던 이들의 올림픽 도전 정신은 하나같이 빛났다.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 등 외신을 종합하면, 이번 올림픽 최고령 선수는 여자 승마(마장마술)에 출전한 오스트레일리아의 메리 해나(67)다. 이번이 여섯번째 올림픽 출전인 해나는 2008 베이징올림픽을 제외하고 1996 애틀랜타올림픽부터 2016 리우올림픽까지 출전했지만, 아직 메달 기록은 없다. 해나는 “메달을 목표로 삼기엔 조금 늦은 것 같긴 하지만, 포기는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70대로 들어서는 2024 파리올림픽 출전도 욕심내고 있다.

 

해나 다음으로 나이가 많은 선수는 41살 어린 신유빈(17)과 지난 25일 맞붙었던 룩셈부르크 탁구 선수 니샤롄(58)이다. 역대 올림픽 여자 탁구 선수 중 가장 나이가 많은 니샤롄은 비록 세트스코어 3-4로 역전패했지만 나이를 잊은 두 선수의 열띤 경기는 큰 감동을 선사했다. 니샤롄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오늘의 나는 내일의 나보다 어리다. 오늘 도전하고 즐겨야 한다”고 말했다.


니노 살루크바제(52·조지아)는 올림픽에 아홉번 출전한 최초의 여자 선수라는 대기록의 주인공이다. 무려 1988 서울올림픽 금메달리스트다. 당시 그는 사격 공기권총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땄고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동메달을 추가했다. 2016 리우올림픽에서는 아들 초트네 마차바리아니(공기권총)와 함께 출전해 올림픽 첫 모자 출전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10m 공기권총에서 예선 31위를 기록한 뒤 “시력이 안 좋아졌다”며 은퇴를 선언했다.

 

 

옥사나 추소비티나(46·우즈베키스탄)는 지난 25일 여자 체조 도마 예선 경기에서 결선 진출에 실패했지만 동료 선수와 코치, 운영진 모두에게 기립박수를 받으며 올림픽 마지막 무대를 장식했다.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1992 바르셀로나올림픽부터 이번 도쿄까지 독립국가연합, 독일, 우즈베키스탄으로 국적을 바꿔가며 8회 연속 올림픽에 참가한 그는 20대 중반만 돼도 은퇴하는 여자 체조계에서 40대까지 현역으로 활동한 ‘살아있는 전설’로 남게 됐다.

 

오진혁이 26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활시위를 당기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오진혁이 26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활시위를 당기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한국 선수로는 지난 26일 양궁 남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낸 ‘중년의 명사수’ 오진혁(40·현대제철)의 투혼이 화제다. 2012 런던올림픽에서 한국 남자 양궁에 사상 첫 개인전 금메달을 안겼던 오진혁은 9년 만에 출전한 올림픽에서 다시 시상대에 섰다. 오진혁은 시상식 뒤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 중년을 향한 응원의 메시지로 “중년 여러분도 할 수 있습니다. 안 해서 못하는거죠. 젊게 마음을 먹으면 됩니다”라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사격 대표 진종오가 24일 일본 도쿄 아사카 사격장에서 열린 남자 10m 공기권총 예선에서 조준할 준비를 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사격 대표 진종오가 24일 일본 도쿄 아사카 사격장에서 열린 남자 10m 공기권총 예선에서 조준할 준비를 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한국의 최고령 선수인 ‘사격 황제’ 진종오(42·서울시청)는 남자 10m 공기권총에 이어 27일 치러진 혼성 경기에서도 결선 진출에 실패해 올림픽 최다 메달(7개) 획득이라는 목표를 이루지는 못했지만 선수단 맏형의 품격을 보여줬다. 진종오는 2024 파리올림픽에도 도전한다. 올림픽 최다 메달 획득 목표는 아직 꺾이지 않았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화보] 2020 도쿄올림픽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sports/sportstemp/1005434.html?_fr=mt1#csidx7ec9939c80178c08a65960157630de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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