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대결의 시대로 돌아가서는 안 됩니다...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하고 남북 공동선언 이행에 나서야 합니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광복 76주년 한반도 자주평화통일을 위한 8.15대회’에서 6.15남측위원회 등 민간단체들은 공동호소문을 통해 “남북공동선언, 북미공동성명 이행하라!”,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으로 대화의 문을 열자!”고 요구했다.

6.15남측위원회와 7대 종단이 포함된 한국종교인평화회의,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한국진보연대 등 88개 단체로 구성된 ‘광복 76주년 한반도 자주평화통일을 위한 8.15대회 추진위원회’(8.15대회 추진위)는 15일 오후 2시 영상 참여 방식으로 이날 대회를 진행했다.

8.15대회는 코로마19 여파로 영상으로 진행됐다. 정종성 6.15청년학생본부 상임대표(오른쪽)와 권순영 서울겨레하나 운영위원장가 사회를 맡았다. [사진제공 - 8.15대회추진위]
8.15대회는 코로마19 여파로 영상으로 진행됐다. 정종성 6.15청년학생본부 상임대표(오른쪽)와 권순영 서울겨레하나 운영위원장가 사회를 맡았다. [사진제공 - 8.15대회추진위]

8.15대회 추진위는 김경민 한국YMCA전국연맹 사무총장 등 8.15대회 추진위 공동대표들이 낭독한 공동호소문에서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사전 훈련 격인 위기관리참모훈련이 시작되면서 남북 통신연락선은 다시 연락두절 상태”라며 “주권과 평화를 지키는 길, 정부는 이제라도 결단해야 한다”고 군사훈련 중단과 공동선언 이행을 촉구했다.

또한 “일본 헌법 9조 개정과 한미일 군사동맹에 반대한다!”, “군비경쟁, 무기증강을 멈추고 코로나 민생예산 확충하라!”고 요구했다.

이창복 8.15대회 추진위 상임대표가 영상으로 대회사를 하고 있다. [캡쳐사진 - 통일뉴스]
이창복 8.15대회 추진위 상임대표가 영상으로 대회사를 하고 있다. [캡쳐사진 - 통일뉴스]

8.15대회 추진위 상임대표인 이창복 6.15남측위원회 상임대표의장은 대회사에서 “구시대적 전쟁연습과 반인권적 제재를 당장 멈춰야 한다”며 “전쟁과 식민지배를 미화하는 한미일동맹, 주변국을 적대시하는 한미동맹이 아니라 평화체제와 통일을 향해 협력하는 한미, 한미일 관계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변화를 선도할 유일한 열쇠는 남북협력뿐”이라며 “위기와 대결이 아닌 평화와 협력의 힘으로 새로운 동북아 평화시대를 선도하자”고 호소했다.

손형근 6.15해외측위원회 위원장은 연대사를 통해 “연합군사훈련을 막아내지 못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면서도 “공동선언 실현과 자주평화를 위한 집중행동으로 쟁취한 성과는 결코 작은 것이 아니다”며 연대의 폭이 크게 확대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손 위원장은 “10월 4일까지 공동행동을 더욱 강화하여 미국의 대북적대정책을 파탄시켜 평화통일의 방향으로 정세를 이끌어나가자”며 “오늘의 대회를 계기로 자주통일운동과 국가보안법 폐지 운동을 더욱 강화해 나가자”고 호소했다.

정종성 6.15청년학생본부 상임대표와 권순영 서울겨레하나 운영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영상 대회에서 이종걸 민화협 대표상임의장과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 윤정숙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여영국 정의당 대표,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 등이 각계 발언을 이어갔다.

 6.15남측위원회 사무국장(왼쪽)과 김지혜 한국진보연대 자주통일국이 그간 진행된 단체선언과 인증샷 행동전 등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 - 8.15대회추진위]
6.15남측위원회 사무국장(왼쪽)과 김지혜 한국진보연대 자주통일국이 그간 진행된 단체선언과 인증샷 행동전 등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 - 8.15대회추진위]

이어 전날 전국적으로 진행된 8.15집중행동 소식을 공유했으며, 오하나 6.15남측위원회 사무국장은 “지난 두 달간 5가지 주요 구호를 중심으로 전국 곳곳과 전 세계에서 한반도 평화와 자주를 염원하는 우리 의지가 차곡차곡 모였다”며 단체선언에 2,222개 단체가, 인증샷 행동전에 10,011명이 참여했다고 발표했다.

6.15해외측위원회가 주축이 돼 백악관과 유엔본부 앞에서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요구한 행동전을 비롯해 일본, 캐나다, 독일, 프랑스, 중국 동포들의 선언과 인증샷, 평화활동을 진행한 소식이 영상으로 소개됐다. 총 6개국 67개 지역 323개 단체, 4,963명이 참여했다는 것.

영상으로 소개된 재일동포들의 인증샷 일부. [캡쳐사진 - 통일뉴스]
영상으로 소개된 재일동포들의 인증샷 일부. [캡쳐사진 - 통일뉴스]
지역과 부문별 통일선봉대 활동의 일부. [캡쳐사진 - 통일뉴스]
영상으로 소개된 지역과 부문별 통일선봉대 활동의 일부. [캡쳐사진 - 통일뉴스]

김지혜 한국진보연대 자주통일국장은 출퇴근길 행동전, 각 지역별 국회의원 사무실 방문, 7.24, 8.7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위한 활동, 통일선봉대 활동, 대표자 릴레이 1인 기자회견 등을 사진과 함께 소개했다.

사회자들은 전 세계, 전국 각지에서 영상으로 참여한 이들을 소개하며 인사를 나눴고, “다시 신발끈을 묶고 함께 뛰어보자”고 다짐했다. 

 

광복 76주년 한반도 자주평화통일을 위한 8.15대회 공동호소문(전문)

오늘 광복 76주년 8.15를 맞습니다.
일제 강점으로부터 해방된 8월 15일, 기쁘게 기념해야 할 날이지만 아직 미완인 우리의 해방이 아프게 각인되는 날이기도 합니다.

광복 76년 8.15대회를 함께 준비해온 종교, 시민사회는 그 어느 때보다 절박했습니다.
2018년, 역사적인 세 번의 남북정상회담과 남북의 합의들, 세기의 만남, 세기의 약속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북미 정상회담과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발표하던 날들을 우리는 또렷이 기억합니다. 무엇보다 남북의 약속이 담대하고 거창했던 만큼 군사, 경제, 사회문화 모든 면에서 남북관계가 빠르게 발전하리라 믿었으며, 남북관계의 발전이 종전선언과 한반도 평화체제를 위한 남·북·미·중의 협상을 이끌어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을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대화는 중단되었고 남북관계는 공동선언 이전으로 회귀할 위기에 놓였습니다.

지난 7월 27일, 중단 13개월 만에 다시 연결된 남북 통신연락선은 남북관계 재개의 희망과도 같았습니다. 그러나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사전 훈련 격인 위기관리참모훈련이 시작되면서 남북 통신연락선은 다시 연락두절 상태입니다.

대화의 전제는 언제나 신뢰입니다.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중단과 적대정책 철회 요구에도 한미는 그동안 이에 상응하는 적절한 조치를 내놓지 않았습니다. 대북 제재와 한미연합군사훈련, 한국의 군비 증강 등도 계속되어 왔습니다. 당국은 이번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적대적 의도가 없다'고 하지만, 공격적인 작전계획이 변경되었는지 확인된 바 없습니다. 하반기 한미연합군사훈련의 강행과 함께 신뢰는 또다시 무너지고 있습니다.

번번이 문제가 된 것은 미국입니다. ‘우리의 승인 없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던 트럼프 대통령과 한미워킹그룹은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도, 남북 간 철도, 도로의 연결도, 방역, 보건의료 협력도 ‘안된’다며 남북관계를 가로막았습니다. 미국의 반대와 대북제재를 뛰어넘을 결단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한미관계는 불평등하고 심지어 종속적이기까지 합니다.

우리 정부가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을 견인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는 하지만 바이든 정부 한반도 정책의 1차 목표가 한미일 군사협력 강화를 통해 한국이 대중국 견제에 동참하도록 하는 데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입니다. 바이든 정부가 대북정책으로 표방한 ‘대화와 외교’가 대중국 견제를 위한 ‘지연과 회피’에 그칠 가능성도 충분합니다.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 이후 한국이 미국 주도의 군사동맹 질서에 더욱 깊숙이 편입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군사동맹의 관성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심화되는 미중 경쟁의 한복판에서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평화는 더욱 멀어질 것입니다.

남북 관계가 악화될수록 한반도 평화 문제는 미국을 비롯한 주변국에 휘둘릴 수밖에 없습니다.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인 남과 북이 협력할 때 한반도 평화를 주도적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습니다. 정부가 주창해온 남북, 북미관계의 선순환도 남북관계가 공고할 때 가능한 일입니다.

오늘 우리는 절박한 마음으로 호소합니다.

다시 대결의 시대로 돌아가서는 안 됩니다.
정부는 이제 임기 반년을 채 남기지 않았습니다. 판문점선언과 군사분야 합의, 평양공동선언이 휴짓조각이 될 위기에 놓였습니다. 신뢰가 무너진 자리에 더 큰 불신이 자라나듯 단지 남북관계의 중단이 아니라 대결 관계로 회귀하고 있습니다.
주권과 평화를 지키는 길, 정부는 이제라도 결단해야 합니다.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하고 남북 공동선언 이행에 나서야 합니다.

76년전 해방과 함께 찾아온 분단, 전쟁과 대결은 아직 진행형입니다.
적대 이념이 만들어온 특권과 부패, 반인권은 여전히 서슬 퍼렇게 우리의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한반도 자주와 평화, 민족의 번영과 통일을 위한 여정을 이대로 멈출 수 없습니다.
종교, 시민사회는 남북의 화해와 한반도 평화를 위해 중단 없이 싸워 나가겠습니다.

종교, 시민사회의 결의를 담아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1. 한반도에서 70여년 이어진 전쟁과 대결을 끝내자!
2. 남북공동선언, 북미공동성명 이행하라!
3.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으로 대화의 문을 열자!
4. 일본 헌법 9조 개정과 한미일 군사동맹에 반대한다!!
5. 군비경쟁, 무기증강을 멈추고 코로나 민생예산 확충하라!

2021년 8월 15일
광복 76주년 한반도 자주평화통일을 위한 8.15대회 추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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