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대기와 해양·육상 생물권의 반응 결과입니다. 그러나 육상과 대기는 빨리 반응하는 데 반해 심해와 대기는 반응하는 데 수천 년이 걸릴 정도로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대기와 다른 탄소 저장소들과의 관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시간 스케일로 연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현존하는 데이터는 60여 년밖에 안되므로 대기와 다른 탄소 저장소들과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 데이터를 과거로 연장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과거 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할 순 없지만, 자연이 우리 과학자들을 위해 타임머신을 만들어 두었습니다. 바로 남극 빙하입니다. 빙하를 들여다보면, 하얀 얼음 속에 공기방울들이 보이는데요. 이 공기 방울 속에 우리가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갈 수 없는 과거의 대기가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공기방울을 터트리면 과거 이산화탄소 농도를 복원할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 남극 빙하 코어로 80만 년 전까지 데이터를 복원했습니다. 우리가 현재의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역사 공부를 하는 것처럼, 지구의 현재 상황과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서 과거를 알아야 합니다. 과학자들은 왜 지금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급격히 증가했다고 하는 것일까요? 이에 대해 남극 빙하에 기록된 과거 80만 년 동안의 이산화탄소 데이터를 통해 긴 호흡으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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