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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왜 이명수 기자에게 징역 10월 구형했나

윤석열 취재 갔는데 '아파트 주거침입' 혐의 적용...수사보고에 엉뚱한 사건 유사 사례로 언급

22.04.22 05:57l최종 업데이트 22.04.22 05:57l
 기자." 
▲  이명수 <서울의소리> 기자.
ⓒ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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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취재를 갔을 뿐인데 검찰의 수사 기록을 보면 저를 완전히 범죄자에 나쁜X으로 표현했더라고요."

최근 검찰로부터 '윤석열 아파트 주차장 침입' 혐의로 징역 10월을 구형받은 이명수 <서울의소리> 기자는 21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검사가 징역형을 구형할 줄은 몰랐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기자는 "취재하며 사법 피해자 이야기만 듣다가 내가 당사자가 돼 버리니 '진짜 검찰에서 이런 식으로 전과자 만드는구나'라는 생각이 다시 한 번 들었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검찰은 지난 19일 열린 공판에서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주거침입)' 혐의로 이명수 기자, 그리고 함께 현장 취재를 간 정아무개 기자에게 각각 징역 10월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최종 판결을 일주일 후인 오는 26일로 예고했다.


앞서 이 기자는 지난 2020년 8월 25일 오전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거주지인 아크로비스타 주차장에 들어가 그 무렵 언론 등을 통해 보도됐던 '중앙홀딩스 홍석현 회장과의 만남'이 이루어진 이유 등을 직접 취재하려고 했지만 이후 아파트 측은 이 기자와 정 기자를 무단침입으로 경찰에 신고했다.

이명수 기자는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윤석열 당선인의 아내 김건희씨와 7시간 51분 동안 통화를 한 당사자이기도 하다. 이후 관련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자, 김씨는 지난 1월 17일 서울중앙지법에 이 기자를 상대로 1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관련기사 : 김건희 소장 받은 서울의소리 "비판 막으려는 겁박" http://omn.kr/1xs8n)

검찰 수사기록 확인해 보니... 

<오마이뉴스>가 확보한 수사기록에서 검찰은 이 기자 등의 취재에 대해 "피의자들은 검찰총장 윤석열이 거주하는 아크로비스타 건물의 관리자인 보안업체 담당자의 의사에 반하여 주차장에 들어와 검찰총장을 상대로 사전에 허가받지 아니한 채 촬영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며 "주거자나 건물 등 관리자의 승낙 없이 또는 위와 같은 자들의 승낙 없이 명시적 또는 추정된 의사에 반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들어감으로써 주거침입죄가 성립(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명수 기자 등은 공식적으로 만날 수 없지만 반드시 만나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 인물의 이동 경로에서 대기하다가 인터뷰를 시도하는 방식인 '앰부시 취재'를 했지만, 기록에는 '취재'와 관련된 언급 없이 '주거침입' 혐의만 강조돼 있었다. 

당시는 <뉴스타파>가 "윤석열 총장이 서울 중앙지검장 시절 중앙일보와 JTBC의 사주인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을 만나 술자리를 가진 사실을 새롭게 확인했다"며 "두 사람이 만난 것으로 추정되는 날은 공교롭게도 삼성바이오로직스 고의 분식 회계 사건이 검찰에 고발된 당일이었다"라고 보도한 지 엿새 뒤였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당선이 확실시 되자 3월 10일 새벽 서울 서초구 자택을 나서 차량에 올라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당선이 확실시 되자 3월 10일 새벽 서울 서초구 자택을 나서 차량에 올라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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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아무개 기자는 검찰 조사에서 "저희는 언론인으로서 공익적인 목적으로 윤석열 총장 취재를 계획했지만, 윤 총장이 차에 탄 상태에선 쫓아갈 수 없고 취재를 할 수도 없었다"라며 "그래서 사생활 침해를 최소화하고 합법적인 방법을 찾다가 윤 총장이 주차장에서 나올 때 짧게나마 질문을 던지기 위해 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기자 역시 피의자 신문조사에서 "윤석열 총장에게 물어볼 질문들이 너무 많았다"며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을 왜 만났는지, 검언유착, 조국 전 장관 무리한 수사, 삼부토건 사건, 총장 가족 수사 등을 물어보고자 했다"면서 취재를 위해 주차장에 들어갔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이 기자는 이전에도 윤석열 전 총장 인터뷰를 위해 네 차례나 퇴근시간대에 아크로비스타를 찾아 주차장에서 대기하며 앰부시 취재를 시도한 적이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두 사람 모두 검찰 조사 과정에서 공익을 목적으로 한 취재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강조했지만, 검찰은 수사보고에 전혀 다른 성격인 아파트 경비원이나 타 종교시설에 들어간 교인 사례들을 판례로 언급하며 '건조물침입죄'를 부각했다. 

한편 검찰이 이명수 기자에게 징역형을 구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과거 딸 조민씨를 비슷한 방식으로 취재한 기자를 고발한 조국 전 장관은 < TV조선 > 기자에 대한 검찰의 처분은 "감감무소식"이라며 "검찰이 무엇을 하고 있나"라고 지적했다.

조 전 장관은 "검찰은 지난 2020년 8월 '집을 보러 왔다'고 말하며 윤석열씨의 자택 아크로비스타 주차장에 들어가 인터뷰를 시도했다는 이유로 (이명수 기자에 대해) 신속히 주거침입죄로 기소했고, 징역 10개월을 구형했다"라며 "그런데 2020년 8월 내 딸이 살던 오피스텔 공동현관문을 무단으로 통과해 딸의 방을 두드리고 초인종을 누른 TV조선 기자 2명의 경우 경찰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는데 감감무소식이다. 검찰이 무얼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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