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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원 남편과 도의원 친척이 땅 사자 개발사업 '일사천리'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2/06/11 09:06
  • 수정일
    2022/06/11 09:06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당진시 지방의원 2명, 내부정보 이용 땅 구입 의혹. 당사자들은 "거래에 관여 안해"

22.06.10 15:53l최종 업데이트 22.06.10 15:53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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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사진보기당진3지구 도시개발예정지구 위치도. 위치도 내 가운데 붉은 색 원안이 논란이 되고 있는 토지의 대략적인 위치다.
▲  당진3지구 도시개발예정지구 위치도. 위치도 내 가운데 붉은 색 원안이 논란이 되고 있는 토지의 대략적인 위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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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당진시의 시의원과 충남도의원이 내부정보를 이용, 가족과 친인척을 내세워 개발예정지역 땅을 미리 사들였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들의 가족 또는 친인척은 당진시가 개발제안서를 수용하기 직전 해당 땅을 구입했다.  

당진시의원-충남도의원 내부정보 활용 토지 매매 의혹

지난 2020년 8월. A씨 등 6명은 당진읍 우두동 임야 1만 9934㎡(6000여 평)를 공동명의로 총 43억 원에 샀다. 6명 중 2명은 인천, 나머지는 당진이 주소지였다. 당시 공시지가는 ㎡당 5만 8200원. 구입가는 3㎡당(평당) 약 42만 원이었다.

거래 후 한 달여만인 9월 25일 당진3지구 도시개발사업추진위원회(아래 사업추진위)는 도시개발구역 지정 제안서를 당진시에 냈다. 문제의 토지가 포함된 우두동 400번지 일대 12만 4000여평에 3400여 세대 공동주택 또는 단독주택을 짓는다는 내용이었다.

사업 추진은 환지 방식으로, 사업 완료 후 개발이익 등이 종전 토지 소유자에게 환원된다. A씨 등이 매입한 땅은 사업 대상지 한복판에 있다.

그런데 땅을 산 6명 중 한 명인 A씨가 당진시의회 B시의원(더불어민주당)의 남편으로 확인됐다. 땅을 산 또 다른 한 명은 현 충남도의원(더불어민주당)인 C 의원과 인척 관계다. 구입한 땅 면적은 각각 1896m² (약 573평)와 948m²(약 287평)다. 또 토지소유주들로 구성된 '당진3지구 도시개발사업추진위원회' 회장은 더불어민주당 상무위원으로, B시의원과 C도의원의 후원회장을 맡았다. 

이후 당진시는 같은 해 11월 우두동 일대를 개발하는 당진3지구 개발계획을 발표한다. 당시 시는 "본격적인 도시개발사업 추진으로 도시 기반 인프라를 갖춘 중심권 도시의 발전을 더욱 앞당길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12월 18일 당진시는 사업추진위의 개발계획을 수용했다. 

A씨 등이 땅을 매입한 직후 3개월여 만에 사업추진위의 제안서 제출, 당진시의 개발계획 발표와 제안서 수용까지 일사천리로 처리된 것이다. 당진시는 '당진3지구 개발사업'과 관련 현재 구역개발제안서에 대한 자문의견을 들은 단계로 이후 실과별 의견과 주민의견 등을 들은 뒤 충남도에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후 충남도의 심의를 통과하면 인허가 관련 절차는 마무리된다.  

여기에다 A씨 등은 2021년 9월에는 해당 임야 대부분(9960㎡)을 개간 신청을 해 '전(밭)'으로 지목변경했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임야를 전으로 지목 변경할 경우 지가가 오른다"고 말했다. 실제 해당 부동산의 공시지가는 지난해 7월 ㎡당 6만 100원에서 지목 변경 6개월 만인 지난 1월 ㎡당 17만 4000원으로 폭등했다. 반면 해당 땅과 연접한 다른 사람 소유의 임야는 공시지가가 거의 오르지 않았다. 
 
당진시청과 당진시의회 모습.
▲  당진시청과 당진시의회 모습.
ⓒ 최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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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의원 "남편 땅 구입에 일절 개입 안했다"
C의원 "당진사람 누구나 아는 개발정보"


두 의원은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B 의원은 "남편이 주변인들이 권유해 땅을 산 것으로 알고 있다"며 "관련해서 일절 개입하지 않아 자세한 내용을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남편이 땅을 살 당시 상의를 해와 '그렇게 싼 땅이 있냐, 알아서 하라'고 했을 뿐"이라며 "그런데도 (내부정보를 이용한) 투기의혹이 일어 매우 당혹스럽다"고 해명했다.

B 의원은 "해당 땅은 이미 10여 년 전부터 개발 계획이 회자해 누구나 개발이 될 것으로 알고 있었다"며 "문제가 있다면 단지 선출직 의원으로 있을 때 땅을 산 것"이라고 덧붙였다.

C 의원은 "가까운 사람이 땅을 구입했다는 사실을 논란이 된 최근에야 알게 됐다"며 "가족도 아니고 친인척이 산 땅을 어떻게 알았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해당 지역이 개발된다는 것은 당진 사람이면 누구나 아는 정보인데 이게 무슨 내부정보가 될 수 있냐"고 반문했다.  

C 의원은 "환지 개발 방식은 당진시에서 토지구획정리가 끝나면 다시 땅으로 돌려주는 방식으로 도로나 공원 부지 등 공공용지로 들어가는 면적만큼 환지면적에서 빠지게 된다(감보)"며 "결국 잘해야 향후 수년 뒤 예상되는 4, 5배 정도의 시세차익을 놓고 투기 운운하는 건 이치에 맞지 않다"고 덧붙였다.

해당 지역 택지사업, 십년 넘게 답보 상태
두 의원 해명, 일부 사실과 달라


두 의원의 주장은 일부 사실과 다르다. 당진시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2006년부터 당진읍 우두동 등을 비롯한 읍내리 일원에 2013년까지 5000여 세대를 짓는 우두지구 택지개발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토지보상비 증가와 경기 침체 등으로 LH는 2011년 택지개발사업을 포기했다. 이후 사업이 사실상 답보 상태를 보이다 지난 지난 2018년 인접한 당진2지구 도시개발사업이 추진되자 당진3지구 토지소유주들이 모여 사업추진위를 구성했다. 

충남시민단체 관계자는 "지방의원이 내부정보를 활용, 가족과 지인을 이용해 땅을 샀다는 의심을 하게 한다"며 "해당 지방의회에서 윤리위를 소집해 진위 조사에 따른 조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진시 관계자는 "(해당 의원이) 개발추진위 등으로부터 내부정보 알고 땅을 샀는지는 알 수 없지만 당진시가 개발제안서를 수용하기 직전 땅을 매입하고 이후 임야를 농지로 전환한 행위 등은 행정절차상 하자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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