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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지옥과 같은 조선소의 현실..산업은행·대우조선 책임져라”

거제 대우조선 앞에서 5,000여 명의 노동자, 시민 결의대회 진행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2/07/08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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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자와 시민 5,000여 명은 8일 오후 2시 거제 대우조선 남문 앞에서 파업 중인 대우조선 하청노동자들의 투쟁 승리를 다짐하는 결의대회를 열었다.[사진제공-민주노총]   

 

5,000여 명의 노동자와 시민이 거제 대우조선 앞에 모였다. 

 

민주노총은 8일 오후 2시 거제 대우조선 남문 앞에서 ‘조선소 하청노동자 투쟁 승리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결의대회에는 ‘대우조선 하청노동자의 파업의 올바른 해결을 위한 긴급행동’의 ‘함께 버스’에 동참한 시민들도 참여했다.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는 지난 6월 2일부터 임금 30% 인상과 노조 인정을 요구하며 파업하고 있다. 특히 유최안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부회장은 지난 6월 22일부터 철판을 이어붙인 감옥에 스스로 몸을 가둔 채 농성 중이다. 조합원 6명도 유 부회장과 같은 날부터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민주노총은 “지난 5년간 7만 6,000여 명의 조선소 하청노동자가 일터에서 쫓겨나고 7년간 실질임금의 30%를 삭감당한 현실 속에서 고용과 처우의 벼랑에 내몰린 노동자들은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라고 밝혔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이번 파업은 조선업 불황을 이유로 30%나 삭감된 임금을 되찾기 위한 투쟁”이라며 “차별 없는 노동권과 질 좋은 일자리를 쟁취하기 위한 민주노총의 투쟁 최전선이 바로 이곳”이라고 강조했다.

 

계속해 “‘저도 살고 싶습니다’라고 절박한 바람을 전한 유최안 동지와 함께 투쟁하고 승리하자. 저들의 세상이 아닌 우리의 세상을 되찾자”라고 말했다.

 

▲ [사진제공-민주노총]  

 

현장에서 전화 연결을 통해 발언에 나선 유 부지회장은 “노동조합만이 노동자의 권리와 생존을 지킬 수 있다. 노동조합의 인정과 사수를 위해 함께 투쟁하자”라면서 “오늘의 투쟁이 무너지면 모든 조선 하청노동자의 투쟁이 무너지기에 온 힘을 다해 투쟁하고 승리를 만들자”라고 호소했다.

 

또한 고공농성 중인 이학수 조합원은 “이렇게는 못 살겠다. 생지옥과 같은 조선소의 현실을 외면하고 자신의 이익만을 계산하는 대우조선을 규탄한다”라면서 “고공농성에 오를 때 두렵고 떨렸지만, 지옥 같은 현실과 사슬을 끊기 위해 나섰다”라고 말했다. 

 

윤장혁 금속노조 위원장은 “경찰이 공권력을 동원해 농성 대오를 침탈한다면 금속노조 20만 조합원이 총파업에 돌입하겠다”라고 선언했다. 

 

박석운 전국민중행동 공동대표는 연대사에서 “임금을 원래대로 회복하라는 것과 노조를 인정하라는 것을 목숨까지 걸면서 요구해야 하나? 우리 사회는 이에 대해 답을 해야 한다”라면서 “대우조선의 지분을 55% 가지고 있는 진짜 사장인 산업은행이 해결에 나서야 한다. 수주 대박의 한국 조선산업이 현재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서라도 노동자들의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는 “목숨 걸고 투쟁하는 하청노동자들 앞에 산업은행이 당장 나서 대화와 교섭으로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결의대회에 앞서 오전 10시에 유 부지회장을 비롯해 고공농성 중인 조합원을 만났다. 

 

▲ 철판을 이어붙여 만든 감옥에 스스로 가둔 채 농성 중인 유최안 지부장을 만나는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 [사진제공-진보당]  

 

이날 대회에는 이은주 정의당 의원, 이종회 노동당 대표도 참석해 대우조선 하청노동자들의 투쟁이 끝날 때까지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결의대회 참가자들은 “산업은행이 책임지고 대우조선이 해결하라”, “정부는 조선산업 근본 대책 마련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산업은행이 대우조선 최대 주주이기에 책임을 물은 것이다.

 

결의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대우조선 서문까지 행진했다. 

 

민주노총과 시민단체들은 오는 23일 전국에서 거제로 오는 ‘희망 버스’를 준비 중이다. 그리고 이날 조선 하청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지하고 연대하는 전국 시민들의 마음을 표현한 ‘지지 현수막’이 대우조선소 일대에 대거 걸렸다. 

 

한편 대회가 진행되는 가운데 대우조선의 관리직을 중심으로 한 맞불 집회가 진행됐다. 이들은 집회를 마친 뒤 조선소 안으로 이동하며 농성 중인 하청노동자들의 농성 천막을 부수기까지 했다. 

 

▲ [사진제공-민주노총]  

 

▲ 대우조선 일대에 붙은 현수막. [사진출처-대우조선 긴급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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