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금 반환 문제가 불거진 곳은 충남 서산 지역 주거형 오피스텔 50세대를 비롯해 인천 중구 영종신도시, 서구 검단신도시 등이다. 또 부산 동래구에서도 600세대 규모의 세입자 보증금을 횡령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세대당 보증금 규모가 적게는 1000만 원에서 많게는 4000만 원에 달해 피해 규모만 100억 원대 달한다는 것.
박 과장은 "수사 초기라 구체적인 피해 규모를 밝히기는 어렵지만 전국적으로 살펴보면 꽤 큰 규모가 될 수 있다"면서 "서산을 비롯해 인천 사건 등도 통합해 수사를 진행하고, 다른 지역 사건의 경우 해당 경찰서 등과 적극 공조해 수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임대관리업체 '더굿하우스'...집주인-세입자 따로 따로 계약서
▲ 주택임대관리업체 더굿하우스의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세입자 등의 보증금 반환을 요구하는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 |
ⓒ 김종철 |
최근 부동산 시장에는 주거형 오피스텔 공급이 증가하면서 상당수 집주인들은 전문 임대업체와 별도의 관리 계약을 맺고 있다. 또 임대업체는 집주인을 대신해 세입자와 반전세 또는 월세 계약을 맺는 방식이다.
그런데 더굿하우스의 경우 A지역 오피스텔에서 집주인과는 보증금 500만 원에 월 50만 원을 지급한다는 계약을 맺고, 세입자와는 보증금 1000만 원에 월 60만 원으로 임대차 계약을 따로 맺은 것으로 확인됐다.
임대차계약 전문 법무법인 명안의 김헌기 변호사는 "최근 더굿하우스 월세 보증금 반환문제를 두고 임차인 등의 문의가 크게 늘었다"면서 "대부분 임대차 계약이 끝났거나, 계약 만료를 앞두고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라고 전했다.
김 변호사는 "피해 사례 등을 보면, 보증금 규모가 다양하다"면서 "해당업체가 사업초기와 달리 최근 세입자를 상대로 높은 금액의 보증금을 받았는데, 앞으로 피해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더굿하우스의 사업장은 전국에 걸쳐 있다. 지난 2018년 7월 경남 김해와 부산을 시작으로, 인천, 충남 서산, 용인, 광주, 천안, 서울 등지에 모두 40여 개 주택형 오피스텔의 임대관리 위탁 사업을 해왔다.
특히 최근 3년 사이 사업장이 전국적으로 확대되면서 급성장했다. 이아무개 대표는 지난 2021년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3년 안에 최소 10만 세대 이상 관리를 목표로 한다"고 했다. 당시 해당 매체는 더굿하우스가 이미 약 8000세대 이상 주택을 관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업시작 3년만에 전국에 8000여 채 관리"... 민간임대관리법 허점 이용
▲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와 전세사기·깡통전세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지난 5월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 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안소위를 통과한 반쪽짜리 특별법안을 규탄하며 오는 25일 본회의 전까지 최우선변제금도 받지 못하는 피해자들에 대한 보증금 회수 방안 마련과 전세사기 피해자 인정범위를 확대하는 수정안을 처리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 |
ⓒ 유성호 |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실행위원인 김대중 변호사는 "더굿하우스의 경우 사업장 규모가 전국에 걸쳐 있고, 피해 규모 등에서 보면 대형 부동산 사기로 발전할 수 있다"면서 "이미 과거 사례도 있었고, 최근 전세사기처리를 둘러싼 특별법 등의 처리과정을 비춰보면 서민들만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주장했다.
그의 말대로 현행 민간임대주택에관한특별법의 시행규칙에는 주택임대관리업자는 사실상 형식적인 신고서만 제출하면 된다. 임대업체등록기준도 느슨한 데다 해당 지자체의 관리감독 역시 허술하다는 것.
김 변호사는 "2년 전 김포 마곡지구에서도 임대관리업체의 비슷한 사기사건이 있었다"면서 "그동안 이들 업체에 대한 지자체의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지만 (사고는) 반복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더굿하우스와 계약을 맺은 세입자 등은 향후 월세 납입을 중지하거나 보증금 반환 등을 위한 법적 대응도 준비 중이다.
김헌기 변호사는 "더굿하우스와 계약을 맺은 세입자 등은 관련 계약서 등을 꼼꼼히 챙겨야 한다"면서 "임대차 계약이 남아있더라도 더굿하우스로부터 보증금을 돌려 받는 것이 불투명할 경우, 계약 종료전이라도 소송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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