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실사 했는데
분쟁은 2017년 시작됐다. 토탈에너지는 2019년 이 사업 운영권을 넘겨받고, 인권실사를 추가로 진행했다. 토탈에너지는 2020년 12월, 이탈리아 컨설팅업체 LKL에 인권 실사를 맡겨 보고서를 낸 뒤, 이를 기초로 '인권 실사 수행 계획'도 세웠다. 그런데 한 달 뒤 2021년 1월, 악화한 안보 상황에 건설은 잠정 중단됐다. 그리고 3월 24일 오전, 건설 재개를 발표했다. 바로 그날 오후 팔마 사태가 발발했다.
자연의 벗 등의 인권·환경 단체들은 이를 인권 실사가 실패한 방증이라고 평가한다. 이들 단체 의뢰로 토탈에너지 2020년 인권 실사 보고서를 검토한 업라이츠(Uprights)는 "조사는 분쟁 상황을 우선순위에 두지 않았고, '갈등 민감형 접근 방식'에 기반한 강화된 인권 실사를 수행하지 않았다"며 "(시기를 볼 때) 이런 방치는 정당화될 수 없다"고 평가했다. 또 인권실사는 사업 인수 전에 이뤄져야 했다고 지적했다.
토탈에너지가 모잠비크 정부군의 범죄 가능성을 인지했다는 지적도 있다. 팔마 사태 이전부터 정부군이 성폭행, 살인, 약탈 등을 벌인 사건을 파악해 왔다는 주장이다. 이탈리아 환경 단체 리코먼(ReCommon) 등이 확인한 토탈에너지의 민간 보안 업체 문서에 따르면, 2020년 5월부터 정부군의 민간인 상대 성폭행, 살인, 약탈 등의 범죄가 기록돼 있었다. 비영리기구 유럽헌법인권센터(ECCHR)는 이 자료를 근거로 지난해 11월 토탈에너지를 전쟁범죄, 고문, 강제 실종 공모 혐의로 프랑스 국가 대테러 검찰청에 고발했다.
토탈에너지는 이에 지난해 11월 보도자료에서 "정부군 범죄가 일어난 기간(2021년 6월 이후) 모잠비크 LNG 시설 직원들은 현장에 없었고, 시설은 2021년 4월 초에 이미 철수된 상태였다"며 "LNG 사업이 시작되기 훨씬 전부터 카보델가도는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들 폭력적인 공격에 시달려 왔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군 전쟁범죄 혐의를 처음 알린 <폴리티코> 보도에 대해서도 "모든 이해관계자와의 내부 검증 결과, 모잠비크 LNG는 물론이고 (모회사) 토탈에너지도 당시 그런 행위가 발생했다는 어떤 정보도 입수하지 못했음을 확인했다"며 "첫 기사 이후, 토탈에너지는 폴리티코에 사건을 뒷받침할 수 있는 모든 데이터, 증거 또는 문서를 제공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폴리티코는 데이터 제공을 거듭 거부해 왔고 답변을 취사 선택해 보도했다"고 반박했다. 토탈에너지는 전용 웹사이트를 만들어 해당 기자와 수개월간 나눈 대화도 공개했다.
주마 씨, 오마르 씨 모두 "주민들은 가스전이 분쟁의 촉매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단언했다. 오마르 씨는 "왜 카부델가두 북부 해안에서 분쟁이 시작했고, 왜 그때였나? 왜 팔마의 피해가 가장 심한가? 왜 안 끝나나? 왜 가스전 사업 재개 시점과 분쟁 격화 시점은 겹치나?"라고 되물었다. 지난해 토탈에너지는 상황이 나아져 불가항력 해제를 계획한다는 발표를 여러 차례 냈다. 그때마다 카부델가두 북부 지역에 반군의 공격과 국지전이 활개를 쳤다고 주민들은 느꼈다고 한다.
모잠비크 주재 미국 대사관은 2024년 "분쟁의 원인은 단순한 종교적 갈등이 아니라, 지역 주민들의 박탈감과 정부의 억압이 불씨가 됐다"며 "특히 거대 다국적 기업의 LNG 사업이 수십억 달러의 수익을 내고 있음에도 정착 현지 공동체엔 혜택이 돌아가지 않고 외부인에 자원만 착취당하고 있다는 인식이 폭력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고 분석했다.
땅·보상 못 받은 반례들
토탈에너지는 2024년 5월 주주총회에 제출한 서면 답변에서 △개발 부지 토지사용의 영향을 받은 가구 100%가 보상을 받았고 △키툰다(재정착촌)로 이주한 주민 모두가 토지를 포함한 모든 보상을 받았으며 △이들 모든 가구에 대체 농지 분배를 완료했고 4700건 넘는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금까지 "보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우리는 땅도 받지 못해 가난해졌다"는 주민들이 다수 남아 있다.
토탈에너지는 또 카부델가두 북부의 생계 안정을 위해 'Pamoja Tunaweza'라는 이니셔티브를 개발해 사회적 인프라, 교육, 고용 및 지역 기업 기회 제공을 통해 지역 사회에 혜택을 보장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밝혀 왔다. 농민 5000명 이상을 지원하는 농업 프로그램도 진행했고, 기존 농지나 어장이 폐쇄된 모든 주민들이 대체 농지에 갈 수 있도록 버스 등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일부 주민들은 편도 20km 떨어진 농지나 어장을 버스로 이동하는 것 자체가 '처벌 같다'고 말한다. 주마 씨는 "마푸투(수도)나 펨바(주도) 청년이 고용되는 건 봤어도, 이곳 (시골) 팔마 주민이 가스 회사에 고용된 사례는 본 적이 없다"며 "지역 개발 기금도 애초 약속한 금액과 다르고, 너무 부족해 우리는 계속 면담을 요구하고 싸우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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