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중국은 아편전쟁 패배로 영국에 할양했던 홍콩에 대한 영토주권을 150년만에 수복했다. 중국 정부는 ‘일국양제(一國兩制)’를 표방하면서도 ‘홍콩의 중국화’를 은밀하고도 강력하게 추진했다. 중국 본토인들이 홍콩으로 밀려 들어갔고, 홍콩 주민들이 누리던 민주적 권리는 축소되었다. 홍콩 주민들은 시위와 탈주로 이에 대처했다. 미국으로 이주한 원 홍콩 주민 일부는 중국의 부상(浮上)에 불안을 느끼는 미국 내 정치세력과 연대하여 반중국 운동을 벌였다. 제국주의 침략으로 빼앗겼던 영토의 전면 수복을 국가적 과제로 내세운 중국의 다음 목표가 ‘대만 흡수’라는 사실은 분명했다. 당연히 미국 내 반중국 운동의 핵심 의제도 ‘대만 보호’가 되었다. 물론 중국의 미국 선거 개입설 등 극우 세력의 황당한 주장들도 반중국 담론의 한 축을 구성했다.
윤석열의 친일과 혐중몰이는 한일 군사동맹 기초 작업
‘중국의 대만 침공’을 가정한 미국의 전략 계획이 한미일 군사동맹을 전제로 했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한미, 미일은 각각 군사동맹 관계이지만, 문제는 한일 군사동맹이었다. 과거 일본의 식민 지배를 받은 적이 있는 한국인들에게 한국과 일본의 군사동맹, 더구나 한국군을 일본군 휘하에 두는 수직적 군사동맹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윤석열 정부가 독립운동가들을 모욕하면서까지 국내에 친일 담론을 유포시키는 한편 ‘혐중’ 의식을 확산하려 주력한 것은, 한일 군사동맹 체결의 기초를 닦기 위한 작업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일본 신임 총리 다카이치가 ‘중국의 대만 침공시 집단 자위권 행사’를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한미일 삼국의 민간 극우세력 네트워크도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는 것은 시점이 문제일뿐 기정사실’이라는 확신을 공유하고 있다. 한국 거리에서 ‘반북’ 현수막이 급속히 줄어들고 그 자리를 ‘반중’ 현수막이 차지한 것도 이 확신의 결과다.
그런데 미국이 이란을 침공하자 한국에서는 ‘중국의 대만 침공설’이 오히려 잠잠해지는 역설의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은 반드시 대만을 침공한다’는 주장이 옳다면, 중국에는 지금이 적기(適期)이다. 미국 군사력의 20% 정도가 호르무즈 해협 부근에 배치되었고, 경북 성주의 사드를 비롯한 요격용 미사일들까지 한반도 밖으로 이동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나 베네주엘라와 이란을 침공한 미국은 ‘중국의 대만 침공’을 비난할 명분을 완전히 잃었다. 지금이야말로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때가 아닌가? 시진핑 생전에 중국이 지금보다 더 나은 ‘대만 침공’의 기회를 얻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럼에도 한국의 재래식 언론들은 중국이 이 기회에 대만을 침공할까 걱정하기보다는 이 달 말로 예정된 미중정상회담에서 중국이 중재하길 바라는 속내를 드러낸다. 자기들도 ‘중국의 대만 침공설’을 안 믿었다는 고백일까?
우리가 더 경계해야 할 건 주한미군의 위험한 독자행동
UAE, 카타르, 오만,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등에 있는 미군기지들이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그러나 이들 나라는 자기 영토가 공격받았음에도 아직 대응 공격을 자제하고 있다. 현명한 짓일까, 어리석은 짓일까? 미국이 이란을 침공하자마자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다음 차례는 북한”이라며 “김정은 참수작전을 위한 707특임단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현명한 말인가, 어리석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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