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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에 무슨 일 일어나고 있나, 이란 출신 서울대 교수의 답

13일 새벽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되는 이란 미사일 ⓒ 로이터=연합뉴스

평화를 위협하고 민주주의를 훼손하며 인권을 침해하는 트럼프 정부의 공격이 더욱 노골화되고 있다. 미국은 자국민을 향한 공격부터 베네수엘라, 이란, 쿠바를 향한 군사적 침공과 정치적 개입까지, 세계 패권과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국제법 위반과 인간의 목숨을 앗아가는 것도 개의치 않는 듯하다. 이러한 미국의 만행에 대항해 민중은 단 한 번도 저항과 연대 행동을 멈춘 적이 없다.

국제전략센터와 트럼프 규탄 국제민중행동 조직위원회는 세계 곳곳에서 투쟁하는 민중과 연대하기 위해 이란, 쿠바, 베네수엘라, 미국의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활동가들과 네 차례의 국제간담회를 준비해 진행하고 있다. 첫 번째 간담회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군사적 공격을 감행한 이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으며 이란 현지 상황은 어떤지 알아보기 위해 준비해 3월 6일 진행했다.

원래 행사를 준비하면서 이란에서 40년 이상 정치 및 문화 활동가, 연구자, 작가로 활동해 온 하미드 샤흐라비를 온라인으로 초청해 이란 현지의 상황을 들어볼 계획이었다. 하지만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이란 내 인터넷과 통신 연결이 끊겨 연결할 수 없었다. 이에 국제연대간담회는 서울대학교 아시아언어문명학부의 시아바시 사파리 교수를 모시고 진행했다.

사파리 교수는 이란의 역사와 정치, 중동 지역의 이슬람 정치 운동, 식민주의와 탈식민주의의 세계사적 맥락을 연구하고 있다. 또한 다수의 학술 논문의 저자이며 북미, 이란, 한국의 여러 언론 매체에 기고하고 있다. 아랫글은 행사의 내용을 간결하게 정리한 것이다. 행사 전체 영상은 아래서 볼 수 있다.

"트럼프, 지난해 이란 핵시설 전멸시켰다 해놓고는..."

International Strategy Center

질문=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에 대한 군사 침공을 감행했다. 이 침공은 이란과 미국이 3차 핵협상을 마친 이후였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자국의 핵심 국가 안보 이익을 해치는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공격이라고 설명했지만, 이는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며 전쟁 유발 행위이다. 이번 공격으로 이란의 최고 지도자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그뿐만 아니라 170여 명의 초등학생을 포함해 많은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 외교적 협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이루어진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적 공격의 진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이번 공격 이후 현재 상황에 대해 설명해 달라.

'평화 민주주의 인권을 위한 국제연대간담회: 이란에서는 무슨일이?'에 참석한 서울대학교 아시아언어문명학부의 시아바시 사파리 교수 ⓒ 국제전략센터

시아바시 사파리= 이란에서는 인터넷과 전화 연결이 매우 제한된 상황이기 때문에 정확한 상황을 알기 어렵다. 뉴스에서 이란의 현지 영상을 본 적이 있을 텐데, 이런 영상은 대부분 미국에서 이란 내부로 밀수해 들어간 스타링크 기기를 가진 사람들이 외부로 보내는 것이다. 매우 고가의 장비이기 때문에 소수만 소유할 수 있으며, 따라서 이런 영상이나 사진이 이란의 현 상황을 정확히 보여준다고 보기는 어렵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주류 언론을 통해 이번 전쟁을 정당화하기 위해 여러 이유를 제시하고 있지만, 모두 사실과 다르다. 그 이유를 하나씩 살펴보자.

첫째, 이란의 핵 프로그램이다. 트럼프는 이란이 몇 주만 있으면 핵무기를 확보할 것이며, 이란에 가한 강력한 제재가 없었다면 3년 전에 이미 핵무기를 확보했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이란은 1970년대부터 핵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으며, 이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따른 합법적인 민간 비군사적 원자력 프로그램이다. 이란은 이러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권리가 있는 주권 국가이기도 하다. 또한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거나 확보하고 있다는 증거는 전혀 없다. 최근 IAEA 사무총장도 이란이 핵무기를 가지고 있거나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증거는 없다고 명확히 말했다. 세계에서 가장 면밀한 감시를 받고 있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은 유엔을 비롯한 다양한 국제기구 조사에서도 핵무기 보유나 개발 사실이 없다는 점이 밝혀졌는데도, 미국은 이를 침략의 근거로 삼고 있다. 2025년 6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트럼프는 전 세계에 이란의 핵 시설을 전멸시켰다고 말했는데, 갑자기 이란이 몇 주 내에 핵무기를 확보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둘째, 이란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을 개발 중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란이 보유하거나 개발 중인 미사일의 최대 사거리는 약 2,000km이다. 미국과 이란은 약 12,000km 떨어져 있다. 이란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셋째,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민중을 돕기 위해 이란을 공격했다는 주장이다. 지난 12월부터 1월까지 이란에서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을 때 트럼프는 이란 민중에게 거리로 나가 정부 건물을 공격하라고 말하며 자신이 돕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공격 이후 "약속했던 도움이 도착했다"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전 세계에 수많은 고통과 학살, 파괴를 가져온 미국이 갑자기 이란 민중에게 민주주의와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행동한다는 것을 믿기는 어렵다. 가자 지구의 도살자라 불리는 네타냐후가 이란 민중만을 돕기 위해 행동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없다. 미국의 제국주의적 본성에 여전히 환상을 가지고 있다면 전쟁 개시 첫날 미국이 이란의 초등학교를 여러 차례 폭격해 165명(대부분 7~12세 아동)의 목숨을 앗아간 사건을 보라.

이 전쟁의 이유는 단 하나, 바로 미국이 서아시아에서 자신의 지배를 공고히 하기 위함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걸프 국가들은 미국 제국주의 영향력 아래 들어갔지만 이란만은 유일하게 그렇지 않았다. 미국 정치인들은 전쟁 초기에는 이란의 핵무기를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지금은 공공연하게 정권 교체를 언급하고 있다.

"이란이 아무리 미국에 협조해도 미국은 이란 제거하려고만 해"

2026년 3월 9일 이란 적신월사가 공개된 배포용 영상에서 캡처한 화면. 이란 테헤란 레살라트 지역에서 공습을 당한 주거용 건물의 잔해 속에서 구조대원들이 작업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질문= 미국의 이란 공격은 최근 일이 아니다. 오늘의 이란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정치, 경제, 사회, 그리고 역사적 맥락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한국에서는 서구 주류 언론의 영향으로 이란에 대해 왜곡된 정보가 많이 유통되었기 때문에 왜곡된 인식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이란에 대해서는 언론에서 주로 '악의 축', '핵무기 개발', '테러'와 같은 단어가 많이 연관되어 나온다. 현재의 이란과 이란·미국 관계를 이해하기 위한 정치, 경제, 사회 그리고 역사적 맥락을 설명해 달라.

시아바시 사파리= 이란에서 미국의 존재에 대해 알기 시작한 것은 약 150년 전으로, 당시 미국에 대한 인식은 긍정적이었다. 당시 러시아와 영국의 지배를 받고 있던 이란은 미국이 이러한 지배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국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 당시였던 1943년, 영국의 처칠, 소련의 스탈린, 미국의 루스벨트가 테헤란에 모여 세계를 어떻게 분할할지 논의하는 장면을 보면서 이란 사람들은 미국 역시 지금까지 이란을 지배해 온 나라들과 다를 바 없는 또 하나의 제국일 뿐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이후 1951년 모하마드 모사데그 총리가 선출되었다. 모사데그 총리는 자유주의자이자 민주주의자였으며 반 식민지 투쟁을 하는 민족주의자였다. 당시 영국이 소유하고 통제하던 이란의 석유 자원을 국유화하는 계획을 세우고 미국 정치인들을 만나 이 계획을 이행하는 데 미국이 도움을 줄 수 있는지 협상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이란과 협상하는 동시에 물밑에서는 영국과 내통하며 이란에서 쿠데타를 모의했다.

1953년 영국과 미국은 공모해 이란 군부를 매수하고 총리를 체포했으며, 이후 이란은 왕정 체제로 전환되었다. 이후 30년 동안 이란은 군사 독재에 가까운 절대 왕정 체제가 되었고, 이란 사람들은 미국을 독재 정권을 지원하는 제국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1979년 이란 혁명 이후 이란이 이라크와 전쟁을 치르는 과정에서 미국은 이라크를 지원하고 이란을 직접 폭격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미국에 대한 인식은 더욱 악화되었다. 이란 지도자들은 미국을 군사적으로 무너뜨려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며, 제재를 받는 상황에서 정상적인 국가 운영이 어렵다는 점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이란은 미국과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2000년대 초 미국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를 침공했을 때 이란은 미국에 협조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2004년 미국은 이란을 '악의 축'으로 규정했다.

당시 미국이 중동의 7개 국가를 침공해 정권을 교체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유럽동맹군 최고사령관이었던 웨슬리 클라크에 의해 밝혀졌다. 그 계획의 마지막 목표가 이란이었다. 즉, 이란이 아무리 미국에 협조적이었다 하더라도 이란을 제거하려는 미국의 전략에는 전혀 영향을 미칠 수 없었다는 것이다.

2004~2005년에는 미국의 공격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이란은 새로운 전략을 세우기 시작했다. 강력한 제재 때문에 재래식 정규군 군사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던 이란은 비대칭·분산 전략을 선택했다. 자국 방어를 위한 미사일 기술에 투자하고 역내 동맹 세력을 확대하려 했다. 이후에도 이란은 자국을 보호하기 위한 군사 전략을 추진하면서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미국과 협력하거나 협상하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이 전쟁을 멈추기 위해 목소리를 높여달라"

2026년 3월 7일, 이란 테헤란에서 폭발 후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휴대폰으로 촬영한 사진. 마지드 아스가리푸르/WANA(서아시아 통신사) ⓒ 로이터/연합뉴스

질문= 트럼프 2기 정부는 자국에 반대하는 국가에 대한 군사적 침공부터 대통령 납치, 지도자와 민간인 살해, 천연자원 약탈까지 국가의 주권을 서슴지 않고 짓밟고 있다. 이러한 트럼프의 노골적인 제국주의적 야욕에 맞서 국제 연대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미국의 공격을 받으며 이에 저항하는 이란 민중의 투쟁에 연대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은 무엇이 있는가?

시아바시 사파리= 우리는 제국주의에 맞서 싸우고, 전쟁에 맞서 싸우며, 연대 속에서 투쟁을 계속해야 한다.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이 전쟁을 멈추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행동하는 것이다. 집회를 조직하고 미국과 이스라엘이 즉각 폭격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후에는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의 즉각적인 철폐를 요구하는 행동을 이어 나가야 한다. 경제 제재는 이란 민중의 삶을 매우 고통스럽게 만들었고 의약품과 생필품을 구하기 어렵게 만들어 기본적인 인권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을 초래했다. 또한 한국의 사회운동 진영이 이란의 노동조합과 시민단체들과 관계를 구축하는 활동을 이어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질문= 이란이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격을 받은 이후 걸프 국가의 미군 기지뿐만 아니라 호텔이나 정유 시설을 폭격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사람들은 군 기지뿐 아니라 왜 민간 시설까지 폭격하는지 질문하기도 한다. 이런 질문에는 어떻게 답해야 할까?

시아바시 사파리= 이란이 호텔과 정유 시설을 공격했다는 뉴스의 사실 여부를 판단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 현재 이란 정부의 공식 입장은 이란군이 타격하고 있는 표적이 모두 미군 기지와 미군 군사 전력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란군이 오만의 유조선을 공격했다는 뉴스가 나왔지만, 이란 외무부와 혁명수비대는 이를 부인했다. 이란은 오만과 오랫동안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기 때문에 갑자기 오만을 공격할 이유가 없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정유 시설 공격에 대해서도 이란 정부와 이란군은 이를 부인했다. 무엇이 사실인지 정확하게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독립적인 조사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다만 기억해야 할 점이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침공해 전쟁이 벌어질 경우 그 전쟁이 중동 전체로 확산될 것이라고 예측해 왔다. 이러한 가능성이 오래전부터 제기되었음에도 미국과 이스라엘은 공격을 감행한 것이다.

질문= 쿠르드 민병 세력이 이스라엘과 미국에 협조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가?

시아바시 사파리=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의 국가 체제와 정권을 전복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공습만으로는 정권 교체를 이루기 어렵기 때문에 지상군 투입이 필요하다. 이들의 전략은 쿠르드 세력을 지상군으로 활용하려는 것일 가능성이 있다.

쿠르드족은 이라크, 시리아, 튀르키예 등에 살고 있는 소수 민족으로 오랫동안 자신들의 국가를 세우기 위해 투쟁해 왔다. 그러나 이들은 단일한 정치 세력으로 통합되어 있지 않으며 크게 세 개의 분파로 나뉘어 있다.

첫 번째는 미국과 이스라엘과 협력해 온 분파이다. 두 번째는 이란 이슬람 공화국 체제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분파이다. 세 번째는 이란 이슬람 공화국 체제와 미국, 이스라엘 모두에 맞서 저항하는 분파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첫 번째 분파를 활용해 이란을 공격하고 점령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 가장 우려되는 점은 이러한 상황이 이란을 내전으로 끌어들일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평화 민주주의 인권을 위한 국제연대간담회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전쟁에 반대하는 연사와 참가자들의 단체사진 ⓒ 국제전략센터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국제전략센터 웹사이트에도 실립니다.

#이란#미국#이스라엘#반전#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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