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NATO) 편입 시도가 현재와 같은 전쟁 상황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를 나토에 편입시키기 위해 (러시아) 국경에 더 가까이 다가오고자 하는 욕망이 이 비극을 초래했다. 이 모든 것이 돈바스에서 8년간의 유혈사태를 초래했다"고 진단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인과 우크라이나인은 하나의 민족"이라며 "지금 우크라이나와의 관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내전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는 수십 년 동안 우크라이나와 정상적인 관계를 구축하려고 노력해왔지만, 2014년 사건 이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정상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 분명해졌다"며 크림반도를 병합한 상황을 언급했다.
그는 나토가 활동 반경을 아시아로 넓히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는 분명히 이 기구의 법적 목표인 북대서양조약기구의 범위를 넘어선 것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가 아시아에서 무엇을 하나"라며 "그들은 그곳에서 도발하고, 상황을 과열시키고, 다른 구도의 새로운 군사 정치 블록(Bloc)을 만든다"고 비판헀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와 중국은 블록을 만들지 않고 양국의 협력은 제3국을 향하지 않는다"며 "중국과 관계는 전례 없이 좋은 상태이며 올해 무역은 2000억 달러가 넘었다"고 소개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탈나치화와 비군사화, 중립적 지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의미하는 이른바 '특별 군사 작전'의 목표라면서, 우크라이나가 "적은 대규모 반격을 발표했지만 어디에서도 성공하지 못했다. 그저 자국민을 몰살시키고 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당국이 다른 나라에 가서 자금을 구걸하고 반격의 '성공'을 보여주려 한다며 "이는 우크라이나 지도부가 국가 유지와 군사 부품, 장비, 탄약에 대한 추가적인 돈을 구걸하기 위한 여행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군사 충돌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상황 해결을 위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면서, 에르도안 대통령과 지속적으로 접촉하고 있고 이에 대한 양국의 입장도 유사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와 가자 지구는 상황이 다르다고 말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가자 지구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당연히 재앙이다. 우크라이나 특별 군사 작전과 가자 지구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보고 차이점을 느낄 수 있다. 우크라이나에는 이런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전장 상황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현재 61만 7000명의 러시아군 병력이 작전 지역에 배치돼 있고, 전선의 길이는 2000km가 넘는다면서 "거의 모든 전선을 따라 러시아군의 위치가 개선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동원령에서 48만 6000명이 자원입대를 지원했다면서 병력 수급에도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의 이날 기자회견을 겸한 국민과 대화 행사는 2001년 이후 거의 매년 열렸다. 우크라이나 침공이 있었던 지난해는 열리지 않았는데, 침공 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해외 언론사를 대상으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에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전쟁에서 자신감을 갖고 이번 행사를 기획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또 내년 3월 대통령선거가 예정된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와의 전황, 경제 상황 등에 대해 문제가 없다고 보여줘야 할 정치적 목적이 있다는 점도 이날 행사가 개최된 요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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