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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북구] 야권단일후보 윤종오, ‘윤석열 심판 대세론’ 점화



“비가 와서 그런가? 선거운동 첫날인데 조용하네….”

택시 운전기사가 말했다.

22대 총선 선거운동 첫날인 28일, 울산엔 하루 종일 비가 내렸다. 그러나 택시 기사의 말처럼 조용한 첫날은 아니었다.

공식 선거운동 시작과 함께 ‘노동자의 도시’가 들썩였다.

울산 북구 야권단일후보인 진보당 윤종오 후보 측이 국민의힘 박대동 후보 측을 상대로 기선제압에 나선 모양새다.

▲ 울산 북구 상방사거리, 진보당 윤종오 후보 유세단.

‘윤종오’에 호응하는 노동자 도시

이날 새벽 5시가 조금 넘은 시각, 윤종오 선본은 상대 선본보다 앞서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현대차 울산 출고센터 앞 삼거리에 윤 후보 선거운동원과 지지자들이 모여들었다. 100명에 가까운 인원이다.

현대자동차 울산 공장은 윤 후보의 터전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해 현대자동차를 정년퇴직한 노동자 후보다.

그가 ‘민주노총 후보’임을 증명하듯 노동조합 조끼를 입은 지지자들이 곳곳에 자리했다. 민주노총 울산본부 정치실천단, 그리고 현대자동차 노동자 정치실천단이다.

100명의 지지자들 손엔 윤 후보를 알리는 각양각색의 손팻말이 들려져 있었다. 선거법상 유권자도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에 대한 지지를 호소할 때 길이·너비·높이 25cm 이내의 소품 등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

이들은 셀 수 없이 밀려오는 차량과 오토바이 출근 행렬을 맞이하며 야권단일후보인 윤 후보에 대해 지지를 호소했다.

▲ 이른 새벽, 현대차 출고문 앞. 출근인사 하는 윤종오 후보 지지자들 ⓒ 윤종오 선본

확성기를 사용하는 선거운동이 금지된 새벽 시간, 선거운동 확성기를 대신해 윤종오 후보를 지지하는 출근 차량의 경적 소리가 울렸다. 도보로 출고센터 앞을 지나는 노동자들은 ‘엄지척’을 내보였다.

윤종오 후보 유세차량을 유심히 지켜보던 40대 여성 A씨는 윤 후보에 대해 “노동자 후보로 유명한 분 아니냐?”며 “북구청장 할 때에도 공약한 건 다 지켰던 후보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오늘부터 선거운동잉교?”

“윤종오가 몇 번잉교?”

윤 후보에 대한 노동자들의 지지는 매곡산업단지로 이어졌다.

점심시간이 되자 울산테크노파크 자동차부품기술연구소 식당으로 모여든 노동자들은 윤종오 선본 청년유세단 공연을 보며 선거운동이 본격 시작됐음을 알아차렸다.

“야권단일후보 7번 윤종오입니다. 땀 흘려 일하는 노동자들이 존중받는 울산을 만들겠습니다.”

식당 건물 안에서 유세단을 지켜본 노동자들의 입에선 “진보당 열심히 하네”, 유세 차량 앞을 지나가던 노동자는 “만세”를 연창했다.

ⓒ 윤종오 선본

“국민의힘만 아니면 돼”

울산 북구는 2004년 민주노동당의 첫 지역구 의원을 배출한 후 ‘진보정치 1번지’라 불리는 곳이다.

이곳이 ‘진보정치 1번지’라는 명성을 갖고 있는 한편엔 ‘민주진보’와 ‘보수’의 대결구도도 뚜렷했다. 지난 20·21대 총선에선 야권단일화를 이뤄 민주진보 후보가 연이어 당선됐다. 그러나 이전 선거에선 보수정당과 번갈아 국회에 입성했다.

이번 총선에서도 울산 북구는 ‘민주진보 대 보수’의 대결구도가 뚜렷해 전국적인 주목을 받는 곳이다. ‘윤석열 정권 심판’을 놓고 한판 승부가 예상된다.

박대동 국민의힘 후보는 선본 출정식에서 “북구 승리로 윤석열 정부의 안정적 국정운영과 북구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반대로, 야권단일후보인 윤종오 후보는 “국민의힘 박대동 후보가 아닌 윤석열 정권과 싸우는 윤종오”를 강조하며 “정권 심판을 바라는 북구 주민의 희망과 기대를 이번 선거에서 보여주겠다”는 결심을 밝혔다. 민주진보 시민들의 민심이 얼마큼 윤종오 후보 쪽으로 결집하느냐가 관건이다.

지난 주말, 윤 후보가 민주당을 탈당한 무소속 이상헌 후보와의 단일화 경선을 앞둔 시기에도 유권자들 사이에선 “야권단일후보로 정권 심판에 동참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단일후보가 최종 확정되면서 북구 여론은 “이제 됐다”, “윤석열 정권 심판 대세론”까지 점쳐진다.

이날 아침 북구 상방사거리, 울산시티병원으로 출근하는 50대 B씨는 국민의힘과 야권단일후보의 1:1 구도에 대해 “당연히 알고 있다”면서 “나는 국힘만 아니면 된다”고 힘줘 말했다.

▲ 윤종오 후보 지지를 표하는 북구 주민.

민주진보, ‘윤석열 정권 심판’ 대세 굳히기

이날 현대차 출고센터 출근 인사엔 윤종오 후보 유세차량 옆에 울산시의원 북구 보궐선거에 나선 손근호 민주당 후보의 유세차량이 나란히 자리해 선거운동을 벌였다.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도 선거운동 첫날 울산을 찾아 윤 후보에 대한 선거운동은 물론 남구 공업탑에서 열린 민주당 울산시당 출정식에도 동행하며 울산에 민주진보 단결의 기운을 확산하고 있다.

‘정권 심판’에 대한 호소는 오후 2시30분 윤종오 선본 출정식이 되자 절정에 달했다.

현대자동차 새벽 출근 조가 퇴근을 준비하는 시간. 명촌정문 앞은 줄기차게 내리는 빗줄기 속에도 윤종오 선본을 상징하는 하늘색 물결이 뒤덮였다. 현대차 노동자들을 비롯해 200여 지지자들이 사거리를 가득 메웠다.

윤종오 후보는 출정식 첫 일성으로 “파 두 쪽도 못사는 875원을 대파 한 단 값으로 아는, 민생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민생 파탄 윤석열 정권 심판’에 모든 걸 걸겠다”고 밝혔다.

▲ 윤종오 후보 출정식. 왼쪽부터 문용문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장, 윤종오 후보, 송철호 민주당 울산시당 상임선대위원장, 진보당 강진희 북구 의원. ⓒ 윤종오 선본

‘윤석열 정권을 심판할 야권단일후보, 노동자 후보 윤종오’의 기세를 보여주기라도 하듯,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를 비롯해, 송철호 민주당 울산시당 상임선대위원장(전 울산시장), 최용규 민주노총 울산본부장, 문용문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장 등이 출정식에 참가했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이번 4.10 총선은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는 선거다. 검찰독재 정권에 입법권까지 넘겨줄 수 없다”면서 “야권단일후보 윤종오를 반드시 국회로 보내자”고 소리 높였다.

“기초의원, 광역시의원, 북구청장에, 20대 국회의원까지 주민들로부터 실력을 검증받은 후보, 박근혜 정권에 맞서 싸우다 의원직을 빼앗긴 후 절치부심해 이젠 윤석열 정권 심판자를 자처한 윤종오 후보를 지지해 달라”는 호소가 뒤를 이었다.

오후 3시30분, 새벽 출근한 노동자들이 퇴근길을 재촉하며 쏟아져 나왔다. 윤종오 후보와 지지자들, 민주당 손근호 시의원 후보는 합동으로 “윤석열 정권 심판 선거”를 만들자고 호소했다.

진보정치 1번지 울산 북구는 선거 때마다 민주진보정치를 위한 ‘단결’의 요구와 기운이 쏟아졌던 지역이다. 4월 총선에선 ‘정권 심판’을 향한 주민들 요구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 현대자동차 명촌정문 앞. ⓒ 윤종오 선본

조혜정 기자jhllk2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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