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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총선 3대 이변 총정리...조국, 연제, PK

조국혁신당 돌풍...중도층 대거 흡수

연제구 노정현...부산 최초 진보정당 후보 당선 목전

PK의 반란...16개 지역구서 야당 우세ˑ박빙

총선 본 투표를 하루 남겨둔 시점, 사전 투표율이 사상 최고치를 찍으며 이변을 예고했다.

지난 5일에서 6일 사이 이틀간 1384만9043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4,046만 4,641명 유권자 중 31.28%가 참여한 셈이다.

이처럼 심상치 않은 기류에 정치권은 여야를 막론하고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그러나 이 같은 전례 없는 사전 투표율은 정권심판론의 확산에 따라 여당에 대한 심판기조가 관철된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에 본지는 22대 총선 과정에서 나타난 3대 이변을 정리해본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하루 앞둔 9일 광주 동구 충장로를 찾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시스

조국혁신당 돌풍...중도층 대거 흡수

조국의 등판은 여당에 대한 민심 이반에 상당한 영향을 줬다.

3월 3일 창당 이후 3월 1주 차까지 조국혁신당은 기존 민주당 지지층을 흡수하는 수준이었다. 양당의 합계가 기존 민주당 지지율을 크게 넘어서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3월 3주 차에 이르러 양상은 급격히 변화하기 시작한다.

이즈음 리얼미터에서 집계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조국혁신당은 비례정당 지지도에서 27.7%를 받았다. 29.8%를 받은 국민의미래에 근소한 격차로 2위를 기록한 것. 더불어민주연합 지지율 20.1%와 합하면 47.8%에 달하는 수치였다(의뢰기관: 에너지경제신문. 조사기관: 리얼미터. 조사기간: 3월 21-22일. 조사대상: 전국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4명. 조사방법: 유선ARS. 응답률: 2.4%.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이 같은 폭풍은 선거 직전 마지막 여론조사에까지 그대로 반영됐다.

4월 1주 차 리얼미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비례정당 지지도에서 조국혁신당은 30.3%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국민의미래가 29.6%로 따라붙었으나, 더불어민주연합 지지율 16.3%를 합하면 46.3%로, 여전히 범야권에 대한 높은 지지가 유지된 셈이다(의뢰기관: 에너지경제신문. 조사기관: 리얼미터. 조사기간: 4월 2-3일. 조사대상: 전국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4명. 조사방법: 유선ARS. 응답률: 3.9%.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약 17% 가량 격차를 벌리며 여당을 압도한 범야권의 지지율은 중도층 상당수가 조국혁신당을 지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는 윤석열 정권에 대해 불만이 높았지만 정작 민주당에 지지를 보내고 싶지는 않았던 유권자 상당수가 조국혁신당이 내건 ‘선명야당’에 호응했다는 점을 가리킨다.

조국 대표에 대한 동정론 역시 돌풍의 배경으로 꼽힌다.

비록 그가 입시비리 혐의로 지난 2월 8일 2심 재판부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긴 했으나, 기소와 재판과정 자체가 검찰개혁을 좌초시키기 위한 ‘정치 수사’로 간주될 정황이 다분했기 때문이다.

지난 문재인 정부 당시 법무부장관으로서 검찰개혁을 시도하던 조국은 느닷없이 수십 번에 걸친 압수수색, 재직 중이던 대학에서의 해고, 가족의 감옥행 등을 겪으며 모든 것을 잃었다.

이에 많은 시민들은 조국의 과오는 그가 당했던 일들 만큼 무겁지 않다고 간주하며, 외려 조국이 겪은 ‘정치 수사’를 집행한 이들의 과오가 더 크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조국은 어찌 됐든 형을 선고받음으로써 대가를 치렀으나, 집권 여당에 산적한 비리와 부패는 여전한 성역이라는 점도 결정적이다.

김건희 여사의 논문 표절, 주가조작, 디올백 수수, 양평고속도로 부동산 스캔들 등 혐의와 한동훈 비대위원장 자녀 논문 대필 혐의는 단 한 번도 제대로된 수사를 받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윤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검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며 대통령 특권으로 가족 비리 혐의 수사를 무마했다. 이 같은 '내로남불'에 대한 분노가 조국혁신당 돌풍으로 이어진 셈이다.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와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표가 2일 오후 부산 연제구 노정현 후보 선거 사무소 앞에서 열린 선거 지원 유세에서 시민들에게 노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4.04.02. ©뉴시스

연제구 노정현...부산 최초 진보정당 후보 당선 목전

이번 총선에서 또 하나의 이변은 부산 연제에서 찾을 수 있다.

선거 직전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연제구에 출마한 진보당 노정현 후보가 국민의힘 김희정 후보를 압도적인 차이로 따돌렸기 때문이다.

부산일보와 부산MBC가 의뢰한 4월 1주차 여론조사에 따르면 진보당 노정현 후보는 56.7% 지지율을 기록하며 37.5%에 그친 국민의힘 김희정 후보를 19.2% 차이로 눌렀다(의뢰기관: 부산일보ˑ부산MBC. 조사기관: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기간: 4월 1-2일. 조사대상: 연제구 거주 만 18세 이상 성인 506명. 조사방법: 가상번호 활용 ARS 100%. 표본오차: 신뢰수준 95%에 오차범위 ±4.4%P).

이 같은 돌풍은 지난달 민주당과의 단일화 경선에서부터 시작됐다.

3월 15일-16일 이틀에 걸친 100% 국민여론조사(ARS)를 통한 경선 결과, 노정현 후보가 민주당 이성문 후보를 제친 것이다. 이에 진보당의 오랜 지역 기반 활동이 결실을 거뒀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단일화 직후 부산MBC·부산일보 의뢰로 이뤄진 여론조사에서 노 후보는 47.6% 지지율을 기록하며 38.3%에 그친 국민의힘 김희정 후보를 이미 오차범위 밖으로 추월했다(의뢰기관: 부산일보·부산MBC. 조사기관: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기간: 3월 18-19일. 조사대상: 연제 거주 18세 이상 성인 503명. 조사방법: 무선ARS 100%. 표본오차: ±4.4%P에 95% 신뢰수준).

결국 이 같은 결과가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나온 56.7%대 37.5%이라는 압도적인 격차로까지 이어진 셈.

이는 전국으로 확산한 정권심판론에 더해, 야권 단일화에 대한 시민들의 호응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리하여 연제구는 부산 최초의 진보정당 출신 후보의 당선을 목전에 두고 있다.

▲뉴시스가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4·10 총선 프레임 인식'을 조사한 결과, '정부·여당을 견제할 수 있도록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은 57%로 집계됐다.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해 정부·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은 38%,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5%로 나왔다. 지역별로는 대구·경북(48%)과 대전·충청·세종(48%)에서 지원론이, 광주·전라·제주(72%), 인천·경기(63%), 서울(53%) 등에서 견제론이 높게 나타났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뉴시스 안지혜 기자

PK의 반란...16개 지역구서 야당 우세ˑ박빙

전통적으로 보수 텃밭으로 간주 되어온 PK(부산·울산·경남) 지역 민심 이반도 이번 총선의 이변으로 꼽힌다.

지난 21대 총선의 경우 국민의힘은 PK에서 33석을 가져간 반면, 민주당은 7석에 그쳤다. PK에서 민주당의 최고 성적은 2016년 20대 총선 당시 8석을 가져간 것이었다.

그러나 이종섭 대사의 도피 출국에 이어 여당 공천을 받은 도태우 변호사의 ‘5.18 북한개입설’ 주장, 대통령실 인사의 ‘MBC기자 회칼 테러 협박’ 등 굵직한 실정이 연이어 터지며 PK지역마저 여당에 등을 돌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PK에서도 야당 세가 상당했던 ‘낙동강벨트’를 넘어, PK 전체로 정권심판론이 확산하기 시작한 것.

그리하여 부산 8곳, 울산 3곳, 경남 5곳 등 16개 지역구에서 민주당이 국민의힘에 앞서거나 오차범위내 경합을 벌이는 양상이 그려졌다.

현재 이 같은 지역으로는 (부산) 연제, 수영, 북구갑, 북구을, 강서, 해운대갑, 사하갑, 남구, (울산) 남구갑, 북구, 동구, (경남) 김해갑, 김해을, 창원 성산, 창원 진해, 양산을 등을 꼽을 수 있다.

이에 민주당은 최소 12개 이상의 지역구에서 승리를 기대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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